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과 정치
이종은.조현수.홍원표 외 지음 / 인간사랑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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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상징이란 무엇일까? 상징이라는 말은 무척 다의적인 개념이다. 우리가 접하는 언어속에는 무수한 상징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 나치를 상징하는 절기호 卍 라든지,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것으로는 한복이라든지, 태극기, 애국가등이 있다. 수도 없이 많은 상징들, 이렇게 무언가를 상징하는 것은 이미지로 다가와 우리가 자각하지 못하던 것을 특정한 방향으로 이끌어서 구상화하는것을 말한다. 이런 상징은 여러사람이 동일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나타내기가 수월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 내노라하는 기업들도 자신들의 상징을 가지고 있으며, 일상적인 생활에서도 우리는 알게 모르게 상징에 지배받고 있다. 심지어 대선을 앞둔 지금에서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상징을 만들어내는 데에 여념이 없다. 이렇게 상징은 우리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특히 정치에서는 상징이 수도 없이 이용되어 왔다. 이 책은 그런 점에 착안하여 상징이 정치에 미치는 영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집필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저자는 상징이 정치에 가장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을 언어라고 한다. 상징체계가 관념체계를 형성하고 인간이 관념의 체계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을 감안하면 인간은 상징을 만들 능력도 가졌지만 인간은 상징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치에서 특히 언어상징이 중요한 이유는 정치는 말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인간은 상징을 통하여 현실을 정돈하고 해석하며, 나아가서는 현실을 재구성한다. 결론적으로 인간이 상징을 만들었지만, 만들어진 상징의 지배를 받으면서 삶을 영위한다. 그래서 저자는 인간을 '상징적 동물'로 규정하고 있다. 상징적인 인간에게는 이성적인 논리로 호소하기보다는 감정에 호소하는 예술이 커다란 역할을 한다. 이것을 저자는 우회적인 상징조작을 통하여 정치에 관여하는 방법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감정에 호소하는 상징방법을 기존의 정치적 상징체계를 유지하거나 새로운 상징체계를 만들어내고 강화시키는 투쟁의 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정치에서 상징과 실재는 분리될 수 없다.민족, 인종 또는계급을 구성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을 상징적으로 확인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생각하는 경우에만 이것들은 역사속에서 하나의 행위자로서 존재한다. 따라서 관련된 상징은 어느 철학자의 발명품이 아니라 변화를 가져다 줄수 있는 감각적 수단이다. 게다가 상징화 (symbolization)는 문화를 형성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합리성에는 분명히 한계가 존재하며 , 인간은 이성과 감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생명체라는 점을 인식했던 상징은 인간의 역사와 함께 그 생명력을 지속적으로 이어왔다. 상징에 대한 연구는 인간의 합리성이라는 명제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인간의 모든 삶을 재조명하게 한다. 그래서 정치는 합리적인 과정도 아니고, 비합리적인 과정도 아니면, 오히려 무합리적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인간은 서로에게 사물, 개념 그리고 인간 경험의 모든 단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이런 능력으로 인해 사회라는 조직이 탄생하였고 인간은 본능적이며 생물적인 프로그램으로부터 상당할 정도로 벗어나게 되었있다. 인간은 세상에서 적응하고 존속하기 위하여 상징사용능력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상징으로 인하여 인간은 심리적으로 절약할 수 있으며, 대중은 정치적인 관련을 맺을 수 있다. 대중이 정치에 대응하는 동기적인 근거는 사람들이 이러한 상징에 연관시키는 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정치는 이성적이거나 윤리적인 근거에서 작동하지 않는다. 인간 자체가 상징적 존재이기 때문에 상징이 정치권력의 행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치는 비합리적이다.

 

플라톤은 "최소한 사회지도자들은 시민들을 그러한 환각병에서 치료해 줄 수 있는 지적능력을 가져야 하며, 바로 그런 사람들을 철인이라고 불렀다.

 

따라서, 실제로 강한 것은 아무 소용이 없으며, 실제로 강한 것보다는 강하게 보이는 것이 중요하며, 거짓과 위선은 뛰어난 통치술의 속성이 된다. 정부는 상징을 통하여 대응하며, 상징을 통하여 불안을 완화시키고 지지를 증진시킨다. 그렇게 해야만 정치체제의 안정과 효율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이것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의 예를 통해 정치에서 상징이 주는 의의 즉, 모든 사람에게 부과하기 위한 투쟁으로 보고 있다.

 

상징은 이렇게 우리의 현실을 정돈하고 해석하며, 나아가 현실을 재구성까지 한다. 그렇기에 사회조직 및 정치과정의 형성 그리고 소통과정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한다. 즉, 인간은 "상징적 동물"로서 상징의 망 속에서 인간의 사유와 인식을 발전시켜 왔다.정치영역에서 발생하는 정치적 상징주의는 사회적 현상이자 동시에 개인적 현상이다. 따라서 문화적 상징이 정치와 연결될 때 이것은 한 공동체의 정치문화를 구성하는 요인이 된다.

예를 들면

자유민주주의와 상징체계는

첫째, 가난한 자와 불이익을 당하는 자에 의한 수탈지배체계

둘째, 위계조직과 특권보다는 동등한 기회와 개인적 장점에 기초한 업적사회

셋째, 사회적 불평등의 축소를 목표로 하는 복지와 재분배제도

넷째, 다수의 권력에 대한 견제를 통해 소수의 권리와 이익을 보장하는 지배체제

다섯째, 보통선거라는 경쟁적 투쟁을 통해 공직을 수행하는 체제

이것을 쉽게 말하자면 링컨의 '국민의 ,국민에, 국민을 위한'으로 상징할 수 있다. 3장까지는 이렇게 상징이 단지 하나의 비합리적인 사유체계라는 인식을 넘어서서 상징의 적극적 혹은 긍정적 역할을 수용하면서 정치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방임'과 '개입'의 상징이라는 관점에서, 그리고 전체주의 체제에서는 '통합과 배제'의 상징이라는 관점에서 두 체제의 상징을 비교분석하는 것이 2장이며 철학자들의 상징의 관계에 대한 정치이론적 고찰은 3장에서 다루고 있다.

 

철학자는 시대의 흐름에 대한 의식의 경험속에서 새로운 상징을 창조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인간에 대한 이해의 수단으로 상징을 핵심으로 끌어들인 카시러, 보에글린, 까뮈의 입장을 정리해보자면

 

첫째 이들의 상징이론에는 존재론적 긴장이 공통적으로 깔려 있으며

 

둘째, 이들의 상징이론은 상징형식에 숨겨진 보다 근본적인 인간적 요소를 기여했다.

 

셋째, 이들의 상징이론은 실천적-도덕적 차원에서 인간다운 삶을 한층 더 고양시키려는 열망을 담고 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마지막 단락 북한의 정치상징이다. 북한이 오랜 세월 독재자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 역시 상징이 한 몫하였다. 위에 말하였듯 정치의 비합리성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정치에 합리적인 것을 바라지만, 정치가 합리적일 수 없는 것은 인간의 본질이 원래 비합리성에서 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커가 '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라 합리화하는 존재'라고 하였듯이 정치의 생명은 상징에 있다. 책의 서론에 밝히듯이 도덕적이거나 선한 사람이 지도자가 될 확률은 아주 희박하며 강한 척 할 줄 알고 만들어진 상징에 지금 이시대의 요구가 지도자를 만든다. 북한의 김일성과 김정일이 국가상징, 정치적 구호, 상징조형물을 통해 자신들을 상징화하는 동시에 일상화하는데 성공하여 대중들이 이런 상징화와 심리적 동질화를 이룸으로써 자연적으로 상징에 지배받게 된 것을 북한주민들을 통해 볼 수 있다. 성공적인? 상징화로 인해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유일한 독재국가로 남겨진 것이다.그런 면에서 북한은 지구상 가장 강력한 상징정치라 볼 수 있다. 지혜로운 국민은 상징화되지 않는다. 그것이 이 책 《상징과 정치》를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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