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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커레이드 호텔 ㅣ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7월
평점 :
45.761871, 143.803944
45.648055, 149.850829
45.678738, 157.788585
세 건의 살인사건, 단서는 숫자뿐이다. 이 숫자가 가리키고 있는 것은 다음 살인사건의 장소였다.
대부분의 살인사건에서 범인이 자신의 범행장소를 통보하는 경우는 백발백중 두뇌게임이다. 그리고 범인은 다음 살인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다.
닛타 고스케 형사가 호텔리어가 된 이유는 세번째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이 가리키고 간 범행장소가 바로 호텔이기 때문이다. 혈기왕성하고 다혈질인 닛타 형사는 호텔리어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고 위장잠입을 하는데 이 닛타 형사를 바라보는 빈틈없이 완벽한 호텔리어 나오미 눈에는 불안하기만 하다. 그도 그럴것이 형사라는 직업은 써비스정신과는 동떨어진 막가파? 고, 호텔리어는 써.비.스 정신으로 완전무장하지 않으면 힘든 직업이기에 닛타형사에게 호텔업무를 가르쳐주는 나오미는 당연히 불안할 수 밖에.
호텔에서 여러날 근무하면서 겪게 되는 손님들과의 좌충우돌 속에서 닛타형사는 호텔에 들리는 무수한 사람들이 가면을 쓰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손님들은 가면을 쓰고 맨얼굴을 보여주지 않은채, 모두 거짓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닛타 형사의 눈에 비친 호텔이라는 장소는 때론 불륜의 현장이 되기도 하고 , 간직하고 싶은 추억의 한 장소가 되기도 하고, 호텔이라는 곳이 무궁무진한 삶의 이야기들을 남기는 것들을 몸소 체험하게 된다. 호텔리어라는 생소한 경험으로 닛타는 자신이 형사였을 때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타인을 이해하는 방법을 조금씩 배우게 된다. 나오미를 통해 배운 호텔리어의 정신은 바로 가면을 존중해준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닛타형사가 과거에 안좋은 인연으로 스쳤던 영어강사를 호텔의 손님으로 만나는데, 과거의 영어강사는 사회에서 자신감을 상실한 뒤 낙향하기 전에 고급호텔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기 위해 들린 것이었다. 고급호텔에서 닛타를 만나자, 괜히 심술이 난 그는 고의적으로 닛타를 괴롭히는데 닛타형사는 화가 나지만, 정체를 밝힐 수 없어 당하기만 하는데.... 체트 아웃하는 날 자신을 괴롭힌 손님에게 사연을 듣게 된다.
“호텔리어는 손님의 맨얼굴이 훤히 보여도 그 가면을 존중해드려야 해요.
태어나자마자, 누군가에게 페르소나가 씌어지는 삶을 살아간다. 누구나. 그래서 거꾸로 성인이 되면 진정한 '나' , 맨얼굴의 '나'를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닛타형사가 호텔일을 처음 시작하였을 때 어린아이처럼 보여졌다. 서투르고 어리숙하고 실수투성이인 사회속의 내 모습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닛타형사가 타인을 이해하는 과정은 어른이 되어가는 모습이다. 누구나 가면을 쓰고 살지만, 누구도 타인의 맨얼굴을 이해하려 하지 않기에 타인의 맨얼굴을 존중한다는 것은 성숙된 모습이다. 살면서 무수하게 '나'를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나지만, 그 여정은 타인을 이해하는 것으로 완성된다는, 이론으로는 쉽게 말할 수 있지만, 타인의 맨얼굴을 존중한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가 말이다. 부끄럽지만 한번도 타인이 쓰고 있는 가면속의 맨얼굴을 보려고 한 적도 이해하려 한 적도 없는 것 같다. 이 책은 추리소설이지만, 사건의 전개와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보다 내게는 타인을 이해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 같았다. 누군가의 맨얼굴 , 당신은 존중해줄 수 있는가? 하며......히가시노 게이고는 언제나 내게 물음표를 남겨주는 작가다.
★ 히가시노 게이고의 몇번째 작품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유일하게 좋아하는 추리소설 작가이지만, 워낙 다작가라 내가 읽어본 것은 손에 꼽힌다. 이번 , 매스커레이드 호텔은 다소 임팩트가 부족한 느낌이다. 뭐 다른 작품에 비해서이니까 . 참고하시고..
우선 용의자 X의 헌신을 보자. 사람이 순수함에 반해서 순수함을 지키기 위해 희생한다?
이 책을 다 읽고 그런 사랑이 존재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이 떠나지 않을 정도로 진한 여운이 남는다.주인공 이시가미를 통해서 본 사랑이란 모든 정신적인 것은 때론 모든 육체적인 사랑을 초월하는 것을 보여주는데 주인공이 죽기 바로 직전 바라본 '순수'가 결국 이시가미의 존재의 이유가 되어 인생을 바꾸어 놓는다. 누군가에게 살아가는 이유가 된다는 것, 그런 강렬한 메세지를 담고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와의 첫번째 만남이었던 책이라 여전히 순수와 사랑과 욕망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던져주었던 책이다.
유성의 인연. 이 책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유성이 떨어지는 날, 부모님의 잔인한 죽음으로 시작하여 사회에 내던져진 세 남매의 이야기. 그리고 범인과의 사랑, 참 인연이라는 끈과 사랑이라는 두가지 굴레에서 고민하고 있던 주인공들의 심리묘사가 돋보이던 작품이었다. 일생에 단 한번 뿐인 인연이 운명처럼 다가왔는데 그 인연은 악연이었다는 것. 삶은 때론 그렇게 잔인한 법이다.
붉은 손가락. 이 책은 사람이 태어나면서 첫 관계를 맺는 사회적 존재로서의 부모와 가족이라는 울타리, 우리 사회에 소통의 단절이 보여주는 사회 문제를 다룬 소설이다. 이 책 읽으면서 우리 사회에 위기 의식을 느꼈던 것 같다. 요즘 부모들에게 아무래도 경각심을 심어줄만한 교육적인 측면도 있었던 추리소설이라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었던 책이다.
백야행은 로맨틱 스릴러로 재미로는 최고의 작품이 아닌가 한다. '하얀 어둠속을 걷다'라는 부제처럼 언제나 하얀 여자를 따라다니는 어둠 속의 남자 . 묘한 러브스토리이기도 하지만, 유년기의 비틀어진 운명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재미는 백야행이 최고이고 감동은 붉은 손가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