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거 게임 헝거 게임 시리즈 1
수잔 콜린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의 미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핑크빛 유토피아를 희망하지만 인간의 욕망을 바탕으로 미래를 점쳐보면 안타까운 미래의 모습이 그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자본주의의와 수반되어지는 물질만능주의라는 모토가 깨어지지 않는 한 미래의 소득불평등에 의한 불행은 자명한지도 모르겠다. 과거에 존재하였던 절대군주의 시대는 갔지만 , 인간의 생존과 직결된 경제적 부를 가지고 막강한 권력을 자랑하는 경제권력이 세계를 지배하고 하고 있다. 그럼 다시 독재국가가 오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지 않을까? 그런 상상력을 바탕으로 탄생한 독재국가를 이 책 <헝거게임>에서는 '판엠'이라고 한다.

 

 

판엠의 중심부에는 '캐피톨'이라는 이름의 수도가 있고, 모든 부가 이곳에 집중되어 있다. 주변에 있는 구역의 주민들은 먹을 것이 없어 야생짐승과 다름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주인공 캣니스는 12구역에 산다. 오래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하여 생활능력을 상실한 어머니와 나이 어린 동생을 먹여살려야 하는 소녀가장이다. 12구역에 배급되는 음식을 받지 못할 때는 사냥으로 먹을 것을 구해야 했기에 다른 소녀보다는 빼빼하지만, 오랜 수렵생활로 민첩함과 남다른 지구력을 자랑한다. 판엠에서는 해마다 12개 구역에서 각기 두명을 추첨하여 뽑아 '헝거 게임'을 진행하는데 단 한명의 생존자가 남을 때까지 경기는 계속된다. 어찌보면 <베틀로얄>과 비슷한 내용이지만, 배틀로얄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배틀로얄>은 3일간 무인도에서 친구들끼리 실제로 서로를 죽이는 서바이벌 게임을 벌여 최후의 생존자만이 살아 돌아갈 수 있는 내용의 영화로 개봉 당시 극단적인 설정과 청소년들의 잔인한 살해 장면 때문에 학부모단체, 시민단체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쳐 뜨거운 논란을 일으켰었다. 그러나 <헝거 게임>은 사회가 가지고 있는 속성들을 면밀하게 파헤치며 십대 소년 소녀가 서로 죽이는 모토는 같지만 인간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욕망을 고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질적인 차이점을 보인다.

 

 

"헝거 게임'의 추첨에 동생 프림이 불리자, 놀란 캣니스. 어린 프림을 차마 헝거 게임에 보낼 수 없었던 캣니스는 프림대신 자원하게 된다. 헝거 게임은 판엠의 시민들이 광분하는 프로그램으로 서로 죽고 죽이는 게임을 생중계하여 보여준다. 따라서 헝거 게임에 참여하는 참여자들은 대중 스타 못지 않은 치장을 하고 , 스폰서들에게 인기를 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헝거게임은 게임의 의미만이 아니라 대중 오락게임 같은 인식으로 판엠의 국민들 모두가 즐기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국민들은 헝거 게임의 승자를 예측하기도 하고 스토리를 부여하여 광분하기도 하고 출연자들의 외모에 관심을 갖기도 하는데, 출연진들은 거의 대중스타와 다름없는 대우를 받는다. 가난한 구역의 아이들이 난생 처음 호강아닌 호강을 해보는 것이다. 며칠 뒤에는 서로 죽여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캣니스는 게임에서 죽을 자신들에게 열광하는 시민들의 열기가 자못 못마땅하지만, 게임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 엄마와 동생 프림,둘만 생각하면 캣니스는 꼭 살아남아야 한다.

 

"경기장 안으로 들어간 후에도 난, 그들 때문에 변하고 싶지 않아. 내가 아닌 다른 어떤 괴물로 날 바꿔 놓는 그런 거 말이야."

 

 

이렇게 이 소설은 소득불균형이 가져온 미래사회의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주기도 한다. 판엠에서의 호화스럽고 사치스러운 생활과는 달리 12구역에서 캣니스의 삶은 당장에 먹을 것이 없어 쓰레기통을 뒤지고 그래도 먹을 것을 찾지 못해 토끼를 잡아먹어야 하는 삶이다. 부가 지배하는 세상과 가난에 익숙해져 있는 세상은 서로 공존할 수 없다.지배와 복종만이 있는 세계이다. 지배계급의 잔인함은 복종하는 이들, 즉 가난한 이들 속에서 십대 소년 소녀를 차출하여 서로 죽이게 한다. 이와 같은 설정은 인류사에서 지배계급의 잔인성에 대한 모습이다. 인간의 사회적 욕망이 얼마나 잔인성을 띠고 있었는지에 대해서 경종을 울리기도 한다. <헝거 게임>은 이렇게 잔혹하고 독단적인 어른들에 의해 가없이 희생되는 약한 아이들의 모습에서 사회적으로 강자와 약자의 모습을 비유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꿈꾸는 미래사회의 모습을 유토피아로 만들 것인지, 디스토피아로 만들 것인지 선택하는 것은 바로 어른들의 몫이다. 따라서 이 책은 가학적인 오락과 TV프로그램에 중독되어 있는 현대인들에게 적지 않은 경고를 보낸다. 총 3부작으로 되어있는 <헝거 게임>의 후속편이 무척이나 궁금하다. 최근 영화로도 개봉되었다고 하니, 아니 볼 수 없을 것 같다.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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