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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륨 존 전략 - 10년을 전망하는 한국 기업의 선택
이지평 지음 / 와이즈베리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며칠 전 한 후배가 전화를 해서는 다짜고짜 재테크 노하우를 가르쳐달라고 하였다. 미안하지만 지금은 있는 돈 안 까먹고 쟁여놓는 것이 돈 버는 것이라는 말을 해주는 것이 가장 최선의 말이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불과 몇 년 전까지 대한민국 전체가 재테크 열풍에 사로잡혀 있었던 기억이 난다. 주식과 펀드, 부동산까지 재테크가 곧 자산증가로 이어져 경제를 더욱 활기차게 했던 분위기였다. 그 중에서도 브릭스 펀드는 소위 ‘묻지마 펀드’로 불리며 그런 재테크 열풍을 더욱 가속화 했다. 그때 브릭스 펀드의 수익률은 이전에 듣도 보도 못한 수익률이었다. 그러나, 지금 브릭스 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브릭스 경제에 봉사한다는 의미가 될 정도로 과거의 수익률이나 성장세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브릭스(BRICs)는 1990년 말부터 경제성장 속도가 빠르고 경제성장 가능성이 커 주목받은 브라질(Brazil)ㆍ러시아(Russia)ㆍ인도(India)ㆍ중국(China)의 신흥경제 4국의 앞 글자를 딴 용어)
동남아 지역 전문가가 펴낸 <펑키 동남아> 여행기에서는 동남아지역을 행복 밀집 지역이라고 한다. 여행지 소개만이 아니라 저자는 각 나라들마다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정책도 같이 소개하고 있었다. 정말 인상적이었던 것은 전 세계가 불황으로 허덕거리고 있는 와중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동남아 국가의 활기찬 에너지를 보며 그 에너지가 바로 국가 성장력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 책을 읽고 동남아국가가 더 이상 가난한 나라가 아니라 국제 사회에 떠오르는 신흥 국가로 인식에 변화를 가지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세계에 경제 불황이라는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고 있음에도 마치 양지처럼 보였던 동남아 국가들은 자신들만의 고유문화와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하는 나름의 생존법을 개발한 것이 세계의 불황을 피해갈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이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며칠 전에 읽었던 노무라종합연구소에서 내놓은 2013년은 한국이 포함된 아시아 및 신흥국이 공통으로 처해 있는 경제 환경이 무척 애매하고 힘든 과제를 떠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유로 위기에서 비롯된 수출 둔화가 심화되어 경기 침체가 더 심각해지는 것도 곤란하지만, 그렇다고 지나친 경기 부양책을 썼다가 경기가 과열되어 일본이나 미국, 유럽처럼 부채 확대를 동반한 자산 버블이 형성되는 리스크에 걸리기에 아시아 및 신흥국은 더욱 경제에 많은 노력을 요구하는 해이다.
볼륨 존 전략(Volume Zone Strategy)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자 미래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신흥국 중산층 소비 시장이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브릭스와 더불어 최근 부상하고 있는 인도차이나, 중동과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을 총칭하는 곳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미래 성장을 위한 전쟁터이기도 하다. 한국기획재정부는 ‘2012년 대외경제정책 추진 전략’을 통해 성장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는 동남아, 중남미의 볼륨 존에 대한 새로운 전략마련을 강조했다.
볼륨 존은 신흥국의 중간소득층 시장을 지칭하기 위해 일본 기업들이 명명한 용어이다. 저자는 LG경제연구원의 이지평 수석연구위원으로 일본 및 해외경제, 자원 분야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일본에서 태어나고 대학을 다녀서인지 일본 기업들에 대한 관찰과 분석이 무척 세세하고 예리하다. 저자는 『볼륨 존 전략』에서 세계경제의 구조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볼륨 존의 실체를 인식하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방법을 탁월한 식견으로 심도 있게 살펴보고 있다.
세계경제는 리만 쇼크 이후 중국 경제의 동향에 크게 좌우되는 등 신흥국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로 다소 위축되었던 브릭스 경제도 점차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고, 선진국의 중산층은 축소되고 있어서 선진국의 중산층과 신흥국의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던 기존의 볼륨 존은 위축되고, 신흥국의 중산층과 선진국의 저소득층으로 구성되는 새로운 볼륨 존이 주류가 되고 있다. 따라서 선진국의 두터운 중산층 시장을 겨냥해서 비즈니스 모델과 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신흥국의 고소득층 시장까지 공략해 왔던 글로벌 기업의 전략이 바뀌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은 아시아 경제의 세계 비중이 2010년 27.4%에서 2020년에는 33.5%로 높아진 후 2050년에는 50.6%에 달해 세계경제의 절반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고부가가치 시장에만 투자해왔던 일본 기업은 신흥국의 소비 시장에서 발 빠르게 선점해 버린 한국 기업을 보고 충격을 받은 후 뒤늦게 신흥국 볼륨 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애플, 파나소닉, 레노버, 소니, 폭스바겐, 도요타, 네슬레, 코카콜라, 로레알, 스워치 등 볼륨 존 시장 강자들의 전략을 철저히 분석하여, 한국 기업들의 활로와 성장 동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세계가 지나치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에 불투명한 미래 경제에 대비하지 않으면 불황이라는 장기 터널을 통과하지 못한 채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게 될지도 모른다. 2013년 한국 기업의 희망적인 미래를 위해서, 현 경제에 대한 희망적인 제안 『볼륨 존 전략』에 귀를 기울여보기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