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헬렌 니어링 지음, 이석태 옮김 / 보리 / 199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문명에 저항하고 자연에 순응하는 삶을 살았던  헬렌과 스코트는 <조화로운 삶>을 통해서 접한 적이 있다. 삶에 대해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그 책을 보며 삶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떠올려보게 되었는데  이 책은 스코트가 세상을 떠난 지 8년이 지난 87세 때 헬렌이 쓴 책이다. 헬렌 니어링과 스코트 니어링은 대공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던 1932년에 뉴욕대도시에서 버몬트 숲에 터를 잡고 사탕단풍농장을 일구면서 그곳에서 자신들만의 원칙과 규칙을 만들고 그 규칙을 철저히 지키며 시골 생활에 적응해가며 도시생활에서 얻지 못했던 자족감과 풍족함을 얻었다.

 

그들이 세운 규칙을 정리해보면,

1, 간소하고 질서 있는 생활을 할 것.

2, 미리 계획을 세울 것.

3,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

4. 꼭 필요하지 않은 일을 멀리 하는 것.

5. 되도록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할 것.

6 그날 그날 자연과 사람사이의 가치 있는 만남을 이루어갈 것.

7. 계속해서 배우고 익혀 점차 통일되고, 원만하며, 균형 잡힌 인격체를 완성하는 것.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으나, 내게 가장 귀감 되고 앞으로 실천하고 싶은 부분만 기록하였다. 이정도만이라도 실천할 수 있다면, 감히 내 삶 또한 아름다운 삶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스코트와 헬렌의 사랑을 보며 ,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피라미드를 쌓고 공중정원을 만들고 피사의 사탑 같은 불가사의를 이루는 일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는 말이 떠올랐는데  헬렌은 젊은 날에 인도의 오쇼 라즈니쉬와 같은 철학자이자 명상가인 크리슈나무르티의 연인이었다. 크리슈나무르티와의 만남과 헤어짐 뒤에 스코트를 만난 이후의 삶부터 사별까지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사랑과 죽음이 삶의 일부라는 사실을 깨달아가는 경이로운 삶의 발자국들이다. 한편으로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며 느끼는 삶에 대한 통찰에서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바로 자신에게 달렸다는 사실을 깨닫는 동시에 헬렌과 스코트의 사랑하는 모습을 통해 부부란, 서로를 마주하는 사랑이 아닌 함께 같은 방향을 보는 것임을 새삼 깨닫기도 하였다. 이혼이 넘쳐나고 있는 현대에 헬렌이 말하는 사랑의 모습에서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이며 아름다운 일인지를 되새겨 본다.

 

잃음은 우리가 경험하는 사랑에 뒤따라오기 마련인 한 부분이다. 결혼이 구혼에 뒤따르듯, 가을이 여름 뒤에 오듯 사별은 결혼에 이어서 온다. 잃는다는 것은 단절이 아니라 또 하나의 다른 국면이며, 춤의 중단이 아니라, 그 다음 차례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여기에 있을 때 그 사람 손에 이끌려 우리는 앞으로 나온다. 그리고 나서 그 사람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었는데도 여전히 우리는 앞에 남아 있도록 배워야 하는 것이 이 춤의 슬픈 장면이다.”

 

헬렌이 말하는 죽음에 대한 통찰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죽음의 모습이 아니다. 죽음도 삶의 한 일부분으로 받아들이며 오히려 스코트의 죽음을 통해 헬렌은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사랑의 끈들이 있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 사이에 사랑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또한 사랑에 참여하고 사랑을 주는 것은 인생의 가장 위대한 보답이다. 사랑에는 끝이 없으며 영원히 언제까지나 계속되는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사랑과 떠남, 혹은 죽음은 삶의 일부이다...

 

 

땅과 가까이 살고,

명상을 할 때에는 마음 깊숙이 들어가라

다른 사람과 사귈때는

온유하고

친절하라

진실되게 말하고,

정의롭게 다스리라

일처리에 유능하되,

행동으로 옮길 때는 때를 살펴라. <도덕경>

  

마크 트웨인은 문명이란 사실 불필요한 생활필수품을 끝없이 늘려가는 것라고 하였다. 헬렌과 스코트도 문명을 거부하며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며, 부를 경계하였다. ‘땅에 뿌리박은 삶과 평온하고도 위엄을 죽는 순간까지 잃지 않았던 스코트의 사랑과 삶과 죽음은 아름다운 삶으로서 다가온다. 물질적인 풍요만이 가득하고 정신적인 빈곤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아름다운 삶이 주는 가치를 떠올리게 하며,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절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사랑과 죽음 그 모두 하나이며, 우리는 모두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예술가가 될 수 있다. 헬렌과 스코트가 그런 것처럼...............

 

진정한 예술가는 그림을 그리거나 색칠하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온 삶에서 모든 생각과 행동을 아름다움에 맞추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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