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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독식 - 세계 자원전쟁의 승자 중국의 위협
담비사 모요 지음, 김종수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인류는 인생의 절반을 돈을 벌기 위해 건강을 망가뜨리고 , 나머지 절반을 건강을 다시 찾기 위해 바치는 남자와 비슷할지 모른다.”
독일의 탁월한 사회학자인 마인하르트 미겔이 한 말이다. 나는 이 말이 우리 인류에게 닥친 작금의 상황을 아주 잘 표현해준 말이라 생각한다. 상상을 초월하는 테크날리지 상품들을 보면 기술의 진보에 감탄을 하지만, 기술의 진보로 파생되는 문제들은 결코 좋지 않다는 것을 누구나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21세기 스마트폰의 보급은 생활의 많은 편리를 가져 왔지만, 스마트폰의 폐해 또한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지금까지 인류가 생활의 편리를 위해 많은 것을 개발하고 발전하며 성장해 왔지만, 그 성장으로 인해 잃었던 것을 다시 되찾으려면 우리에게 남은 시간들을 다 바쳐야할지도 모른다.
<승자독식>의 저자 담비사 모요는 아프리카인으로서 하버드대학교 케네디 정부정책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또한 담비사 모요는 차이메리카의 개념을 처음 정립한 세계적인 석학 니얼 퍼거슨의 제자다. 이런 소개만으로 책의 성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차이메리카는 중국(China)과 미국(America)의 양국체제를 가리키는 신조어로, 니얼 퍼거슨(Niall Ferguson)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자신의 저서인 ‘금융의 지배(The ascent of money)’에서 처음 사용했다.)
예전에 “중국산 제품 없이 한달 살아보기‘라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있었다. 이 프로그램의 취지는 우리의 일상생활에 중국산이 얼마나 깊숙이 침투하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이었는데 놀랍게도 쉬울 것 같던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달성되지 못했다. 옷부터 아이들 장난감, 문구용품, 심지어는 주방용품 등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제품들이 모두 중국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준 프로그램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미국에서 런던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유니폼 또한 모두 중국산이었다는 것이 언론을 통해 밝혀지게 되면서 미국정부는 자존심에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 나라를 대표하여 출전하는 선수들조차도 중국산 유니폼을 입는다는 사실은 중국산 저가 상품의 위력을 세상에 알려준 사건이다. 결국 미국정부는 중국산 유니폼의 열배 가격을 주고 미국산 유니폼으로 대체하였다.
이 책은 크게 세 가지 주제를 다룬다.
첫째, 세계 자원의 주도적인 구매자로서 중국의 부상이 세계 자원 수급에서 갖는 경제적 의미를 검증한다.
둘째, 이 책은 중국의 금융적 영향권의 확대와 그것이 국제 자원시장의 작동 방식에서 갖는 함의를 다룬다,.
셋째, 이 책은 중국의 자원 탐색이 갖는 사회적.정치적 의미를 따져 볼 것이다.
미국이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게 되면서 중국이 머지않아 미국을 앞지를 것이라고 전망하는 경제학자는 많다. 중국이 무서운 기세로 경제 성장을 하면서 이에 대한 미국의 견제도 심해지고 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과 중국의 협약은 수도 없이 많지만 이 책은 단순히 ‘자원’문제로 제한하였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들은 한 가지 중요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지구의 유한한 천연자원 공급이 갈수록 늘어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함에 따라, 이들 자원은 갈수록 희소해질 것이라는 점이다(-P41) 자원의 희소성으로 인해 멀지 않은 미래에는 자원으로 인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며 그 중심에는 중국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자신들의 자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페루의 구리 산 하나를 통째로 사들이고, 아프리카에 토지를 구입하여 자국민들의 식량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승자독식>의 저자는 앞으로 다가올 자원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현존하는 자원을 최대한 확보하는 길밖에 없다고 한다. 그에 대하여 중국 정부는 무척이나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한중친선협회의 이세기 회장은 <중국관계20년>에서
“한국은 不義불의에 못 참지만 중국은 불이익에 못 참는 국민성을 지녔다.” 고 지적했다.
중국인이 가지고 있는 국민성을 적절히 표현한 말이다. 이런 국민성은 국제관계에서도 보인다. 오랫동안 동북아공정을 계획할 정도의 치밀성과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는 중국인들의 그런 모습들은 이 책에서도 확인 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어떤 일에든지 대비가 철저한 나라라는 점에서는 본받을 점이 많은 나라이다. 아프리카인이자 미국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의 시각에는 지나치게 미국인의 시각이라는 단점이 있다. 미국이 세계 1위의 독보적인 경제강국으로 위상을 떨치기까지에는 제3국가들의 희생이 있었다. 미국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전쟁을 불사하지 않았던 과거사에 비하면 중국이 자원 확보를 위해 제3국가에게 돈다발을 휘두른다고 해서 중국을 비난할 수는 없다고 본다. 단지 우리에게도 자원의 희소성이라는 어쩔 수 없이 닥칠 미래를 위해 자원확보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차이메리카시대에 살아남는 법이라는 진실을 남겨주는 <승자독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