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경 - 동양 고전에서 배우는 이기는 기술
자오촨둥 지음, 노만수 옮김 / 민음사 / 2013년 4월
절판


자산은 이 논변에서 폭력적인 수단으로 백성들의 언론을 막고 소통을 하지 않은 채 백성들의 원망을 틀어막는 것은 미련한 정치라면서 때가 되면 반드시 치명적인 화를 당하게 될 것이라고 변론했다. 오히려 그 반대로 민중의 자유로운 토론을 허하고 저이의 득실을 헤아리면서 민의를 이해하고 이를 벼슬아치들의 거울로 삼아야 백성의 지지와 나라의 장구한 태평을 얻을 수 있다고 논증했다. 정치의 핵심을 찌르고 정사의 본질을 깊이 있게 파악하는 자산의 논변이야말로 철리를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57쪽

등석의 논변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양가론이다. 양가론이란 하나의 사건이나 사물을 두고 서로 대립되는 각도로 그것을 고찰하여 전혀 다른 두가지의 결론을 얻는 것이다-61쪽

이른바 '말을 잘한다(大辯)'는 것은 천하의 행동을 구별하고 천하의 만물을 다 구비하여 좋은 것은 선택하고 악한 것은 물리치며, 그 마땅한 때를 잘 조종하여, 공을 세우고 덕을 펼치는 것이다. 그러나 '말을 하찮게 하는(小辯)'사람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 다른 논리를 펴서 말로 이를 구분하여 말로써 서로를 공격하고 행동으로 서로 치고받아 백성들로 하여금 그 요체를 알 수 없도록 흐려 놓는다. 이는 다른 까닭에서가 아니다. 그것은 지식을 천박하게 사용하기 때문이다-64쪽

마땅히 하지 말아야 할 말은 하지 않아 그 허물을 피해야 하며, 마땅히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은 하지 않아 그 위험을 피해야 하며, 마땅히 취해서는 안 될 물건이라면 취하지 않아야 그 죄를 벗어날 수 있으며, 마땅히 다투지 말아야 할 일이라면 다투지 말아야 그 원성에서 벗어날 수 있다.

말 한 마디가 그릇되면 네 필 말이 끄는 수레를 탔어도 따라잡을 수 없고, 말 한 마디가 지나치게 급박하면 네 필 말이 끄는 수레라 해도 미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악한 말은 입에서 내지 말아야 할 것이며, 구차스러운 말은 귀에 담아 두지 말아야 한다.이를 일러 군자라 한다.
-66쪽

저 두루미를 보시오. 날마다 목욕을 안 해도 희고, 까마귀는 날마다 검은 칠을 안 해도 검소. 그들의 천연적인 흑과 백을 억지로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오. 소란스러운 명예는 마땅히 대수롭게 여길 일이 못 되오. 샘물이 말라 메마른 땅 위에 물고기가 모여 서로 축축한 물기를 끼얹고 서로 물거품으로 적셔 준들, 물이 가득한 드넓은 강이나 호수에서 서로의 존재를 잊고 지내느니만 못하다오. 그리니 인의 따위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단 말이오.--68쪽

"예로부터 말은 많음을 좇지 않고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를 좇았다. 걸음은 꼭 멀리 가는 것만을 좇지 않고 왜 가는가를 좇았다. 말은 마음속으로 도리에 맞으면 말재주가 비록 눌변일지라도 변론은 남의 마음에 들어찬다. 때문에 사람은 심변을 좇고, 굽변을 좇지 않았다. 심변은 말이 어눌할지라도 사실을 배반하지 않고, 구변은 말이 듣기 좋더라도 아무런 효과가 없다. "--478쪽

천하에는 도적보다 더 위험한 다섯 가지 종류의 사람이 있다. '

첫째 아는 것은 많으나 마음이 흉악한 자다. 둘째 행실이 좋지 않으면서 고집만 센 자다.

셋째 분명히 거짓된 말을 하나 변론을 잘하는 자이다. 넷째 오로지 추한 것만 기억하고 널리 기록하는 자이다. 다섯째 그릇된 일만 따르면서 이를 은덕으로 포장하는 자이다
-89쪽

유혹해 붙들어 매는 말을 운용한다는 것은 상대를 추켜 주어 구체적 정황을 알아낸 뒤에 빠져나가지 못하게 묶어 두는 것이다.--2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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