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니 세계사 - 역사의 운명은 우연과 타이밍이 만든다
이성주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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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운명은 우연과 타이밍이 만든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일까. <아이러니 세계사>를 다 읽고 느낀 것은 역사의 진실의 유무를 떠나 우리는 기록된 역사를 진실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역사를 봐도 그렇고 기존의 역사관이 승자의 기록이라는 사실은 어느 정도 인정한다면 그 이면에 숨겨지거나 알려지지 않은 역사는 아마도 무궁무진 할 것이다. 게다가 지금까지의 승자는 바로 남성중심의 역사관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아주 충실하게 이 두가지 조건을 충족시킨채 흘러와 역사가 되었다. 그래서인지는 모르나 <아이러니 세계사>를 읽으면서 깔깔거리다가도 , 무릎을 탁 치며 놀라웠다가도 숨겨진 역사속의 아이러니함에 의아함의 연속으로 읽은 것 같다. 그리고 왠지 사람마음이란 게 뒷담화나 야사에 더 끌리는 것이 인지상정( 나만 그런가?)이 아닐까?

 

역사책에는 미켈란젤로가 그린 그림의 영광만을 말해주지만 , <아이러니 세계사>는 다르다 . ㅋ~사실 그림의 영광 이면에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시대적 상황이나 사회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중세시대에는 그림이 권력과 결탁한 예술의 의미가 더 강했기때문에 교황의 권위와 바티칸의 위상까지 추락했던 혼돈의 시기에 권위를 세우기 위해서 미켈란젤로에게 벽화를 의뢰하지만, 미켈란젤로가 모든 출연진들을 올누드로 그린다고 하자 반대가 심하였다. 이에 총대를 메고 반대를 표명한 남자 치아지오 다 체제나에게 미켈란젤로는 확실한 보복을 하는데 ..지옥도 대장으로 치아지오를 그려넣었다. ^^

 

과학자의 난제를 한방에 해결한 아내의 "요리해 버려" 라든지, 카사노바가 바람둥이 이전에 꽤 나름대로 유식했으며 책도 쓴 적이 있으며, 왕의 곁에서 일한 적이 있다는 사실과 법학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고, 성직에도 입문하여 하나님의 종으로 살았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다. 명상의 시간을 위해서인지 게을러서인지 늦잠을 자는 습관이 있었던 데카르트가 이 낮잠으로 인해서 죽게 된다는 사실도 아이러니하지만 손에서시가를 놓지 않았던 처칠의 시가사랑으로 말년에 그는 불행했다는 사실, 과학 연구에 매진하느라 자신의 건강도 돌보지 않았던 퀴리부인이 하필이면 '사랑'때문에 나라의 영광인 노벨화학상을 받고도 전 국민에게 손가락질을 받아야 했다는 것도 아이러니하지만, 반바지를 착용했다는 이유로 애국 소녀 잔다르크가 화형당했다는 사실과 더불어 ,

 

중세 시대, 성을 지을 때 꼭 필요했던 재료가 바로 '처녀의 뼈" 였다는 사실은 어안을 벙벙하게 만든다. 처녀로 죽은 여자의 뼈를 백골이 말려서 성벽 사이사이에 박아 넣으면 그 성은 천하무적의 성이 된다고 믿었다. 당시에는 이 믿음이 절대진리여서 성이 함락되면 그 처녀가 처녀가 아니었다고 .....ㅠ.ㅠ 예나 지금이나 처녀에 대한 집착이란...... 대학살과 공포정치로 많은 사람을 죽인 학살자이자 폭군으로 유명한 스탈린은 암살을 두려워해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를 만들었고, 혹시 모를 경호원들의 배신을 걱정해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 생활하게 되는데 이 공간이 오히려 스탈린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스탈린과 버금가는 독재자가 바로 니콜라의 차우셰스쿠. 차우셰스쿠가 인구=국력이라는 공식을 들고 나와 루마니아를 생지옥으로 만들게 했는데 중요한 것은 그의 인구정책으로 태어난 아이들이 루마니아 혁명을 일으키게 되면서 사형 당한다.

 

이외에도 아이러니한 역사는 많다. 역사를 읽는 이유는 역사가 주는 교훈으로 어리석은 일을 되풀이하지 않는 데 있다. 역사속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채 자고자대하는 것은 패망의 길이라는 말도 있듯이, 가벼워보이지만 절대 가볍지 않은 아이러니 세계사이다. 2006년 베스트셀러가 됐던 ‘엽기 조선왕조실록’을 통해 대중역사서의 새 전형을 보여준 저자는 이후 역사 속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일들을 꾸준히 소개해왔다. 이른바 승자의 기록이거나 당대 정치권력이 인정한 사실의 기록으로만 역사가 유통되는 것에 반기를 들기 위해서다. 결국 역사란 다양한 시각에서 그 이면의 맥락과 함께 해석하고 받아들여야지만 온전한 교훈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6장으로 엮어서 나온 이 책의 각 장마다 가지고 있는 뜻 또한 그런 역사의 교훈을 되새기게 해준다.

1장“상상력을 가로막는 것은 언제나 대중의 상식이다."

2장 “누구나 인생은 서툴다, 천재도 영웅도”

3장 “신념과 운명은 동전의 양면이다”

4장 “과하면 넘치게 마련이다”

5장 “게임에는 오직 승자가 있을 뿐이다”

6장 “운은 우연과 타이밍이 만든다”

가벼워보이지만 , 절대 가볍지 않으며, 재미로 보나 역사로 보나 아주 재미있는 <<아이러니 세계사>>이다. 과거 딱딱한 역사책을 읽은 역사와는 다르게 이해하기 쉬운 대화체와 사투리는 역사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즐겁게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재기발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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