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기엔 아까운 여자 나이 들수록 아름다운 여자 - 서른과 마흔 사이 여자가 준비해야 할 5가지 인생철학
사라 브로코 지음, 이은선 옮김 / 북하이브(타임북스)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누구도 마흔이 될 때까지 이 복잡한 세상을 알지 못한다.

-윌터 피트킨-(미국 심리학자)

 

 

어릴 적의 나는 무척 조용한 아이였다. 융통성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지만 어른들의 말을 마치 하나님의 말처럼 여겼다.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큰일나는 줄 알았던지라 지금도 어른들의 말을 잘 섬긴다. 그리고 그게 인생관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내 인생은 굴곡을 그리 많이 겪지 않았다. 인생의 가장 큰 변곡점일 수 있는 결혼도 처음 만난 사람과 사랑하였고, 지금까지 아낌없는 사랑을 보여주는 남편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참 이상한건 고등학교때 늘 몰려다니던 4인방 친구들이 모두 나처럼 살고 있는 거 보면 친구는 끼리끼리 만난다는 게 맞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찌 살면서 슬픔이나 고통을 느끼지 않고 살았을까. 이제 불혹을 앞두고 내 인생의 가장 큰 슬픔을 떠올려보면 아마도 그때이지 싶다. 늦은 나이에 첫아이를 낳았을 때이다. 산후조리원에 장염이 유행하는 바람에 신생아들이 모두 집단 장염에 걸린 것이다. 자그마한 아이를 병원에 데려갔을 때 아이가 너무 작아 혈관을 찾을 수 없다며 신생아 집중치료실에 아이를 들여보냈을 때 울지 않으려고 해도 눈물이 계속 흘러내렸다. 마치 아이와 나사이의 병실문이 영겁의 느낌이었다. 병실 밖에서 고통으로 황량한 뜨락에 민들레가 피고 새싹이 돋듯이 아이가 그 고통을 이겨내기를 얼마나 간절히 빌었던가.. 그때가 내 인생의 가장 큰 슬픔의 기억이다.

 

 

겁쟁이는 사랑을 드러낼 능력이 없다.

사랑은 용기 있는 자의 특권이다.

-마하트마 간디-

 

 

언제부터인가 나이를 세는 것을 잊어버렸다. 사실 서른 다섯이후로 나이를 세어본 적이 없다. 그냥 세월에 몸을 맡기고 흘러온 기분이다. 남들은 출산과 육아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도 하는데 이제껏 쉬어본 적이 없어서인지, 바쁘게 살면서 지내는 지금도 결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인지 나이가 드는 것에 두려움은 없다. 사실 마흔이 되길 은근 기대하고 있었더랬다. 마흔에는 무언가가 다른 삶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하지만 마흔이 되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불혹의 사전적 의미가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되었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말의 뜻은 그만큼 세상의 유혹이 많아지는 나이라는 뜻이다. 다르게 표현한다면 불혹에 자신의 중심이 없으면 그만큼 살기 힘들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여성나이 마흔에는 여성의 매력으로 보나, 사회적인 위치로 보나 불안한 시기를 격게 된다고 한다. 40~50대가 예전 같으면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가족의 존경을 받는 나이겠지만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중년의 삶은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무척 팍팍하다. 그래서인지 최근 우울증에 시달리는 중년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여성은 특히 마흔이 되면 매력이나 성적능력, 젊음, 심지어 창의력마저 끝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두려움은 대체적으로 사회적 통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사라 브로커는 심리치료사로 여자들이 마흔을 끔찍한 숫자로 여기며 그토록 나이 먹는 걸 두려워하는 이유를 밝히며, 마흔의 분수령을 지혜롭게 극복한 여자들의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들려준다. 저자는 여자에게 있어 마흔은 자신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나'라는 유일무이한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좀 더 심층적으로 이해한 다음에라야 사회에서 전하는 메시지와 심장의 외침을 서로 분리하고, 강박에서 벗어나 현재 모습을 받아들이라고 한다. 그러려면 다섯 가지 인생철학, 우아함과 유대감, 성취감 그리고 믿음이 필요하다고 한다.

 

 

인생의 분위기는 언제나 선택하기 나름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이야기의 알맹이를 결정하는 사람은 바로 자기자신이다 . -p282-

 

 

유방암을 앓은 300명의 간호사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가까운 친구가 없는 사람이 친구가 열 명이상인 사람보다 사망률이 네 배나 높았다고 한다. 사람은 태어나자마자 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밖에 없는 존재이다. 타인과 마음을 나누고 생각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이 걷잡을수 없는 방향에 흘러갈 때 균형잡힌 시각을 제시하여 준다.

그리고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은 글귀가 있다. "나는 아이보다 날 더 사랑한다." 라는 글귀이다. 친구들 모두 아이를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는 엄마의 모습으로 변해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나'의 인생이지 누군가나 '나'의 인생을 대신 살아주거나 '나'를 대신하여 아파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보다 '나'를 사랑하게 될 때 아름답게 나이드는 비결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름답게 나이드는 비결 그것은 바로 '나'를 사랑하는 것이다. 나를 사랑하는 연습이 깊은 내면에 흘러들어 퇴적된 지층처럼 나의 한층위를 이룰 때 아름다운 나를 만나게 되리라.......

*나이듬의 미학과 눈부신 인생 후반부의 시작을 위하여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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