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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섭적 인생의 권유 - 최재천 교수가 제안하는 희망 어젠다 ㅣ 최재천 스타일 2
최재천 지음 / 명진출판사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최재천 교수가 말하는 통섭의 개념은 ‘줄기’란 뜻의 한자 統(통)과 ‘잡다’라는 뜻의 攝(섭)이 합쳐진 말로 ‘전체를 도맡아 다스리다’ 라는 뜻이다. 최재천 교수하면 언제나 ‘통섭’이라는 단어가 연상되어지곤 하였는데 이 책으로 통섭에 대한 의미를 확실히 배운 듯 하다. 점차 ‘자연과학과 인문, 사회과학 지식의 융합’이라는 의미로 통섭이라는 뜻이 통용되고 있지만, 최재천 교수가 말하는 통섭의 의미는 공자의 일이관지(一以貫之)와 일맥상통하는 의미의 단어이다. 공자는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하나로 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였다. 최재천 교수 또한 획일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통섭적 인생, 모든 것을 하나로 궤는 인생을 살라고 권한다. 대부분의 인문학자와 경제학자나 과학자들이 최근 들어서 이러한 통섭을 화두로 내세우고 있는데 세상이 이제는 획일적이거나 일률적이기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변하고 있는 현대, 지그문트 바우만이 말하듯 우리는 '유동하는 근대'에 살고 있다.
최근 날 수 있는 새 중 세상에서 가장 큰 날개를 가진 새 알바트로스가 떼죽음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북태평양 미드웨이 섬의 알바트로스가 무더기로 죽어 산을 이룬 사진을 환경운동가가 찍어 올린 사진이 온라인에 올라 화제가 되었는데 처음에 사진을 보았을 때, 조류병과 같은 전염병으로 인한 떼죽음이라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이 새들의 죽은 이유는 뱃 속의 쓰레기때문이였다. 배속에 들어있는 라이터와 플라스틱병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죄책감이 들어 숙연해졌었는데 이후 지구의 환경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되었다. 물건을 살 때 될 수 있으면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게 되었고 친환경제품을 선호하는 보잘 것 없는 실천에 불과하지만, 나중에 아이들이 계속 살아갈 지구를 위해서 환경문제는 우리 세대의 공동담론으로 떠올라야 한다. 새들의 죽음을 떠올리며 자연과 살아가는 우리는 이대로 괜찮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 즈음 《통섭적 인생의 권유》를 읽으면서 머릿속에 전광석화처럼 번쩍이는 순간들로 인해 무척이나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저자의 통섭적 인생은 프롤로그 편에 자세하게 나와있다. (참고로 프롤로그 부문을 그대로 실어놓는다)
통섭적 인생이 대체 무엇이냐고요?
그것은 다음과 같은 두가지 삶의 태도입니다.
첫째는 ‘받은 만큼 돌려주는’ 자연의 법칙대로 사는 태도입니다. 인간도 지구 위의 작은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다른 동물도 인간처럼 감정을 느끼는 존재라는 것, 이러한 사실을 깨닫고 겸허한 자세로 자연의 일부가 되어 살아가는 것이 진정 아름다운 삶이라 말할 수 있을 것입이다.
두 번째 ‘피카소’처럼 사는 태도입니다. 공이 날아올 때마다 너무 재지 않고 방망이를 휘두르다 보면 단타도 치고 때로는만루 홈런도 치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시도하다 보면 언젠가는 자신만의 세계를 이룰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두려워하지 않고 이것저것 시도했던 제 삶의 궤적은 여러분에게 권유하는 통섭적 인생 그 자체였습니다.
이 책은 그동안 최재천 교수가 주장하던 인간의 이해, 생물다양성, 환경살리기,뱐려동물,그린 비지니스, 의생학, 21세기 교육, 미래형 인재, 기획독서,여성시대, 제2의 인생,경계를 허무는 삶 등 다채로운 12개 어젠다로 분류해 제시하고 있다. 특히 최재천 교수는 기후 변화의 문제와 생태계의 파괴, 지구 온난화등의 문제에 대해서 21세기에는 진정으로 환경을 생각하고, 환경과 함께 살겠다는 마음을 지닌 공생인, 즉 호모 심비우스로 거듭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을 것이라고 하며 그 변화는 아주 작은 것, 우리의 밥상에서 부터 시작하라고 한다. 최근에 많은 학자들이 주장하고 있는 ‘수직 농법’을 최재천 교수에게도 들을 수 있었는데, ‘3차 산업혁명’에서 제러미 러프킨의 주장과 ‘행복의 경제학’의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주장하는 지역화와 같은 연장선이다. (설명은 최재천 교수의 설명이 확실히 가장 쉬웠다.)
자연과 공생하는 부분외에도 인상적인 부분은 동물과 함께 하는 삶이었는데 반려 동물은 소유물이 아니라 가족과도 같은 인생 동반자이다. 대부분이 애완동물로 생각하지만, 나는 애완용이라는 말 자체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동물은 때론 인간보다도 교감능력이 뛰어나고 무엇보다 인간의 희로애락에 공감해주는 반려동물로서 인식되어야 한다. 동물을 사랑하는 것 또한 통섭적인 인생의 한 부분이다.
최재천 교수의 독서에 대해서도 매우 공감하는 부분이다.
최재천 교수가 주장하는 독서법은 ‘기획독서’인데 몇 가지 분야를 정해 놓고 계획성 있게 공략하는 독서다. 자신의 전문 분야 외에 관심이 가는 분야가 있다면 치열하게 탐닉해야 한다. 대부분이 자신이 관심가는 분야만을 파고들고 그렇지 않은 분야는 등한시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 하다보면 세상을 통섭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볼 수가 없다. 세상을 하나로 궨다는 것은 독서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독서는 세상을 다양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며 편협적인 시각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에 될 수 있는 한, 자신의 관심분야가 아니더라도 모르는 것을 알게 해주는 '기획독서'가 필요하다.
나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만든 건, 통섭적 인생이다.
내가 행복하기 때문에
당신의 삶도 행복하길 권한다.
최재천 교수의 통섭적 인생이란, 세상을 다양하게 바라보는 시각을 말한다. 그러나, 세상을 다양하게 보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다양한 경험이 될 수 있고, 다양한 독서가 될 수도 있다. 다양한 경험이 불가능하다면 다양한 독서로 가능하다. 실제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 가운데 세상을 다양성의 시각으로 보는 사람과 편협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생활은 하늘과 땅차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더욱 다양성의 시각을 가지고 통섭적인 인생을 살고 싶다는 간절함이 생긴다. 세상을 하나로 궤는 인생, 당신에게도 통섭적 인생을 권한다.
“독서는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기가 막힌 전략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