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홍의 사람공부 - 사람이 기적이 되는 순간 정진홍의 사람공부 3
정진홍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인류 최초로 대기권 밖을 여행한 구 소련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은 한눈에 보이는 지구를 내려다보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 " 하늘에 신은 없었다."

 반면에 아폴로 12호를 탑승했던 미국의 우주비행사 제임스 어윈은 이렇게 말했다지요.

"저 멀리 지구가 오도카니 존재하고 있다. 이처럼 무력하고 약한 존재가 우주 속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신의 은총이라는 사실을 아무런 설명없이도 느낄 수 있었다."

 

 

차동엽 신부님의 「 잊혀진 질문」에서 이 구절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던 이유가 똑같은 세상을 바라보지만, 긍정적인 사고와 부정적인 사고의 차이는 이렇게 삶의 많은 부분을 전혀 다르게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같은 세상을 살아도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아주 많은 차이를 보일 거란 생각이 든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내  아이에게 바라는 부분은 더도 덜도 아닌 " 삶에서 감동을 느끼는 아이"로 자라주기만을 바란다. 다행인지 모르지만, 아이들은  민들레 홀씨가 날리는 모습에서 홀씨가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을 본다. 어제는 작은 아이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칭얼대길래 소파에 누워서 같이 『정진홍의 사람공부』를 읽었다. 고작 유치원생인 딸아이는 가만히 듣고 있다가 하얀 것이 종이요, 검은 것이 글씨라고 생각했겠지만, 책을 읽어주면서 나는 그 안에 '감동' 이란 씨앗이 아이의 가슴에 심어지길 바랬다.  점점 삶의 양지가 되는 단어들은 사라지고 상대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는 단어들이 난무하고 있는 세태에 의지하게 만드는 마지막 학문이 있다면, 인문학이라 말하고 싶다. 순수, 의리, 사랑, 용서, 화해, 기적이라는 단어들을 다시 살려내는 학문 또한 인문학이다. 『정진홍의 사람공부』은 그런 인문학이었다. 삶의 양지와 같은 책, 잊었던 감동을 다시 살려주는 기적의 책이다.  

 

 

지난 2월 68세를 일기로 떠나신 故 강영우 박사님 편지를 통한 울림으로 시작하여 ' 삶이 기적이고 사람이 기적'이라는 명제를 바탕으로 우리의 삶 곳곳에 기적을 일으키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있다. 아무리 물질문명이 발달이 되었다 하더라도 그 문명을 이루고 있는 것조차 사람이다. 기적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저자는 기적이 아주 가까이에 있으며 사람이 존재하는 이유는 날마다 기적을 만들고 그것을 나누는 것에 있다고 한다. 책에는 그야말로 감동적인 이야기들로 꽉 차 있다.그 중에서도 나의 눈시울을 촉촉하게 만든 사람은 '하춘화'의 이야기였다.  만 6세에 데뷔한 최연소 음반을 낸 가요신동이자 지금까지 총 136장의 앨범과 8400여회의 국내외 공연기록을 가진 최다공연기록 보유자이기도 한 그녀의 삶 뒤에는 아버지가 있었다. 그녀는 39세에 대학에 편입해 2006년 8월에 성균관대학교에서 현대 대중가요의 역사를 주제로 한 논문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여 우리나라 최초의 박사학위를 소지한 현역 가수가 되었다. 그녀가 올곧이 한 길을 걸을 수 있는 데에는 아버지의 힘 때문이라고 하는데 , 하춘화가 데뷔할 때는 대중문화 가수를 딴따라라고 업신여길 때라고 한다. 지금도 만 6세에 가수데뷔를 시킨다고 하면 ' 몰상식한 부모라든지 어린아이를 내세운 돈벌이"라는 비난을 할 지도 모르겠다. 하춘화의 아버지도 그 숱한 비난을 들었어야 했다. 지금  나이가 들어 딸로서 아버지에게 그 비난을 어떻게 견뎌냈냐고 묻자 늙은 아버지는 " 그땐, 누가 뭐라고 해도 안 들리고, 안 보이더라 ,너를 최고로 키우겠다는 생각에 홀려 있었나보다."라고 한다.

 

 

 

자네 , 기적을 보고 싶나? 그러면 스스로 기적이 되게나 !

(You want to see a miracle, son? Be the miracle!) 

 

 

부모가 되고 보니 세상을 더욱 넓게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자신의 삶보다 자식의 삶을 먼저 생각하지만 , 아이에게 물려 줄 수 있는 자산은 "세상을 지혜롭게 바라보는 눈"이 아닐까  한다. 세계적인 인물들 중에 15퍼센트만이 유복하고 평온한 가정 출신이었고, 나머지는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저자는 부모는 자식에게 도전과 응전의 정신, 그 가치만 가르치면 된다고 한다. 그 안에 '기적의 씨앗'이 심어있다고.....  故 강영우 박사나, 숱한 역경과 고난을 이겨낸 'ET할아버지' 나 , 클린트 이스트우드나 죽음의 고비를 숱하게 넘기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빠삐용까지 모두 하나같이 긍정적인 사고 즉 '기적의 씨앗'을 가지고 있었다. 이 책에 실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보면 눈빛이 맑아지기도 하고 촉촉해지기도 하고,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도 생기기도 한다.  일상이 주는 소소함에서 아름다움을 스캔할 수 있고 ,  인간의 본성 깊숙한 곳에 자리한 지혜의 알곡을 골라내는 방법을 배우고  세상 만물과 소통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이미 예전과 같지 않은 풍요와 아름다움을 누리게 될 것이다. 삶의 양지 같은 책 『정진홍의 사람공부』는 모두에게 좋겠지만, 부모에게 더욱 도움이 되는 책으로 여겨진다.  

 

마음의 수행이란 긍정적인 생각을 키우고 부정적인 생각을 물리치는 일입니다. 진정한 내면의 변화와 행복도 바로 긍정을 키우고 부정을 물리치는데서 옵니다. -달라이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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