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을 할까, 커피나 한 잔 할까?
엘리엇 부 지음 / 지식노마드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알베르 까뮈의 말을 인용한 이 책은 무척 독특하다. 고전이라는 키워드와 명언을 수집한 이른바 고전 기록서라고 하지만읽으면서 무척 당황스러웠다. 대부분의 책들이  텍스트를 읽고 저자를 읽고 사색을 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보면 이 책은 저자의 의도가 읽혀지지 않았다. 제목이 워낙 멋있어서 예전부터 눈여겨 보아왔던 책이었는데 고전탐구라는 책소개외에는 딱히 감이 잘 오지 않았던 책이다. 읽다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우선 텍스트들은 매력적이다. 왜냐, 시인이나,철학가나 유명한 작가, 한번 쯤 들어봄 직한 이들의 명언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읽으면서 가슴을 울리는 명언들이다.그러나,스토리가 전혀 없다.  기존의 인문서나 철학책등을 기대했던 사람이라면 한 편으로는 실망할 수도 있는 책이다. 책의 구성을 예를 들자면,

 

 

아름다움은 감각의 유일한 야망이자 감각만이 성취할 수 있는 목표이다.비주류라고 두려워하지 마라.

오늘날 인정받는 주류들도 모두 비주류에서 시작했다. 당신을 두렵고 슬프게 하는 것들은 무시하라. 그것은 당신을 깍아내려 병들게 하고 죽음으로 이끈다.

  위의 문장자체로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위 문장은  보들레르의 말과 러셀, 루미의 문장이 연결되어진 것이다. 중간 중간 저자의 생각 또한 한문장이다. 읽으면서 이런 책을 낸 이유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 읽고 나서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 들어가는 말을 다시 한번 읽어보니 저자의 의도가 조금은 잡혀지는 듯 했다. 저자는 좋은 책은 하나의 독창적인 생각이 있고, 대부분은 한 문장으로 표현 가능하다고 생각했기에 자신이 만난 책속의 친구들 총 272명과의 문장을 대화로써 표현한 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책을 읽으면서 밑줄 친 독창적인 조합으로서의 또 다른 자신이라 부를 수 있는 책을 탄생시킨 것이다. 저자는 인문학이 아닌 인문공간이라는 표현을 하는데 인문학을 문학, 사학, 철학이라고 한다면 인문공간은 문예, 역사, 사유를 의미한다고 한다. 따라서 이 책은 자신의 인문공간인 문예, 역사, 사유를 담은 책이라 명명할 수 있다.

   

인문공간은 인류 공통의 관심사가 존재하는 세상이다.

   

 

인문공간이라는 거창한 사유의 장들은 돈, , 종교, 예술, 정치, 야망이라는 주제로 나누어져 있는데 책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은 저자의 이야기가  좀 더 많았으면 하는 생각이었다. 272명과의 문장으로 이어진 고전은 물론 가치가 있는 문장들이었다.하지만, 저자가 말한 인문공간을 독자와 나누고 싶다면 그 깊은 내면에 관한 것들을 독자와 공유할 수 있는 울림을 전해주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책의 제목처럼 자살을 할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커피한잔의 여유를 주는 책이 되어주기에는 물론 충분한 책이라 여겨진다.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책에 실려 있는 272명과의 대화는 명불허전이다. 엘리엇 부의 독특한 인문공간, 저자의 개성이 돋보이는 고전읽기이다.    

 

책은 문명의 배달부다. 책이 없다면,역사는 침묵하고, 문학은 벙어리가 되며, 과학은 절름발이가 되고, 생각과 사색은 심장박동을 멈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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