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번째 아이 - 제12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48
이은용 지음, 이고은 그림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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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전쟁이다.

지나치게 일찍 일어나 공부하는 큰 아이는 자신이 정해놓은 시간에 일어나지 못해 집이 떠나갈 듯이 울어 제끼고, 큰아이와 달리 항상 늦잠을 자는 작은 아이는 더 자고 싶어 울고불고 한다. 전혀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는 두 아이를 보며 항상 둘을 믹스해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한다. 딱 중간인 아이면 완벽할 텐데 하고....

큰 아이는 지나치게 완벽주의자라 , 엄마 입장에서는 피곤하다.

작은 아이는 지나치게 활달해서 어디로 튈지 몰라 불안하다.

신학기 들어서 새로 사준 책<열세번째 아이>를 읽어주었더니 아이들이

"엄마는 어떤 아이를 원하세요?" 묻는다.

 

 

책을 읽으면서 오래 전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A.I>가 떠오른다. 먼 미래에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부부가 점점 늘어가면서 감정이 있는 로봇이자 키울 수 있는 로봇, 말동무가 가능한 로봇을 사람들이 원하자 감정이 있는 최초의 로봇, 데이빗이 탄생된 이야기다. 이 책의 주인공 시우는 로봇을 만드는 엄마에게서 태어났다. 물론 시우는 로봇은 아니지만,엄마의 주문에 의해 맞추어 태어난 아이다. 따라서 로봇초럼 엄마의 통제를 받으며 자란다. 시우가 사는 세상은 2070년 , 로봇이 친구이자 모든 시중을 다 들어주는 시대이다. 로봇을 연구하는 엄마 덕에 시우의 방에는 최신형 로봇이 넘쳐난다. 시우는 자신과 늘 함께하는 로봇에 싫증이 나고 , 엄마와 아빠가 사랑해서 낳은 아이가 아니라 엄마가 만든 로봇과 다름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머리는 짙은 갈색으로 해주세요. 뭘 할지몰라 갈팡질팡하는 성격은 딱 질색이예요.

 냉철하게 해주세요.마음이 약해 빠져서 뭘 할 수 있겠어요.?"

 

 

그렇게 해서 태어난 맞춤형 아이 NO.13 열 세번째 아이가 바로 시우다. 그리고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로봇 레오가 친구로 온다. 엄마의 신개발 최신 로봇이다.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로봇 레오를 보며 자신보다 더 사람같은 행동을 하는 레오를 보며 당황한 마음이 든다. 마치 사람처럼 미안하다는 말도 술술 잘하고 위험에 처해있는 친구를 구해주는 등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자신보다 더 사람같은 로봇 레오, 시우는 그런 레오를 보면서 자신의 존재 역시 로봇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는데, 맞춤형 아이가 인기를 끈 이유는 '첫 번째 아이' 인 김선이 어린 나이에 최연소 노벨상을 받아 더욱 인기가 많아졌다. 그러나 자신의 아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버리는 부모들이 생기게 되자, 맞춤형 아이 프로젝트에도 위기가 찾아온다. 엄마의 로봇 연구는 로봇의 인권문제까지 거론이 될 정도로 난항을 겪게 된다.

 

로봇 레오는 시우를 기억할 때마다 가슴이 뛰는 감정을 느낀다고 한다.

시우는 레오가 기억하는 것은 가슴이 아니라 감정칩에 입력된 것을 기억하는 것뿐이라고 한다.

 

그러나 최연소 노벨 수상자이자 모든 사람이 성공했다고 믿고 있던 주인공 김선 박사의 자살로 인해 시우는 패닉상태에 빠지게 되고 자신의 정체성의 혼란을 겪던 중 몰래 보게 된 자신의 프로젝트를 보고 충격에 빠진다. 그리고 그런 시우를 걱정해주는 이는 엄마가 아닌, 바로 로봇 레오였다. 그러나, 감정 로봇들의 바이러스 감염으로 초유의 반환사태를 맞고 레오는 경찰에 쫓기는 상황이 된다. 쫓기는 레오와 같이 손을 도망가는 시우. 처음으로 마주 잡은 손의 감촉은 둘의 사이를 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된다. 시우는 처음으로 감정이라는 것이 가슴으로 뛰는 기억을 가지게 되고 , 레오는 잠시나마 시우의 기억을 간직할 수 있었다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

 

기억과 감정이 없다면,

내 행동에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내가 세상에 존재할 이유가 없다.

나는 단순한 기계로 살고 싶지 않다.

 

 

천문학적으로 발달하고 있는 과학문명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열 세번째 아이>가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성적 위주의 사회, 무한 경쟁의 사회속에서 아이들에게 부모가 바라는 것은 점점 사랑과 애정이 아닌 좋은 성적과 스펙쌓기이다. 나노 기술로 개발 된 자기 복제 기계속에서 우리의 미래라는 그림은 인간의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현실가운데 과학기술에 의존하여 맞춤형 아이가 탄생할 수 있다는 가설은 어쩌면 공상이 아니라 현실이 될 지도 모르는 미래이다.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은 빠짐없이 읽어보았는데 이번에 <열세번째 아이>는 아이들보다 오히려 내가 더 재미있게 읽은 것 같다.

 

참, 어떤 아이를 원하냐구?

비록 허점투성이라도 남을 사랑할 줄 알고,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지 않아도 자신을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그런 아이로만 커다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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