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formation 女
하라 켄야.무사시노 미술대학 히라 켄야 세미나 지음, 김장용 옮김 / 어문학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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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메이션 (ex-formation)이란, 어떤 대상에 대해 알게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얼마나 모르는지에 대해서 알게 하는 것으로서의 소통의 방법이다.

 

책이 조그마하다. 겉표지는 꽃무늬가 가득한 것이 봄처럼 산뜻함을 선사해주는 책이다. 그러나 책을 펼치면서 의아함 가득한 사진들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주제는 여女 인데 익히 느끼고 있던 미美적인 기준과는 전혀 다른 女의 오브제이기 때문이다. 책을 통해 보여주는 女는 현대 사회에서 여성의 모습이 아니라 현재 여성이 가지고 있는 여성성에 대하여 신선한 상상력을 제공해주는 것에 목적이 있다. 남녀의 역할이 동등해지고 과거 여성이 성으로서의 차별을 받아왔지만 , 현재는 '역차별'이 문제가 되는 상황에 까지 이르렀다. 이른바 모계사회(母系社會)로 돌아가고 있다는 말은 불안정한 수컷으로부터 안정된 암컷이 사회의 주도권을 확보하게 시작한 것도 과거 증식의 목표가 아닌 환경의 변화로 인해 생물학적 측면에 따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女’에 대한 신선함이 넘치는 상상력,
이번 엑스포메이션 프로젝트의 새로운 테마는 ‘女’다!
하라 교수와 무사시노 미술대학의 15명의 세미나생들이 만든 기발하고 엉뚱한 작품들의 세계

 

오카자키 유카는 다양한 임산부들을 통해 여성에게 '임신'이 갖는 복잡하고도 섬세한 측면을 픽션이라고 하는 사실에 의해서 일시적으로 알기 쉽게 함과 동시에 , 나라고 하는 개인을 여자의 전형으로 변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한다. 임신이라는 현상을 감추고 있던 여성의 생물학적인 현상을 겉으로 노출시키는 기간이다. 여기에는 그 어떤 것도 개입할 수 없는 신비한 생명의 구조가 가시적인 형태가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가와고, 가와나, 후지이 이 세사람은 무기의 표면에 작음 꽃모양의 무늬를 입히는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꽃무늬 모양'이라는 여성 취향의 상징에서 전쟁의 리얼리티를 느끼게 해준다고 하는데 사실 나는 아무 느낌이 없는거 보니 예술적인 감각이 없는가보다 ^^;;

미사일에 꽃무늬를 입히고 , 총탄에 꽃무늬를 입히고 슈류탄과 총알에도 꽃무늬를 입혔다. 이렇게 하는 것만으로도 지구에 평화가 찾아올 것 같은 착각을 잠시 ^^;;

 

 

오카쿠라 텐신은 "만일 인간에게 '꽃'이 없었더라면 삶과 죽음에 있어서 필시 인간은 어려움이 따랐을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꽃'만이 갖는 그런 특별함이 결국 삶과 죽음을 지탱해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꽃과 여성, 생과 사라는 주제를 통해 심미적인 감동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바로 꽃으로 만든 두개골 그림이다.

 

이외 많은 그림에서 여성이라는 본질에 다가가게 하는 시도를 느낄 수 있다. 엑스포메이션이란 어떤 대상물에 대해서 설명하거나 알리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모르는지를 알게 하는 소통의 방법이라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을 전환하여 우리가 틀림없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그 근원으로 되돌려 그것을 처음 접하는 것처럼 새롭게 음미하는 시도라고 한다. 현대사회는 정보화시대라고 한다. 더 사실적으로 말하자면 지식융합사회이다. 과거와는 다르게 창의성을 추구하는 시대이다보니 같은 사물을 보더라도 독창성을 요구한다. 외형만 포장했던 디자인이 아닌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 근원적 물음과 복합적인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어야 한다. 그 점에서는 책이 주는 발상과 신선함은 독특하고 재미있다. 사물을 바라볼때 내가 생각하는 예술은 어떤 일을 하든지 결과가 아름다우면 무조건 예술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잠자고 있는 예술성을 일깨워 삶의 곳곳에 감추어진 근원성에 다가가야 한다. 예술이란 어쩌면 친숙하고 재미있는 행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남겨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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