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성장 보고서 - 10대들의 뇌, 심리, 행동의 비밀을 파헤친 과학적 분석!, EBS 다큐프라임 화제작
EBS <10대 성장 보고서> 제작팀 엮음, 최성애 감수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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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에 이번처럼 관심을 가져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이번처럼 씁쓸한 적도 없었던 것 같다. 이번 선거를 두고 진보와 보수의 대격돌이라든지, 20~40대와 50~60대의 격전이라는 표현등을 보며 두 세대 간의 간극이 얼마나 어마어마한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말그대로 우리사회의 현주소는 소통의 부재였던 것이다. 하다못해 대선후보들이 보여준 토론조차도 그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모두들 대화가 아닌 자신의 주장만을 내세우고 다른 사람의 의견은 듣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선거기간동안 만난 사람들 모두 마찬가지의 모습이었다. 젊은 사람들은 무조건 어른들이 지지하는 후보가 ‘그냥’ 싫었고, 나이든 사람들은 젊은 사람들이 지지하는 후보가 ‘그냥’ 싫은 것이다.   이런 세대 간의 간극은 일상에서도 느낀다. 나이 드신 분들은 아날로그 방식을 선호하고 디지털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쉽게 말하면 인터넷 검색창에 무엇이든 필요한 정보를 치면 원하는 정보를 충분히 얻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날로그 세대들은 여전히 신문을 보고 스크랩을 하여 파일을 만드는 수고를 더 가치 있게 느낀다.

 

 

EBS 다큐프라임 화제작인 《10대 성장 보고서》를 보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소통의 부재가 10대만이 아닌 우리사회의 모든 세대에 적용된다는 것을 느낀다. 과거 우리의 10대는 질풍노도의 시대라 하며 어느 정도는 사춘기라는 이유로 이해를 받았다. 그러나, 디지털시대의 도래로 우리에게는 ‘타인의 이해’라는 항목이 쏙 빠져버린 시대를 맞이하였다. 지젝이 우리시대에 경고한 “스스로와 사랑에 빠지지 말라” 라는 말처럼 우리는 오로지 우리 스스로를 사랑할 뿐이다. 여기에 자식이나 부모나 혈연관계조차 끼어들 자리가 없다는 것이 우리시대의 문제이다. 따라서, 지금의 10대는 여러 가지로 힘든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고모네 집은 독실한 기독교 집안이다.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너무도 바른 생활만을 해왔던 고모와 고모부의 행복은 조카가 가출을 하면서 일생에 최고의 고비를 맞았다. 공부도 잘했고 다재다능했던 조카는 소위 ‘엄친아’ 반열이었는데 이번 가출로 실체를 드러내었다. 모범적인 모습의 가정에 조카는 나름대로의 지독한 스트레스를 키우고 있었던 것이다. 조카의 반항은 다른 무엇도 아닌 ‘휴대폰’에 관한 제지와 억압적인 교육 때문이었는데 , 이런 것들은 사실 모두 소통의 부재로 비롯된 부수적인 문제들이다. 바르고 모범적이었던 고모네 부부는 이런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그동안 걸었던 모든 기대가 무너진 실망감과 충격에 휩싸여있다.

 

“사춘기는 아직 전두엽이 미완성된 상태라 감정의 뇌가 굉장히 활발하거든요. 그래서 먼저 감정으로 통해야 합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어떤 행동을 할 때 그 행동이 5년 뒤 10년 뒤 나에게 얼마나 유익한지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내 기분에 좋은지, 즐거운지, 재밌는지 이런 걸로 받아들이거나 거부를 하거든요. 그래서 부모님께서 먼저 자녀의 감정을 수용해주시고요. 그 대신 행동에 있어 확실한 한계를 정해주고 그 안에서 양보, 타협, 선택하는 행동을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10대 성장 보고서》에서는 10대의 뇌가 아직도 자라고 있으며 전두엽이 성숙하는 20대까지 지속된다고 한다. 10대와 어른들의 감정을 세분화하는 실험을 통해 어른들에 비해서 10대들은 성인에 비해 감정의 자가 많지가 않다. 감정기복이 심하고 충동적인 10대들은 뇌가 자라고 있기 때문에 아직 한 번에 한 가지만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런 위험천만한 10대시절에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일들을 통해서 많은 연습의 시간을 거친 후 비로소 성숙한 어른이 되는 준비를 한다.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과 충분한 수면과 긍정적인 가족관계를 통해서 발달할 수 있다. 아이는 부모가 보여주는 삶의 방식을 배운다.

 

딸아이가 내년이면 십대가 된다. 당혹스러운 것은 시시때때로 아이가 격한 감정을 표출하는 횟수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날은 자기 말을 듣지 않고 책을 읽었다고 혼난 적도 있고 며칠 전에는 막무가내로 막내만 이뻐하고 자기를 미워한다며 울고불고하여 당황스러웠다. 이게 말만 듣던 사춘기에 우리 딸이 접어들었다는 뜻인가 싶어 갈피를 못 잡고 있던 때에 <10대 성장보고서>는 많은 도움이 되어 주었다. 통계상으로 사춘기의 자녀를 둔 부모가 자녀보다 더 힘든 시기라고 한다. 자녀에게 더 다가가기위해 모든 부모들이 읽어야 할 필독서로서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과학적이고 정돈 된 지식과 유익한 정보들이 많으며 무엇보다 자녀 교육에  실질적이고도 긍정적인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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