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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그럴듯한 착각들
실뱅 들루베 지음, 문신원 옮김, 니콜라스 베디 그림 / 지식채널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우리라는 말에는 사회라는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 나와 당신이 관계를 맺고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관계를 맺어야 우리라는 사회적 관계가 형성된다. 이것을 인간관계라고 한다. 그리고 이런 인간관계속에서의 사회적 심리현상을 과학적으로 연구한 학문이 바로 사회심리학이다. 며칠 전 읽은 《눈치보는 나, 착각하는 너》와 같은 맥락의 사회심리학 책이지만 다른 접근의 《당신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그럴듯한 착각들》이다. 《눈치보는 나,착각하는 너》는 개인의 사회생활이라는 인간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개인의 성향과 나아가 타인을 이해하는 과정의 인문학에 가까운 접근을 보여주고 있고 이 책 《당신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그럴듯한 착각들》은 광범위한 사회를 연구하여 20여가지의 다양한 실험들을 통해 사회 속에서의 개인에 대한 연구이다. 그런 사회속의 개인이란 얼마나 비논리적인지를 확인하게 되는 다소 충격적인 실험결과들을 보여주고 있다.
왜 우리는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볼까? |
사회현상과 규범화 |
무엇이 사람들을 패닉에 빠지게 하는가? |
군중과 히스테리 |
유언비어는 어떻게 널리 퍼지는가? |
유언비어의 확산 |
틀릴 줄 알면서도 왜 다수의 의견에 따를까? |
사회적 영향과 체제 순응주의 |
‘우리’와 ‘그들’은 언제 하나가 될까 |
사회 범주화의 효과 |
왜 우리는 어처구니 없는 짓을 할까? |
맹목적 믿음과 인지 부조화 |
무엇이 부당한 명령에 복종하게 만드는가? |
권위에 대한 복종 |
완벽해 보이는 그들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는 이유 |
집단 극화와 사고 |
그들은 왜 피해자를 외면했을까? |
무감각과 방관자효과 |
왜 사람들은 권력에 쉽게 눈이 머는 걸까? |
스탠퍼드 감옥 실험 |
이타심은 타고나는 것일까? |
착한 사마리아인의 우화 |
무엇이 진정 군중을 움직이는가? |
사회적 사유와 연관성 |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이런 정의는 사회적 관계 맺는 것이 바로 인간이라는 뜻이다. 그런 사회적 관계에서 부수적으로 파생되는 문제는 실로 많다. 사회적 관계가 삶을 규정하듯이 사회적 관계를 잘 하느냐에 대한 판단이 인생의 성공여부를 결정짓기도 한다. 그러나 , 한편으로는 사회적 관계만큼 어려운 일도 없다. 가령, 남들이 모두 ‘예’ 하지만 나는 ‘아니오’ 할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 사이에 우리는 사회에 맞추어지는 일반적인 교육을 통해 획일화되는 과정을 겪는다. 대부분의 실험을 통해 고정적인 관념들이 지배적이며 다양한 실험들을 통해 사회적 범주에 길들여진 개인의 판단들은 결국 자신의 고정관념을 벗어나지 못하는 결과들을 보여준다.
책에서 나오는 20가지 다양한 실험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실험은 규범이 형성되는 과정을 알아보는 셰리프의 실험이다. 셰리프는 집단 안에서 규범이 형성되는 과정을 알아보며 이 과정을 규범화라고 명명한다. 셰리프의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은 장방형 암실에서 불빛을 깜박이는 횟수와 불빛의 이동을 말하는 실험을 한다. 불빛을 깜박이는 횟수가 늘수록 피 실험자들은 자신의 대답과 상대의 대답 사이의 편차를 빠르게 줄여나가며 나름대로의 규범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집단의 다른 구성원들과 함께 있게 되면 참여자들의 규범과 편차가 다른 이들의 평가에 따라 점차적으로 보편적인 규범과 편차를 향해 조율되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이런 결과를 보며 셰리프는 심리적으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행동으로 설명한다. 상황이 애매모호할수록 개개인은 타인의 답을 따라하는 경향이 짙어지는 이유가 바로 사회적 규범화에 길들여진 탓이다.
사회심리학을 연구해야 하는 이유는 아마도 이런 사회 규범에 갇혀 자신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서인지 모르겠다. 사회적 관계를 맺으면서 그 안에서 자연적으로 형성된 규범은 때론 사람을 바보로 만들기도 한다. 이런 모든 것들을 책에 나오는 다양한 실험들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는데 실제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규범화에 익숙해지면 익숙해질 수록 이성판단이 아닌 감정에 따라 그른 판단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사회에서 가끔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나'라면 전혀 하지 않을 행동을 하는 사람들도 더러 보게 되는데, 사회심리로 다가가는 과학적인 인간분석들을 보며 인간의 비이성적이 비합리적인 부분들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는 부분도 있다. 어쩌면 인간이란 이토록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동물이기에 책을 읽고 배우는 것을 계속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다시한번 다산 선생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사회심리학은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사회를 한 걸음 더 이해할 수 있는 첫걸음인 셈이다.
네 삶의 모든 부분을 공부의 과정과 일치시켜라. 세상 모든 일이 공부 아닌 것이 없다. -다산 정약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