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음악축제 순례기
박종호 지음 / 시공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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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다니는 친구들이 부지기수이고 해외에 유학가 있는 친구들도 있는데 난 여적 바쁘다는 핑계로 해외여행을 가보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해외여행에 대한 유익한 정보들이 넘쳐나고 있을 때에는 더욱 해외여행이 간절해진다. 2001년 9월 16일.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가기 위해 만만의 준비를 하고 있던 찰나, 9.11테러로 모든 해외여행이 올스탑되자, 겨우겨우 여행사에서 마련해준 제주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해외여행책들을 볼 때마다 늘 가고 싶은 곳이 유럽쪽이었는데 책으로나마  유럽의 문화를 접할 수 있음에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읽었다.  이 책은 클래식 전문매장인 풍월당의 대표이자 정신과 전문의인 박종호가 유럽에서 열리는 음악 페스티벌들을 직접 경험한 것을  꾸민 여행책이다. 기존의 해외 여행 책들과 틀린 점은 '음악 페스티벌' 여행기라는 것이다. 2005년 첫 출간하여 음악 애호가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유럽 음악축제 순례기』에 실린 페스티벌을 18개에서 27개로 추가하여 개정되어 출간한 책이다.

 

 

 

저자는 초판 서문에 해외여행을 다니며 만난 한국인들이 유럽의 도시를 돌아보며 그 유럽이 가지고 있는 진정한 가치나 유서를 잘 알지 못한 채 풍경만을 보고 다니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한다. 유럽여행 패키지로 나오는 상품들로는 유럽인들의 높은 문화유산과 지적인 유희 환경을 접하기 힘들며 그런 문화를 직접적으로 느끼려면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것이라고 한다. 일례로 바이로이트 축제에 참가하면 바이로이트가 페스티벌로 얼마나 유명한 곳이며 세계의 유명한 음악팬들이 죽기 전에 한번 가보고 싶어하는 고장인지를 입체적으로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해외의 페스티벌에 참가하면서 그곳에서 느끼는 이러한 입체적인 감각들과 경험들을 이 책안에 쏟아부었다. 페스티벌의 멋진 무대와 배경, 공연에서의 에피소드들과 곳곳에 배여 있는 유럽 고유의 문화와 유산을 느끼고 배울 수 있다.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8개의 페스티벌을 소개하는데 그 중 가장 인상적인 페스티벌은 <장크트 마르가르텐 오페라 페스티벌>로 페스티벌 도중 지휘자 안톤 과다뇨가 숙소에서 사망하자 아들이 아버지의 지휘봉을 잡고 아버지가 하던 작품 <오델로>를 연주하자 관객들이 모두 감동하였다는 곳 장크트 마르가르텐을 지도 한장만 달랑 들고 찾아가는 저자의 열성또한 감동이다. 

 

 

 

책에서 가장 가고 싶은 곳은 스위스 루체른이다. 바그너에게 많은 행운을 주었던 도시 루체른은 음악과 예술의 도시로 호수를 압도하는 아름다운 풍경으로 유명하지만, 저자는 루체른이  4개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오스트리아)사이에서 문화적 강소국으로서의 루체른을 말한다. 바그너가 창작의 황금기를 보낸 곳으로도 유명한 곳이기도 한데 이곳에는 그림처럼 이쁜 집이기도 하고 바그너가 실제 살았던 집인 <리하르트 바그너 박물관>이 있다. 문화강국들 사이에서 약소국이 아닌 강소국의 문화중심인 루체른에 들리면 꼭 이곳 루체른의 호숫가와 바그너가 살던 곳에 가보고 싶다. 이어 취리히 오페라 하우스에도 들리고 싶다. 이 오페라하우스가 세계적인 극장이 된 이유가 재미와 감동을 전해준다.  스위스 대통령이 어느 날 얼굴이 빨갛게 되는 난치병을 앓게 되자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사임하고 오페라 하우스의 극장장으로 자원했다고 한다. 정치로 넒어진 인맥과 식견으로 극장은 전 세계의 일류가 모이게 되면서 세계 최고의 오페라 하우스가 되었고 대통령의 난치병 또한 완치되었다. 삶이란 이렇게 한가지를 포기하면 또 하나의 행운을 가져다 주기도 하는 것 같다. 더불어 알프스 산꼭대기에서 열리는 <베르비에 페스티벌>에서 <발퀴레>를 듣는다는 상상만으로도 페스티벌의 맛은 천국의 맛일 듯 ~ ^^

 

 

책을 다 읽고 나면 저자가 왜 유럽 고유의 문화를 이해하려면 페스티벌에 참가해야 되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유럽은 일상 깊숙한 곳까지 음악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렇기에 유럽을 이해하려면 음악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가끔씩 유럽인들의 그런 문화적인 지적 풍요가 부러울 때가 있다. 유럽이라는 커다란 틀속에서 문화를 이해한다는 것은 세계화의 첫걸음이다. 유럽의 다양한 문화와 역사 중심에 페스티벌을 놓고 펼쳐지는 저자의 이야기는 흥미를 넘어 즐거움과 여행이 가진 또 하나의 목적인 삶을 사랑하게 만드는 매력이 넘친다. 음악과 함께하는 여행을 꿈꾸고 있다면.. 《유럽 음악축제 순례기》는 필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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