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공부 - 창의성의 천재들에 대한 30년간의 연구보고서
켄 베인 지음, 이영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성공을 위해서도 아니고,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것은 계속 성장하고자 하는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입니다.”

 

 

글쎄, 공부가 대체 뭘까? 힐링이 대세였던 작년과 달리 요즈음 출판업계는 다시 공부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유가 뭐 길래 공부와 담쌓고 지내는 일반인들에게조차 공부하라 강요하는 것인지, 참 의외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암기하듯 외워서 시험 보던 교육제도 덕분으로 늘 틀에 박힌 공부이미지만을 가지고 있었기에 공부와 관련된 책들의 붐은 나와는 상관없는 책이라 여겼었다. 최근 공부와 관련된 책들 중 <공부하는 인간><공부하는 삶><최고의 공부>를 호기심에 사서 읽었는데 그중 앙토냉 질베르 세르티양주의 <공부하는 삶>을 통해 마음 수양을 하고 있었다. 마음 수양이라하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앙토냉 질베르 세르티양주는 신학자이자 철학자이다. 앙토냉은 가톨릭 신학을 집대성한 학자로 유명한데 <공부하는 삶>에서 말하는 공부란 진리에 이르도록 노력하는 지성인으로서의 소명임을 밝히고 있다.  공부하는 삶은 공부의 본질에 다다르는 방법론과 같은 것이라면 《최고의 공부》는 공부의 실천편이다. 이 책은 소위 ‘천재’들이라 불리는 극히 소수의 사람들만이 누리는 창의적인 능력에 대해서 30년간 연구한 보고서의 형식을 띠고 있다. 이들은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가 아닌, 지극히  '평범한 우리에게는 없는  2%의 그 무엇'에 대한 공부 스킬들이 실려있다.

 

 

책을 읽기 전 질문이 필요하다. 그럼 우린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

왜 천재들은 끊임없이 공부할까? 그리고 우리들은 왜 공부해야 할까?  이유는 오로지 한 가지다. 자기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서이다. 우선 우리가 흔히 생각하고 있는 성공의 척도에 대한 일반적인 사고를 바꿔야 한다.   최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었던 '각 나라별 중산층 기준'을 떠올려 보면 일반적 기준이라는 것이 현재 생활문화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주임을 알 수 있다.  결국 사람은 자신이 살고 있는 삶의 기준과 잣대로 세상을 보게 되어 있다. 조금 비약적인 비유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중산층 기준은 ‘물질’이 우선이었고  다른 나라 사람들의 중산층 기준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가치에 중심을 두고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는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나조차도 그런 수준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또한 우리나라가 ‘무한 경쟁’과 ‘물질만능주의’에 얼마나 심하게 물들어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공부하는 삶을 말하기에 앞서 우리의 사고부터 변해야 하는 이유이다. 우리의  성공의 척도가 물질이 되어서는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없음은 자명한 사실이기도 하다.  랄프 왈도 에머슨이 “세상이 자신에게 준 것보다 더 많이 세상에게 되돌려 주는 것. 그것이 바로 성공이다.” 라고 했듯이 성공은 절대 물질적인 가치로 환산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성공에 대한 척도는 개인마다 다 다르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성공의 척도에 따라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 또한 달라지게 된다.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왜?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나는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천재들이 공부하는 이유를 종합적으로 정리해 보며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바로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한 것’ 이다.

 

창조하는 모든 것은 우리 안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자기 자신을 알아야 한다.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기록하고 스스로와 대화하는 법을 배워야 자기 안에 있는 것을 찾고, 낡고 케케묵은 것을 버리고, 독특하고 아름답고 유용한 자질을 발전시키고 활용할 수 있다.

 

한나 아렌트는 ‘개인들이 자기들만의 의사와 견해를 지니고 그 의사를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을 때 개개인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정치적 존재가 된다.’ 라고 하였다. 공부는 이렇게 스스로 빛나는 존재가 되기 위한 과정과도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걸쳐야 할 단계가 있다. 첫째 역시 자기 자신에 대해 배워야 한다. 그런 다음, 자신을 흥분시키는 창의적인 정신 활동을 발견해야 한다. 그 일의 면면을 파헤쳐 내적 본질을 찾고, 그 가능성을 탐구해야 한다. 그러고 나면 열정적으로 매진할 수 있다.

 책에 나오는 최고의 학생들은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메타인지 능력'이 탁월하였다. 항상 자기 자신과 귀중한 대화를 나누면서 자신의 배경 지식을 탐구하고, 자신의 생각에 의문을 품고 틀린 것을 바로잡으며, 정신의 역동적인 힘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었기에 인생의 번잡함과 그 중대한 문제들, 그리고 결론 도출의 어려움도 잘 알고 있었으며, 끊임없이 공부하는 모습을 하고 있다. 저자는 창의적인 인물들이 어떻게 공부하고, 어떻게 읽고 썼기에 정신을 성장시키고 세상에 큰 기여를 하며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는지 고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대부분이 현실이라는 높은 벽을 쌓아놓고 자신이 만들어 낸 패러다임안에서만 주위의 모든 감각을 이해하게 된다. 이미 만들어진 틀 안에서만 사고를 하다보면 새로운 감각에 적응하지 못할 뿐아니라 고인물이 썩는 이치처럼 사고도 고이게 되는 것이다. 천재들은 공부를 통해서 자기 자신이 쌓은 견고한 벽을 뚫고 창의적인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예리한 칼을 갈듯이 감각의 날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래야만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기존 생각으로는 헤쳐 나갈 수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되면서 새로운 깨달음의 순간을 ‘기대 실패’라고 하는데 이러한 기대실패의 순간에서도 대응할 수 있도록 감각의 날을 세우는 것이 인생에 필요한 공부이다. 역으로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공부를 하다보면 다보면 자연적으로 손실이라는 것이 따를 수 밖에 없는데 자존감에 의지하다 보면 능력, 인간관계, 자율성 같은 기본 자질을 키우는 데 소홀해지고, 자기 조절 능력이 떨어지며, 정신적, 육체적 건강이 나빠지기 때문에 자존감이 주는 딜레마에 빠졌을 때는 세 가지 조절 능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첫째, 자기 친절. 자기 자신에게 친절한 사람을 스스로를 가혹하게 비판하지 않는다.

둘째,인간의 공통적인 속성을 이해하는 것이다.

셋째, 전념 상태를 연습하라. 고통스러운 생각과 감정을 인정하되 지나치게 몰입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크리스틴은 이 세가지를 묶어 ‘자기 연민’이라고 불렀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공부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자기 자신을 아는 것에 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일이었다. 가끔 형식과 문법에 치우치는 사람들을 보곤 하는데 공부에 그런 형식적인 부분은 중요하지 않았다. 이 책《최고의 공부》에는 진정한 공부의 자세에 대한 깨달음이 있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내면에 간직한 천재성을 깨우는 일이 바로 공부이다. 스스로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을 알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사람은 그 천재성을 누구나 타고 났다고 한다. 단지 자신안에 심어져 있는 '천재'라는 씨를 틔울 줄 아느냐 모르느냐의 차이이다. 따라서, 최고의 공부란 자신 안에 품고 있는 씨앗을 틔우는 일이다. 내 안의 씨앗을 틔우기 위해 ' 다른 사람들이 읽고 싶어 할 글을 쓰기 위해서 십년이 결렸다'는 한 천재의 고백을 따라 읊조려 본다. 내게 최고의 공부라는 씨앗은 그렇게 뿌려졌다.... 

 

창의적인 사람이 되겠다고 마음먹는다고 해서 창의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성공하겠다고 마음먹는다 해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어떻게 움직이고 창작하는지 이해하려면 자신과의 대화가 꼭 필요하다. 그때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은 창의성을 바라는 욕심이나 자신의 감정이 아니다. 무엇을 배우고,보고,하고,바꾸고 싶은지, 어떤 의문점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열정이 자신을 움직이게 하는지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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