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한빙 경제대이동 - 우리는 경제 대변화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스한빙 지음, 차혜정 옮김, 권성용 감수 / 청림출판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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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펀드는 묻지마펀드라고 불릴 정도로 투자만 했다하면 황금알을 낳아주는 거위와 같았다. 이것은 곧 브릭스의 성장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말과 같으며 이 기대는 바로 수익률로 이어졌었다. 성장에 대한 꿈이 있으면 돈이 몰리는 것은 자본주의 경제에 당연한 이치이기 때문이다. 한때 브릭스는 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었고, 한국에서도 2007~2008년 브릭스펀드로 많은 자금이 흘러 들어갔다. 그러나, 2008년이후 브릭스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거의 쪽박신세가 되어 마이너스수익을 바라보고 있어야 했다. 왜냐,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룬 브릭스 국가들의 성장이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초고속 성장을 하다가 잠시 멈춘 이유를 최근 읽은 『볼륨 존 전략』에서는 유로 위기에서 비롯된 수출 둔화가 심화된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었다. 이에 따라 브릭스 국가들은 자국들에 경기부양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데 그 이유 또한 경기부양책을 자칫 유동성 과잉으로 이어져 경제침체와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고, 반대로 경기부양시기를 놓치게 되면 부동산과 신용대출로 야기된 경제버블이 순식간에 서슬 퍼런 칼날이 되어 중국 경제에 치명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스한빙은 이 책의 본문에서 밝히고 있다.

 

 

그동안 고도성장을 달려오며 그동안 두 자리 수의 경제성장률을 보였던 중국이 7퍼센트 이하의 경제성장기에 어떻게 적응하는가는 중국경제에 당면한 문제이다. 중국의 국내 총생산(GDP) 성장률 또한 둔화되긴 했지만, 그래도 8% 안팎이면 글로벌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그러나 최근 《값싼 중국의 종말》에서는 생활이 윤택하게 됨에 따라 국민들의 민주적 자각 의식이 높아지게 될수록 정부에 반기를 들 수 있는 국민이 많아질 것을 걱정하고 있었도 식품에 대한 불안감과 화학비료의 지나친 사용으로 인한 농토의 오염으로 환경에 심각한 문제들을 지적하고 있었다. 게다가 현재

중국은 심각한 빈부격차와 고위 공직자의 부정부패로 인하여 ‘불균형 경제 국가’라는 오명을 얻고 있다.

 

 

 

영국의 경제학자 힐렐 틱틴은 오늘날 대량의 과잉자본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자산 가격 팽창과 각종 금융 거품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자본주의는 이미 위기에 봉착해 있으며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아직 이렇다 할 대책이 없다.

 

 

《스한빙의 경제대이동》의 저자 스한빙은 중국에 당면한 이런 문제들을 심도 있게 접근하고 있으며 날카로운 분석과 다각적 접근을 통하여 설득력 있게 중국에 닥친 경제난을 타결하기 위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중국경제에 직격탄을 날린 가장 큰 문제점을 스한빙은 ‘과잉 통화’ 로 보고 있다. 중국에서 과잉 통화는 주로 부동산과 증시로 흡수되는데 그동안 과잉 통화를 조율해주던 역할을 담당했던 부동산시장과 주식시장의 침체로 ‘물가상승’만 초래하게 되었던 것이다. 물가상승은 화폐를 지나치게 발행한 결과이며, 화폐가치가 떨어진다는 신호이다. 돈이 넘쳐나면서 부는 갈수록 잠식되고 결국에는 돈의 홍수에 잠기게 되면서 돈의 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기에 결국 화폐의 공급량이 커질수록 부동산의 가격 상승 속도는 빨라지고 그 폭도 커진다. 스한빙은 중국 정부가 발행초과된 화폐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흐름을 찾아야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스한빙은 미국을 상대로 펼치는 과잉 화폐에 대한 경제 전략을 분석하고 있는데 미국은 부채 위기의 조짐이 보이면 고유의 전략을 발동한다. 즉 다른나라, 특히 경쟁력을 갖춘 경제 주체의 문제를 충분히 폭로하고 미국의 상대적 우위를 부각하여 부채를 계속 발행하고 정상적인 강국 경제를 운행한다. 그 결과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은 화폐를 발행초과하고 거품이 축적된다. 중국의 제도적 결함은 단기 내에 해결되기 어려우므로 중국은 사실상 이미 미국의 목표로 정해진 셈이다. 미국은 다른 나라의 경제를 저격하여 경쟁력이 있는 상대의 약점을 부각시킴으로써 미국의 상대적 우위를 부각시킨다. 이로써 미국은 부채 발행 행위를 계속 유지하여 자국의 정상적인 운행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세계2위 경제대국인 중국이 화폐의 발행초과, 거품 축적, 제도의 문제 등 결함을 단기에 해결하지 못하면 사실상 미국의 사정권 안에 들어가게 된다는 것이 결국 스한빙이 말하고자 하는 골자가 이다. 이렇게 저자는 미국을 견제하며 과거 미국에게 닥친 서프프라임위기를 같은 방식으로 벗어났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있는데 미국에 닥친 서브프라임 위기 당시 유럽에 닥친 위기와 두바이의 위기, 그리스의 재정 위기와 맞물리게 되면서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였던 자료들을 제시하며 결국 양적완화 정책으로 미국에 더 큰 기회를 주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있다. 따라서, 지금의 과잉통화는 미국의 경제 전략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석유전쟁의 승패를 보는 시각도 탁월하다. 《중국과 이란》에서 보았듯이 중국과의 오랜 협력관계에 있는 이란을 미국이 자신들의 가치관에 반한다는 이유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까지 꿰뚫어보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미국과 이란의 성패를 러시아에게 달렸다고 보는 동시에 미국이 유라시아 대륙의 지정학적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서라도 중국과 협력할 것이라는 전망은 소름 돋을 정도로 적확하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러시아가 서방세계와 융합하면 중국을 압박할 것이고, 중국이 서방과 융합하면 러시아를 압박할 것이라는 견해이다.

 

히틀러가 모험을 무릅쓰고 소련을 공격하는 주요 원인이 뜻밖에도 석유였던 것이다.게다가 히틀러가 소련 정복에 실패한 결정적 이유도 석유였다. 석유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석유전쟁이 중국으로서는 결코 멀리 있지 않다는 점이다. 사실상 중국은 이미 목표가 되었다.

 

 

오늘날 보편화된 ‘경제 글로벌화’라는 개념은 미국의 경제학자 테오도르 레빗(Theodore Levitt)이 1985년에 처음으로 도입했다. 그는 국경을 초월한 상품 및 서비스 무역과 국제 자본의 이동으로 인해 세계 각국의 경제가 점차 하나로 연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테오도르 레빗의 예견대로 글로벌화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다. 《스한빙 경제대이동》은 그런 각국의 경쟁 구도를 하나의 체스판으로 비유하며 서로의 패를 읽으면서 속내를 숨기는 전략은 아마도 중국인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스한빙은 중국의 경제대국 2위로서 세계 최대 경제대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을 상대로 미국의 패를 속속들이 펼쳐 보인다. 누구를 위해서? 다른 누구도 아닌 중국인, 중화민족의 부흥을 위해서라는 것이 한편으로는 놀라우리만치 무섭다. 싸움을 할 때 가장 무서운 적은 힘센 사람이 아니다. 나의 모든 패를 읽어내는 적이 가장 무서운 적이다. 미국에 닥쳤던 위기를 분석하고 경제 발전을 위해 미국이 정책 노선에서 가장 중시하였던 부의 내생성과 지속가능성, 경제의 선순환회복을 추구하는 미국을 상대로 스한빙은 중국경제에 걸린 리스크를 해결할 탁월한 제안을 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과의 관계에서 40퍼센트 이상을 수출에 의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중국과의 경제관계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중국이 과거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였지만 이제는 당당하게 세계의 소비를 담당하고 있는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이 시대에 스한빙의 경제대이동은 무척이나 시의적절하면서도 '글로벌 경제전쟁'이라는 말을 다시 한번 실감나게 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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