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군 이야기 2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 2
시오노 나나미 지음, 송태욱 옮김, 차용구 감수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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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오키아 공작 보에몬드,트리폴리의 레몽백작, 에데사의 고드프루아 백작, 그의 동생 보두앵이 1대 예루살렘 왕을 중심으로 십자군 국가가 성립되고 보에몬드 1세의 오른 팔로서 탁월한 활약상을 펼친 탄크레디, 그리고 이들의 죽음까지가 1권이었다. 순수한 신앙과 용맹을 갖추었던 십자군 1세대들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면서 삼면이 이슬람국가로 둘러싸인 십자군 국가의 ‘유지’가 당면한 과제였다. 그러나 인류역사에서는 인재는 한 쪽에서만 나타난다는 것이다. 십자군 국가를 유지할 수 있는 인재는 한마디로 2세대에는 거의 전무하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이제부터 시작하는 2권에서는, 그리스도교 측에서 배출되는 남자들을 그린 1권에 이어 이슬람 측에서 배출된 남자들을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왜 양쪽 모두 같은 시기에 인재가 배출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에 명쾌하게 답해준 철학자도 역사가도 없다. 인간은 인간의 한계를 알아야 한다는 신들의 배려인가, 아니면 이것이야말로 역사의 부조리인 것일까……(9쪽)

 

 

템플 기사단과 성 요한 기사단

계속된 병력 감소로 인하여 고민 중에 있던 보두앵 2세 앞에 어느 날 두 명의 기사가 찾아오면서 템플 기사단이 탄생하게 되었는데 이들은 시리아와 팔레스티나의 십자군 국가 내에 생겨난 전사 집단으로서 제후나 왕, 황제, 주교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은 독립된 기사이다. 청빈,복종,순결의 서약과 동시에 이교도를 보면 무조건 죽인다는 원칙을 맹세하여 입단한 이들은 대부분이 프랑스인 기사들이며 이때 이들과 쌍벽을 이루는 성 요한 기사단은 이탈리아 상인들에 의해 창립된 기사단이다. 십자군 국가들과 화려한 교역을 하였던 해양 도시국가인 아말피,피사,제노바,베네치아 가 예루살렘에 순례하러 오던 순례자들에 대한 ‘의료서비스’를 목적으로 설립되었으나, 이들은 템플기사단처럼 종교에 배타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았다. 중요한 것은 이 두 기사단의 존재는 십자군 국가에게 든든한 방어가 되어주었다는 사실이다. 십자군 역사관련 연구자들은 이들을 현대에서 비슷한 예를 ‘특수부대’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들의 존재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강한 지휘력이 필요하며 바다를 앞에 두고 삼면이 이슬람 국가인 안티오키아, 에데사,트리폴리,예루살렘에 이르는 십자군 국가를 존속시킬 수 있는 관건은 오로지 ‘단결’ 이었다.

 

 

십자군의 여자들

십자군 2세대들은 후세복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에데사 백작 시절 보두앵 2세와 아르메니아 공주 모르피 사이에 딸만 넷이 있었는데 이 딸들을 십자군 국가들의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각국에 시집보내지만, 오히려 이들의 평화는 오래가지 못한데다가 아들에게 권력을 넘겨주기 싫어 권력다툼 하다가 쫓겨나 여생을 불행하게 보낸다.

 

 

참고로 1차 십자군 전쟁이 성공한 이유는

1,이슬람 측에 방어준비가 불충분 했다는 것.

2,이슬람측의 분열.

 

 

이슬람의 인재배출 ( 장기-누레딘-살라딘)

이슬람의 주특기는 핏줄끼리의 싸움이다. 서로 군웅할거하며 싸움을 하는 민족들이 단결을 하게 되면 십자군으로서는 이들을 당해낼 수가 없다. 그러나 이들이 단합한다면 십자군 국가는 존폐위기가 된다. 이슬람의 민족들과의 싸움을 일소하고, 셀주크투르크의 깃발 아래 통합하는 안목을 지닌 인재 배출의 첫 주자는 장기이다. 장기의 아들 누레딘은 아버지가 다마스쿠스의 정복을 열망한 채 죽자 다마스쿠스를 무혈입성하며 이라크 북부에서 시리아 전역을 포함하는 광대한 영토의 주인공이 된다. 이어 예루살렘을 해방시킨 이슬람의 주역은 ‘살라딘’이다. 마키아벨리는 성공한 지도자의 필요조건으로서 역량, 행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자질, 이 세가지를 들었는데 저자는 살라딘에게 이 세가지 조건이 완벽하게 들어맞았다는 것을 밝힌다.

 

 

이와 반대로 십자군 국가에는 이렇다 할 인재가 전혀 배출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안티오키아를 노리고 있던 비잔틴 제국에게 안티오키아를 고스란히 바치고, 에데사는 이슬람교도들에 의해 처참히 부수어 도시의 기능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초토화 된다. 유럽에서 한 이름 없는 수도사 베르나르두스에 의해서 2차 십자군이 파견되지만, 너무도 당연하게 실패한다. 그러나 한 가지 십자군 국가가 2차 십자군이 파견될 때까지 버틸 수 있었던 요인은 기사단의 존재도 한 몫 했지만, 저자는 ‘성채문화’가 가장 큰 이유로 보았다. 4대 예루살렘 왕 풀크의 치세 중 가장 잘한 일로 꼽자면,성채 네트워크의 확산이다. 성채는 소수 병력으로 지배하고 통제할 수 있는 건축양식으로 풀크치세에 속속들이 건축되어 그나마 오랜 세월을 적은 병력으로도 버틸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으로 보았다. 따라서 마땅한 지도자가 없었음에도 이슬람 군대가 섣불리 공격할 수 있기에는 성채의 위용이 너무나도 거대했기 때문이라고 저자가 막연히 추측할 뿐이다.

 

 

 

결국 2권은 이슬람의 손에 다시 예루살렘을 넘겨주게 되는 것으로 마무리되고 3차 십자군을 이끌 주역들 -프리드리히 1세와 존엄왕 필리프, ‘사자심왕’이라 불리우는 리터드 1세의 화려한 등장을 예고로 끝이 난다. 3차 십자군을 가장 화려한 조합이라고 부르는데 왠지 이름에서조차 풍기는 아우라가 예사롭지 않다.

 

 

한 나라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은 시대상과 맞물려져서 여러 가지 요인들을 이해해야 한다.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그런 면에서는 아주 탁월한 작가이다. 역사 속에서 사소한 것을 지나치지 않고 여러가지 요인을을 추측하여 서술하는 역사이야기는 거침이 없으나, 기존 역사서에 익숙한 독자라면, 의아함을 품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나비의 사소한 날갯짓이 강한 태풍을 몰고 오듯이 사소한 움직임이 발단이 되어 인간역사에는 커다란 결과물을 남기고는 한다. ‘신이 그것을 바라신다.’ 라고 획책한 교황의 한마디가 역사의 가장 오래되고 큰 종교전쟁이라는 커다란 결과물을 남기었듯이 , 그리고 그렇게 탄생된 십자군 국가, (나는 종교국가라고 부르고 싶다) 가 이슬람지역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동정보다는 어째 남의 땅에서 이익을 차리려하는 유럽의 못된 제국주의 습성의 시초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십자군 전쟁이 가져다 준 더욱 커다란 폐해는 현재도 평생을 전쟁만 하고 사는 이슬람인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지며 3권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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