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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귀환 - 희망을 부르면, 희망은 내게 온다
차동엽 지음 / 위즈앤비즈 / 2013년 3월
평점 :
어머니를 모시고 인근 숲으로 마실을 다녀왔다. 어머님께서 위독하시다는 전갈을 받고 다시 모셔 올 때까지만 해도 볼이 홀쭉해 지시고 얼굴은 검게 타 병색이 완연하였는데 이제는 병세가 호전되어 얼굴에서도 병색이 옅어지고 움푹 파였던 볼에도 살이 붙고 혈색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공황장애와 당뇨가 있으셨던 어머니는 우울증까지 겹쳐 첫 날부터 과거를 회상하시며 자꾸 눈물을 보이셨다. 평소 너무도 밝고 건강하셨던 기억만 있어서 오히려 아프신 어머님의 모습에 당황스럽기만 하였는데, 어머니는 잊으셔도 될 법한 이야기를 애써 기억하며 우시곤 하였다. 그런 어머니를 보며 문득 병은 마음에서 온다고 하는 말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어머님과 이야기를 하는 것이 새로운 일상이 되어가고 있는데 희한하게도 그렇게 기운이 없으셨던 분이 이야기를 하실 때는 없던 기운도 생기시는 것 같았다. 아마도 이야기를 통해 마음의 짐을 내려놓으시는 듯 했다. 인근 숲에 가서도 어머니는 이야기의 꽃을 피우셨는데 의외의 말씀을 하신다. “야야, 내가 지금 아픈 게 차라리 감사한 일이다. 이 나이에 아프다고 하니 모두 나를 걱정하고 생각해 주는구나... ” 매일 우시며 절망가운데 계시던 분이 희망이라는 지푸라기를 잡는 순간이었다. 어머니의 감사함에서 오히려 나는 절망이 있다는 것은 희망이 오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파발마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차동엽 신부님의 희망찬가의 새 책은 《희망의 귀환》이라는 다소 거창한 이름이다. 스타워즈 시리즈 중 다스베이더의 귀환처럼 반가웠던 이 책을 보며 차동엽 신부님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언제나 가슴 속에 희망이란 꽃씨를 심는 일과 다름없다는 것을 떠올려본다.
“인간은 끊임없이 희망을 품는 존재다.”
“희망은 인간의 운명이다.”
“나도 희망한다(Spero). 너도 희망하라(Spera).”
“겨울은 언제나 봄 속에서 끝난다.”
책에는 희망의 메시지로 넘쳐나는 이야기들과 과학적으로도 희망이 인간의 본능이라는 증명과 희망놀이가 인류사에 지대한 공헌을 해온 사실들을 열거하며 희망에 대한 차동엽 신부님의 집요한 탐구로 시작된다. 무책임한 희망 부추기가 아닌 희망의 원리들을 역사와 문학에서 성공한 이들에게서 찾아내어 희망의 엑기스들을 추출하며 오로지 ‘희망’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심도 깊은 과학이론과 역사의 검증을 받은 희망의 이야기에 대한 귀납적 진술을 하는 ‘희망’의 대화이다. 세상의 모든 것의 원리와 규명이 있듯이 희망원리에 대한 저자의 집요한 탐닉을 읽다보면 마치 희망이 전이되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어머니는 홀로 다섯 형제를 키우시면서 겪으셨던 생활의 고통을 지금도 기억하고 계신다. 없는 살림에 다섯 명이 모두 대학에 다니게 되자, 끼니 거르는 것은 기본이고 당장 먹고 사는 일 걱정으로 막막하였던 지난날들을 떠올리시며 눈물을 보이시곤 한다. 치통으로 매일 밤 괴로워 잠 못 이루시면서 돈이 없어 치과에 가지 못해 앓던 이를 일부러 흔들어 빼시곤 하였는데 결국에는 윗니가 다 없어지더라 하시며 자식들은 아직도 모르는 일이다 하신다. 내가 처음 어머니를 뵈었을 때 어머니는 윗니가 하나도 없으셨다. 지금은 의치를 하고 다니시지만, 그때는 돈이 생기면 서울에서 학교 다니는 자식들에게 무조건 부쳐줘야 했기에 생니를 모두 흔들어 빼셨던 이십 년 전의 어머님 모습이 지금의 모습과 오버랩 되어 가슴을 아프게 한다. 그런 곤궁함에도 어머님은 자식에 대한 희망이 있었기에 행복했다고 말씀하신다. 차동엽 신부님이 말하는 희망과 어머님의 희망은 닮아있다. 희망으로 가득 차 절망이 조금의 틈새도 엿볼 수 없는 맹목적이고도 우보만리(牛步萬里)의 뚝심이라는 점이, 병 앞에서도 희망을 다시 부여잡고 일어서시는 어머님의 모습을 통해서 , 그리고 차동엽 신부님의 희망 충전제로 나는 다시 희망하게 되었다. 차동엽 신부님의 희망꽃씨가 우리에게 있는 한, 꽃씨가 울울창창 숲을 이루는 그날이 우리에게도 머지않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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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불행하다고 해서 남을 원망하느라
기운과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
어느 누구도 당신 인생의 질에 영향을 끼칠 수 없다.
오직 당신뿐이다.
모든 것은 타인의 행동에 반응하는
자신의 생각과 태도에 달려 있다.
많은 사람들이 실제 자신과 다른,
뭔가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그런 사람이 되지 말라. 당신은 이미 중요한 사람이다.
당신은 당신이다.
당신 본연의 모습으로 존재할 때
비로소 당신은 행복해질 수 있다.
당신 본연의 모습에 평안을 느끼지 못한다면
절대 진정한 만족을 얻지 못한다.
자부심이란 다른 누구도 아닌
오직 당신만이 당신 자신에게 줄 수 있는 것.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어떻게 생각하든 개의치 말고
심지어 어머니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보다도
더 당신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삶은 언제나 당신 자신과 연애하듯 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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