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뇌 - 당신의 뇌가 정보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법
토르켈 클링베르그 지음, 한태영 옮김, 정갑수 감수 / 윌컴퍼니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우리의 뇌는 얼마나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을까?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전문가의 연구대상이었던 뇌가 이제는 21세기 인류에게 가장 흥미로운 화두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그래서인지 21세기는 생명의 시대 혹은 뇌의 시대라고 한다.

 

보통 새벽 5시에 기상하는 편인데 남편은 일어나자마자 페이스북을 확인하는 동시에 음악을 듣고 나는 밥을 하는 동시에 청소기를 돌린다. 그러면서 순간순간 스마트폰을 본다. 한번에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이 늘상이다. 그러다가 커피를 마시려고 전기주전자를 켰는데 전기주전자 안에 물이 없어 주전자를 태우기도 하고, 음식에 간장을 넣는다는 것을 설탕을 넣어버리기도 한다. <넘치는 뇌>에서는 이것이 멀티태스킹 능력을 초과해 사용하였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한다. 이렇게 멀티태스킹으로 인해 허둥대는 모습은 우스꽝스러울지 몰라도 한편으로는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자 정보화시대의 흔한 모습일지도 모른다. 며칠 전에 출근을 하면서 교통사고를 목격하게 되었는데 사고원인은 운전자의 휴대전화 사용 때문이었다. 자동차가 거의 다 부셔질 정도의 처참한 사고였다. 그 안에 탄 운전자는 119에 실려 가긴 하였지만, 차가 거의 휴지조각이 된 상태로 봐서는 심각한 상황이었던 것 같다. 그럼 운전하면서 전화를 하거나 네비를 사용하는 동시에 문자를 보내는 인간의 멀티태스킹능력은 어디까지가 한계일까? 두뇌훈련을 통해 이런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가에 대하여 스웨덴의 인지신경과학자 토르켈 클링베르그 박사가 <넘치는 뇌>를 통해 그에 대한 답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 정보의 양과 복잡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우리의 두뇌는 4만년 전 석기시대 원시인의 두뇌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한다. 크로마뇽인의 뇌가 현대의 정보 홍수를 만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보려면 저자는 주의력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한다.

 

주의력에는 여러 유형이 있는데 저자는 자극주의력과 통제주의력이라는 유형을 살펴보는데 이 두 유형은 계통상 서로 무관한 것처럼 보이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 두뇌에 두 가지 주의력을 통제하는 다른 영역, 즉 다양한 두뇌 프로세스가 있음을 발견한다. 이런 주의력을 결정하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은 저자의 다양한 실험과 연구를 통해 통제주의력과 자극주의력에 대해 각기 다른 병렬시스템에 존재하며, 이는 두 가지 유형의 주의력이 서로 독립적임을 보여주는 여러 심리학 실험결과를 가져왔다. 예를 들면 아주 비싼 물건을 사고 택시를 탔다가 물건을 택시에 두고 내리는 행동에서 보이는 주의는 주의력 상실의 일종으로 ‘이런 현상을 ’무시‘라고 하며 두정엽 주변부가 손상된 탓에 발생한다고 한다. 따라서 두뇌가 정보를 받아들이는 능력에 한계가 있는 것은 주의력의 메커니즘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위에 말한 택시에 비싼 물건을 두고 내리는 행위를 기억할 수 있는 것을 쉽게 말해 ‘작업기억’이라고 하는데 작업기억의 결정적 특징은 용량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앨런 베들리는 작업의식의 정의를 “작업기억이란 언어이해, 학습, 추론같은 복잡한 인지과제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조작하기 위한 임시장소를 제공하는 두뇌시스템이다.” 라고 하는데 이 작업기억은 어느 정도 멀티태스킹을 요구하며, 유동성과 상관관계가 높은 기억과제를 의미한다고 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석기시대 두뇌가 현대의 정보홍수를 만날 때 생기는 여러 가지 문제의 원인을 찾아 분석한 결과 저자는 작업기억의 한계로 보고 있다. 아동기를 거쳐 사춘기가 될 때까지 작업기억의 정보저장 용량은 계속 증가한다. 따라서 성인은 아동에 비해 작업기억이 뛰어나다. 여기에 저자는 멀티태스킹 능력이 여성이 남성보다 낫다는 주장과 좌우 대뇌반구가 여성의 경우 치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하는 주장에 대해서는 속설에 불과하다고 말하며 진화심리학 이론에서는 우리의 지능과 작업기억의 발달이 사회환경과 언어, 복잡한 문화의 발달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많은 정보과 동시다발적 상황,빠른 속도 여러 가지 방해요소 등을 특징으로 하는 정보화사회의 요구로 인해 현대인 대부분이 일종의 주의력결핍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보며 최근 몇 년 새 ADHD(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치료를 받는 아동의 숫자가 급증한 것 또한 디지털화로 인한 인터넷 과다사용이 원인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ADHD(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치료를 대부분이 약물에 의존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저자는 약물에 의한 부작용을 우려하며 훈련만으로도 충분히 작업기억을 향상시킬수 있다고 한다. 인간의 두뇌는 근육을 계속 사용해야 약해지지 않듯이 뇌를 훈련하는 것으로 주의력결핍장애를 치유할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주의력 결핍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요구와 능력간의 불일치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하며 전두엽과 두정엽의 특정영역은 정보의 양에 한계가 있으며 두 가지 이상의 정보가 동시에 유입되면 상당한 부담을 준다고 한다. 그러나 정보의 양과 스트레스 호르몬 사이에는 단순한 연관성은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자극과 정보에 대한 욕구는 충족시켜야 한다고 한다. 저자는 주의력결핍에 시달리지 않으려면, 정보요구와 작업기억 능력이 평행상태를 유지할 때 ‘몰입’ 할 수 있다고 한다. 뇌가 몰입할 때 현대의 넘치는 정보와 환경을 통제할 수 있게 되면 뇌의 과부하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하는 일을 재정립해서 능력을 키우는 것은 우리자신의 몫이다. 현대인의 과잉정보에 노출되어 한 가지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다면 주의력결핍에 시달릴지 모르니 지금이라도 잠시 멈추고 명상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한다. 가만 생각해보니 오늘 하루 뇌를 사용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던 것 같다. 현대인의 뇌, 잠시 쉬어줄 필요도 있을 것 같다. 멀티태스킹에 익숙하다보면 한가지 일에 점점 더 몰입하기가 힘들어 지는 것은 어쩜 자명한 이치인 것 같다. 한가지에 몰입한다는 것이 이제 힘든 시대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뇌를 위해서라도 '몰입' 하는 연습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선 매순간 정보를 확인하는 버릇은 원초적인 수준의 기회와 위협을 처리하는 데 관계된 도파민 호르몬의 분비를 유도해 ‘중독’에 이르게 한다. 도파민으로 인한 흥분이 가라앉으면 이번에는 지루함이 밀려들며 금단증세가 나타난다. 따라서 정보에 대한 갈증이 더욱 커지게 된다. 산만함으로 인한 피해도 적지 않다.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이 사고를 유발하듯, 멀티태스킹이라는 ‘환상’은 집중력과 창의성을 저하시키고 인간적인 생활을 파괴한다. 한마디로 정보의 바다를 헤매다 망각의 바다에 빠지는 격이다.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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