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세계화
도미니크 볼통 지음, 김주노 옮김 / 살림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트위터와 페이스북, 스마트폰, 모든 것이 아날로그를 압도하고 디지털시대로 접어들며 세계는 빠르게 지구촌화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는 불통의 시대라고 하며 대부분인들의 사람들이 소통의 단절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우만은 현대를 온라인의 영역이 오프라인의 영역까지 확대되어 가는 것은 지극히 공적인 영역들조차 사적인 영역으로 확대되어감으로 인해 우리가 가지고 있던 사적인 고유의 개념들이 변화되는 시기라고 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진정한 의사소통'이 사라지며  '나와 너 우리와 그들'을 이어주는 의사소통'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소통이 아닌 '정보'를 나누는 개념의 의사소통이기 때문이다.

 

정보는 일방적인 수용을 전제로 한 메시지인 반면에 소통은 상호 이해를 중시한다. 이것이 소통이 정보보다 어렵고 복잡한 이유다.

 

 이 책 《또 다른 세계화》에서는 보다 쉬운 예로 일본의 후쿠시마 참사를 예를 들고 있다.  지질학적으로 일본 열도가 조금씩 가라앉고 있으며 일본인들은 그런 자연적 재해에 대비하고 있어 왔다. 일본의 후쿠시마의 재앙은 기존의 자연재해에 대비해온 일본인들의 침착성을 세계에 알린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기술적 진보가 지구물리학과 지질학적인 일본의 자연적인 특성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기존에 자연적 재해에 많은 영향을 받아온 일본인들은 세계적으로 괄목할 만한 기술적 발전이 후쿠시마의 재앙-자연재해에 영향을 미치지 못함을 국민 모두가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줌으로 기술과 인간의 진보는 동일하지 않음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 세계화는 모두 3단계에 걸쳐 일어났다.

첫째가 정치 세계화,둘째가 경제 세계화, 셋째가 문화세계화이다.

저자 세계적인 석학 도미니크 볼통은 정치와 경제의 세계화는 일어났으나 문화 세계화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문제는 이 문화세계화이다. 도미니크 볼통은 문화 세계화가 인류의 문화적 차이와 종교적 특수성 그리고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은 더욱 눈에 띄게 하고 서로 간의 이해를 심화시킨다고 한다. 이것은 21세기의 가장 큰 모순이라 할 수 있다. 세계가 기술적인 관점에서 하나의 거대한 마을인 '지구촌'이 되었지만 정치적, 사회적,문화적 분절이 더욱 커진 이유를 설명함에 있어 기존에는 기술적 진보와 사회적 진보가 경제적 이익과 사회적 관계 향상을 불러오고, 문화적 혁명에 기여한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기술적 진보가 서로 간의 차이를 확인시키며 몰이해와 두려움, 거부를 불러온다. 기술적 진보와 함께 소통은 퇴보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런 소통에 대한 철학을 재고한다. 저자는  문화 세계화가 긴장과 증오, 충돌의 원인이 되지 않기 위해 세계적으로 노력해야 하며  거대한 다국적 문화 산업이 지배하는 틀에서 벗어나 '문화 공존'을 이루어야 한다고 말한다. 문화적, 종교적, 사회적 차이점들을 용인하고, 그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평화적인 공존을 구축하는 ‘또 다른 세계화’를 위해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화적 차이가 큰 만큼 서로 간의 대화는 매우 어렵고 복잡할 것이다. 따라서 그럴수록 우리는 소통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오늘날 기술과 경제적 혁신은 이루어졌지만 사회적,문화적 혁신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저자는 정보의 세계화를 상호적인 소통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문화'적 이해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제까지 이루어진 두가지 세계화 정치와 경제의 세계화는 '서구 사회의 정체성을 위협하지 않는 ' 선에서의 세계화였다면 문화의 세계화는 서로의 문화적 정체성을 존중해줄 때 이루어지는 문화의 세계화다. 따라서, 저자는 진정한 소통이란 서로의 문화적 정체성이 존재할 때 비로서 가능해질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우리는 한 사회나 문화가 다른 사회와 문화에 비해 더 민주적이라거나 더 자유롭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정치와 경제의 세계화는 서구의 주도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문화의 세계화가 이제까지 이루어졌던 서구 중심의 세계화가 되면 이는 곧 전쟁의 원인일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만약에 이슬람여성들에게 그들의 문화를 무시하고 미관상 보기 안좋으니 히잡을 무조건 쓰지말라고 요구를 한다고 치자. 기존의 기술적 경제적 세계화는 이런식의 요구로 이루어졌지만, 문화적 충돌은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이슬람인들은 히잡을 쓰지 말라고 강요하자 그 사람들을 모두 죽인다. 이것이 바로 문화적 충돌이 빚어내고 있는 소통의 부재이다. 극단적인 예 같지만, 이런 문화적 충돌은 9.11 테러에서 확인 할 수 있다.  따라서 , 지구의 평화를 위해서 저자는 서로의 문화를 존중해야 하며, 또다른 세계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소통하는 것은 모든 차이점을 수용하는 것이며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가능한 많이 그것들과 공존하려고 노력하는 것, 이것이 바로 문화 공존의 사고이다. 이런 문화 공존이 가능해질 때 세계는 정치,경제, 문화라는 세가지 기둥을 가진 '또다른 세계화'로 하나가 될 것이다.

 

*참고로 책에 한국의 소통과 세계화에 관한 저자의 지적에 대해서는 보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한국의 현재를 돌아보게 해주는데에 도움을 주고 있다. 저자는 세계속의 한국의 모습이 어떻게 비춰지고 있는지와 더불어 향후 한국의 세계화를 위한 방향과 대안까지 한국을 진단하는 데에 무척이나 예리하게 분석하고 있다.저자는 한국이 고수하고 있는 영어 제일주의에 가장 큰 우려를 표명하는데 현 정부의 지극한 영어사랑으로 이제는 유치원생조차 영어를 배우고 있지만, 이것은 언어 다양성을 추구하는 미래에 오히려 한국이 다른 나라와의 소통을 제한하는 기제로 작용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게다가  한국의 무궁무진한 발전가능성과 세계적인 IT기술을 가지고 있음에도 문화적 정체성을 잘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저자의 의견에 무척 공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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