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노무현 평전 - 지울 수 없는 얼굴, 꿈을 남기고 간 대통령
김삼웅 지음 / 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사는 게 힘들다. 국민의 희망과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새롭게 탄생한 이명박 정부의 정권이 끝나가고 있다. 사는 게 노무현 정권보다 좋아졌냐고 하면, 욕보다 한 대 안 맞으면 다행이지 싶다. 재벌기업은 살이 뒤룩뒤룩 찌고 중소기업은 무더기 폐업, 청소년 자살률은 명예롭게 OECD국가 중 1위라는 뉴스를 본다. 한 대통령이 대통력자격이 없다고 끌어내리지 못해 안달이 났던 정치인들, 퇴임 후 가난한 농부의 삶을 꿈꾸던 한 정치인이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렸건만, 이미 떠나간 그를 다시 끄집어내 다시 또 헤집는다. 생과 사가 자연의 한 조각이라는 유언 한 마디 남기고 떠나갔건만 남아 있는 사람들은 생의 경계선에서 사를 부른다. 여전히 그의 죽음은 충격과 비통함을 남기고, 서러움과 아픔으로 기억되는 이유는 그가 생전에 소리 없이 이루어 놓았던 업적들이 이제야 빛을 발하는 이유도 있지만, 아마도 더 큰 이유는 이제야 진실의 한 자락을 느끼는 이유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 가슴에 상처를 안고 사는 사람은 아름답다. 그대 내면이 아픔으로 꽉 차서 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선 사람이여!.” -시인 이시영<비밀>
정치에는 문외한이고 관심도 없던 젊은 날 故노무현 대통령의 회고록 <성공과 좌절>을 읽고 좋아하게 되었던 이유는 아마도 그의 진솔함에 매료되었던 것 같다. 글은 사람의 얼굴과 같다. 삶 전체를 통해 자신의 삶에 정직하고 솔직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 스스로에게 솔직하다는 것이다. 도덕적인 자부심과 개방적인 , 유연한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진솔하다는 것은 나이가 들면서 많은 만남뒤에 깨달은 사실이다. 노무현의 그런 면모는 역대 대통령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자, 트레이드 마크였다. 그래서 아직도 서민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대통령으로 기억되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의 저자는 노무현의 인간적인 면모보다 대통령으로서의 면모를 더욱 부각시키며 과연 현대사에서 실패한 대통령으로 기억될 것인지, 패배자로서 기억될 것인지에 대한 방점을 찍는다. 저자는 최종 결론은 역사가 내리겠지만, 현재의 민심이 노무현의 평가를 대변한다고 말한다. 학벌은 군벌,재벌,문벌,족벌과 함께 사회를 움직이는 거대한 메커니즘이 되었다. 최근에는 족벌가문이 군력화로 족벌과 재벌이 학벌과 더불어 사회를 지배하는 3대 권력체가 되고 있다. 수구세력의 집요한 발목잡기와 악의적인 왜곡, 그리고 몇 가지 실책이 겹쳐 그의 정권은 파란을 겪었고 실패한 대통령이 되는 듯 보였으나 저자는 백범이나 여운형, 링컨이나 간디와 같이, 거짓된 승리가 아니라 참되고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간 역사의 패배자이지만 , 실제로는 민주적 리더십을 갖춘 진정한 위인이었음을 이 평전을 통해 방증한다.
“우리 역사에는 정의가 패배한다."
“옳다는 것이 패배하는 역사를 가지고, 이런 역사를 반복하면서, 아이들에게 옳은 길을 가라고 말하고, 정의는 승리한다고 말하는 것은 얼마나 공허한가?”
우리나라 근현대사처럼 파란만장한 나라는 없을 듯하다. 올해를 ‘정치의 해’라고 하지만, 정작 나라의 대들보가 되어야할 젊은이들은 정치에 무관심하다. 하지만 그들을 누가 탓하겠는가. 사는 게 이렇게나 힘들어졌는데, 당장에 먹고 살 걱정을 하지 않으면 먹고 살지 못하는 나날들을 살아가고 있는데 어쩌면 그들에게 정치의 짐은 너무도 버거운 짐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거 국민들의 무관심이 역사적으로 어떤 결과를 남기었는지를 살펴 보았으면 한다. 나는 이렇다할 정치색은 없다. 하지만, 정치에 관심은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란, 역사에서 패배자와 승리자라는 기록은 사실 중요하지 않다. 언제나 정치는 현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이든 진보이든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국민의 올바른 생각과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 노무현의 마지막 염원이었던 " 민주의의 최후의 보류는 시민의 조직된 힘” 으로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그분을 추억하는 가장 아름다운 방법이라 생각한다.
책을 읽는 동안 눈물이 쉬르르 흘러내리는 이유는 , 그저 당신이 그리울 뿐이었습니다.....
빛이 오고 난 뒤에도
우리가 한 번 더 이토록
어둠 속에
살아야 했다는 사실을
후세는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