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껴쓰기로 연습하는 글쓰기 책
명로진 지음 / 타임POP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글을 쓴다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글쓰기 책들도 가끔씩 찾아 보게 된다. 요즘은 말보다 글로 쓰는 것이 더 익숙해지는 느낌이다. 인터넷의 발달로 글은 이제 곧 대화가 된 것 같다. 내가 <베껴쓰기로 연습하는 글쓰기책>을 구입한 것은 물론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지배적이었지만, 지금 이 책을 다 베껴 쓰고 나서 느끼는 것은 내 습성인 것 같다. 돌이켜보면 내 인생의 8할은 책인지도 모르겠다. 무언가 방향을 잡지 못했을 때, 삶이 불안할 때, 부족함에 허덕일 때, 인생의 첫순간에 항상 책에 의지해왔다. 어렸을 때부터  시작된 책읽기가 졸업 후 직장에서 살아남는 비법의 책읽기가 되어 각종 자기계발서에 심취했었고 첫아기의 탄생의 경이로움과 연결하여 바로 각종 육아서적에 탐닉하였다가 이제는 다양한 세상을 책을 통해 경험하고 있다. 그런 인생의 나침반 같았던 책읽기를 늦깎이 수업이라도 되는 양 읽기에서 쓰기로 전환된 책읽기를 하고 있다. 책을 읽는 것과 쓰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아마도 책읽기의 완성이 글쓰기이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나 역시도 책을 읽다보면 잘 이해가지 않았던 부분이 글쓰기를 하면서 이해가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오히려 글쓰기가 책을 더 잘 읽게 도와주고 있기에 책읽기와 글쓰기는 연결 지어서 하는 것이 독서향상에는 필수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글쓰기를 하다보면 자신 스스로의 벽에 부딪힐 때가 많다는 것을 느낀다.

이 책이 눈에 띄었을 때는 솔직한 심정으로 깊이 없는 책이라 생각하고 무심히 보아 넘겼던 것 같다. 아마도 오만이었겠지만, 사람이 절박해지면 생각이 달라지는 법인가보다. 글쓰기에 대한 무언가 알 수 없는 절박함이 느껴지자 이 책이 새로 보이는 것이다.

 

시의 앞날이 잘 보이지 않을 때, 어쩌다 눈에 번쩍 띄는 시를 한 편 만났을 때, 짝사랑하고 싶은 시인이 생겼을 때, 당신은 꼭 베껴 쓰는 일을 주저하지 마라. 그러면 시집이라는 알 속에 갇혀 있던 시가 날개를 달고 당신의 가슴 한 쪽으로 날아올 것이다.-안도현 시인-

 

 

저자는 다음과 같은 독자를 위해 이 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1,글쓰기에 자신이 없는 사람

2,지금보다 글을 좀 더 잘 쓰고 싶은 사람

3,잘 읽히는 글을 쓰고 싶은 사람

 

 

 

그런 이유에 선택하게 되었는데 베껴 쓴다는 것은 확실히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작가처럼 되기 위해 베껴 쓰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글을 쓰면서 느꼈던 감정의 편린들이 살아 숨쉬는 생명체처럼 다가온다. 아마도 이것이 내가 느낀 베껴 쓰기의 최고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저자 명로진은 현재 심산 스쿨에서 ‘인디라이터반’을 맡아 성인들을 대상으로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다. 몇해동안 글쓰기를 강의하면서 아쉬움 점들이나 느껴왔던 점들을 정리하여 책에 실었는데 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책이라 글쓰기의 기초를 다지기에는 무척 훌륭한 책이라 생각된다.

 

 훌륭한 작가들의 글(김용택,김탁환,공지영,김연수,한비야,장영희,성석제, 신영복 등)을 30장으로 나누어 베껴 쓰기 교본으로 실어 놓았는데 하루에 한 장씩 한 달 분량으로 조금씩 연습하고 보니 글쓰기에 관한 열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베껴 쓰기 한권이 훨씬 더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도 쭉 필사를 해보고 싶다. 그래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필사해보기로  하였는데 역시나 좋은 느낌이다. 글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책을 잘 읽는 것도 중요하다. 베껴 쓰기는 이 두가지 모두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누구라도 이런 소망이 있다면 꼭 이 책을 읽어보았으면 한다. 하지만 읽기만 해서는 안되고 꼭 베껴 써 보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를 자주 바라보게 되듯이 좋은 문장을 발견하기만 하면 어학은 자연히 습득되리라고 봅니다. 마음에 드는 문장을 만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암기하는 것이지요.

                                                                                                   -신영복의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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