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어 2 줄리애나 배곳 디스토피아 3부작
줄리애나 배곳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항상 빛을 따라가렴. 네 영혼을 따라가렴.네 영혼에 날개가 있기를.

너는 내 길라잡이야."

 

 

줄리애나 배곳이 그리고 있는 디스토피아의 세상은 아름답지 않다. 선택받은 자들만이 대폭발에서 살아남았고 그들은 '돔'에 살고 있다. 그리고 돔 이외의 바깥 세상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무언가와 융합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얼굴에 흉터가 있거나, 화상이 있거나, 무언가와 융합된 모습이다. 그리고 그렇게도 살아남지 못한 사람은 짐승이나 땅과 융합되어 살아간다. 인간의 생명이란 그렇게 질기고도 모진 것이다. 그런 '바깥 ' 세상에서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려고 몸부림친다. 대폭발시에 거울 파편이 몸에 박혀도, 플라스틱 파편이 몸의 일부가 되어도, 아기와 융합되어  평생을 짐처럼 떠안고 살지라도, 새가 등에 박혀 살지라도, 동생의 몸과 융합되어 평생을 업고 살지라도, 인간은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가는 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그들의 삶은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으로 처절하게 살고 있었다.

 

 

돔에 살고 있는 '퓨어' 패트리지가 '바깥' 세상에 왔다는 소문은 나오는 문이 있다면, 들어가는 문이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혁명군에 잡혀간 페프레시아는 자신을 뜬금없이 장교로 승진 시키고 , 퓨어를 도와 어머니를 찾아오라는 명령을 받게 된다. 그리고 프레시아의 눈동자에는 도청 장치를 머리에는 폭파장치가 심어지게 된다.  프레시아를 처음 본 순간, 프레시아에게서 느껴진 선한 기운으로 도와주고 싶었던 등에 동생 헬머드와 융합된 '헬 캐피턴'의 도움으로 다행히 패트리지 일행을 찾게 되는데...

 

 

브래드웰은 패트리지가 바깥 세상으로 나오는 과정을 들으며 ,처음부터 패트리지가 돔을 나오게 된 것이 바로 '돔'의 계획이란 사실을 간파해낸다. 모든 과정을 '돔'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도, 그런 와중에 아이와 융합된 마을의 여자들에게 습격을 받고 '선한 어머니'라 불리우는 사람과 모종의 거래를 하게 된다. 조건은 패트리지의 '손가락 한개 절단하기'

 

 

브래드 웰과 패트리지, 프레시아, 엘 캐피턴은 우여곡절 끝에  어렸을 때부터 부르던 동요와 단서가 어머니가 남긴 단서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어렸을 적의 기억에 의존하여 어머니와 재회하게 된다. 그리고 '돔'의 탄생 배경과 아버지의 진실, 음모를 알게 되는데, 죽었던 '세지 형' 이 무장한 군인으로 나타나고 이들의 짧은 재회는 형과 어머니의 죽음으로 끝난다.

 

 

 "하늘이 멍들었구나. 폭풍우만이 그걸 낫게 하겠지."

 

 

지구는 오염되고 식수는 마실 수 없게 되고  방사능 오염에 대한 우려와 대폭팔이 일어날 것을 예견하여 '돔'을 창설하였다. 그러나 문제는 '돔'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었고 '돔' 역시도 한계에 다다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1권에서는 언급하지 않았던 문제들이 2권에서는 속속들이 인류가 떠안고 있던 문제들을 부각시키면서 수면 위로 존재를 드러낸다. 지배층과 피지배층이 생겨날 수 밖에 없었던 배경과  고도화된 테크날리지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지만, 모든 것이 기계화된 세상. 기계화된 문명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사람들의 미래는 희망적이지 않다. 그러나 소설속의 주인공들은 그런 디스토피아 세상속에서도  살기 위해 투쟁하고 살기 위해 사랑한다. 어머니와의 짦은 재회에서 어머니는 패트리지에게 "싫다고 말할 권리, 옳은 것을 위해 반대할 수 있는 권리" 를 남겨주고 싶었다고 한다. 디스토피아 세상에서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자유'라는 권리는 아마도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단 하나의 끈이 아닐까 한다. 이들의 삶은 그래서 계속된다. 비록 하늘에서 검은 재가 내리고 돌아갈 집이 없을지라도...삶은 계속 된다. 우리의 삶이 고통속에서 더욱 단단해지고 성숙되듯이 패트리지와 프레시아의 길고 긴 여정 끝에는 부디  밝은 태양이 빛추기를 소망해본다.  이 책은 디스토피아 3부작의 1권으로, 앞으로 2권 『퓨즈(Fuse)』, 3권 『번(Burn)』이 각각 2013년, 2014년 발표될 예정이다. 숨가쁜 전개와 놀라운 상상력에 감탄하게 된 『퓨어』였다. 다음 시리즈를 손꼽아 기다리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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