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에는 괴물이 산다 - 불안과 콤플렉스에서 탈출하는 자신감의 심리학
한덕현 지음 / 청림출판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보기만 하면 항상 우는 영화가 있다. 감동도 감동이지만, 선수들이 자신들의 한계를 극복하는 장면에서는 어김없이 눈물이 흘러내리는 스포츠영화이다. 가장 많이 울었던 영화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과 <퍼펙트 게임>, < 페이스 메이커>,<국가대표> 정도로 기억 된다. 스포츠 영화는 감동 전달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얼마나 지난한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공감하게 하는 힘이 있다. 길고 긴 인생 레이스를 고통이 아닌, 행복으로 완주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우리는 이해해야만 한다. 흔히들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하는 스포츠처럼 우리의 인생 또한 그러하다는 것을 내 나이 불혹이 되어서야 마주하게 된 삶의 속살이다. 스포츠와 인생이 쌍둥이처럼 닮아있기에 그렇게 울었나보다.

 

 

이 책은 특이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불모지 상태인 ‘스포츠 정신의학’ 전문의가 펴낸 책이다.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정신적인 불안감, 콤플렉스, 우울증, 공포증, 강박증 과 같은 마음속의 괴물을 이겨내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 바로 《마음속에는 괴물이 산다》이다. 저자는 성적순으로 평가 받는 스포츠인들의 극심한 스트레스와 심리적 압박감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현대 사회에서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과 닮았다는 점에 착안하여 일반인들의 심리 치료에 매우 유용함을 깨달았다고 한다. 오히려 더 극한의 상황에 놓인 스포츠맨들의 불안심리는 일반인들의 불안 심리를 대조하기 좋은 단초를 제공하여 준다.

 

 

“스포츠는 육체적 노력의 총화이기도 하지만 정신적 측면에서는 인간 삶의 리허설 혹은 압축 버전으로 이해될 수 있다."

 

 

우선 1장에서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자기 안의 괴물의 실체를 알아야 한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은 인생 경주에도 해당되는 말이다.  행동이나 지각에 영향을 미치는 무의식에 거주하는 감정적 관념의 ‘콤플렉스’ 는 스포츠를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저자는 스포츠에서 극복하기 어려운 ‘콤플렉스’를 정해놓고 선수들이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즐기는 스포츠의 양면성을 예로 들며 콤플렉스는 극복해야 할 무엇이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에너지라고 한다. 자신이 이루고 싶은 목표, 원하는 인생을 살 수 있는 원초적 에너지를 제공하는 정서적 모체인정체성’에 대해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의식하고 있는 선수는 외부 변수가 발생하거나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아도 경기에 지장을 줄 정도로 중심이 흔들리지 않는다며 인생에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주관적 핵심‘을 파악하라고 조언한다. 또한 현실감이 있어야 자아 정체성을 확고히 할 수 있으며 실재하는 자아상과 이상적 자아상의 괴리감에서 오는 정체성 혼미’ 의 상태를 겪지 않는다고 한다.

 

시험이나 발표를 앞두고 불안과 초조함을 느끼는 심리상태 수행불안과 같은 심리도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은 선수들은 이미 수행불안에서 빠져 나오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수행불안을 떨치는 세 가지 조건을 제안한다.

 

첫째, 일관성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둘째, 긴장을 받아들여야 한다,

셋째, 변수에 대비해야 한다.

 

이외에도 다른 사람의 불행에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에게는 절대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낙관 편견’ 의사결정 방식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최대 만족을 추구하는극대화자’, 나이 든 사람은 젊은 사람에 비해 신체적, 지적 능력이 떨어진다는 개념의 ‘에이지즘’, ‘하나를 실패하면 다른 것들도 의미 없는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실무율적 사고’에 빠진 사람들은 어떤 일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하면 다 소용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실패란 경력이나 노력의 종말이 아니라 성공에 도달하기 위해 반드시 걸쳐야 할 과정이며 열심히 실패하면 성공할 확률도 높아진다고 한다.

 

 

자기몰입 상태에 놓인 ‘자폐시기’ 한 가지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신체적, 정서적 피로를 호소하며 무기력증이나 자기혐오에 빠지는 ‘번아웃 신드롬과 같은 심리적 불안상태는 살아가면서 한 번쯤 겪어본 일이기도 하며 주변에서 여전히 시달리고 있는 사람을 볼 수 있기도 하다. 어느 심리학자가 '인간의 사회적 심리에 대한 기본 패턴만 알면 인생은 오히려 살기 쉽고 더 재미있다' 라고 한 말이 기억난다. 과거 나 역시도 이러한 불안 심리를 겪으며 성장해 왔다. 젊었을 때 원 없이 방황했었고 아파했던 덕에 지금의 나는 그러한 것들을 밑거름으로 안정적이고 평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심리학자의 말처럼 이제는 삶이 그렇게 어렵고 힘들고 괴롭지 않다. 저자가 말하듯 ‘불안하기 때문에 정체성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정체성이 흔들리기 때문에 불안한 것’라는 것을 이제는 이해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자신을 알고 남을 이해하는 과정은 스포츠나 인생에서나 공통과제이다. 여전히 마음 속의 괴물과 싸우고 있는 중이라면, 인생 레이스에 꼭 필요한 동반자로서 이 책을 추천한다.

 

두려움이라는 괴물을 몰아내기 위해서는 자기신뢰가 있어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