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사랑 - 심리학자 곽금주, 사랑을 묻고 사랑을 말하다
곽금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책표지 그림을 보자마자 그냥 무조건 읽고 싶었던 책이다. 샤갈의 <<생일>> 인데 그림이 참 재미있지만, 이만큼 사랑에 대한 감정을 잘 표현해 준 그림도 없을 것 같다. 샤갈의 아내 벨라의 생일에 꽃을 들고 찾아가 화병에 꽂는 그 잠깐을 참지 못해 공중부양을 해서라도 키스를 하고 있는 남자. 나는 이 그림을 볼 때마다 이런 사랑의 감정을 느껴본 적이 있던가 ? 하며 부러움으로 바라보곤 한다. 누군가에게는 이렇게 열렬한 사랑이 일수도 있지만 , 나는 그저 사랑을 생각하면 담담해지고는 한다. 아마도 젊지도 가난하지도 않은 중년이 되어버렸기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우리가 만났을 때는 사랑을 노래하기에는 지독하게 가난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니체에 따르면,사랑은 조각가의 돌에 대한 태도에서 유추할 수 있다.돌을 사랑하는 조각가가 돌을 본 순간 위대한 형상이 숨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망치로 내려쳐서 그 속에 있는 것을 드러내는 순간, 그것은 생성이고 창조이다. 또한 그것이 사랑의 잔혹함이고,그 사랑으로 구원이 이루어진다.뜯어 고치는 것,거기서 사랑의 가장 좋은 형태인 우정이 시작된다라고 했듯이 우리의 사랑도 이렇듯 가장 절박한 사랑이었다가, 때로는 가장 위로와 힘이 되는 우정으로 , 니체식 사랑으로 그렇게 만난 것 같다. 스무 살에 만난 우리는 사랑과 우정의 복합체라는 이름으로 만나 지금까지 그런 사랑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가끔은 열렬한 연애를 한 사람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많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십년을 같이 살고 있는 남편에게 불만은 없다. 늘 한결같고 변함없고 다정하고 , 이제는 점점 아들처럼 챙겨줘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제외하고, 점점 젊어지는 단점을 가지고 있는 거 외에는 아주 퍼펙트한 남편이다.

 

이 책은 먼저 남자를 바라보는 여자들의 심리와 사랑에 빠진 여자들의 속내에 대한 이야기를 심리학적인 관점과 동시에 영화나 소설속에 등장한 사랑이야기와 비교하여 사랑을 말해준다. 영화나 소설 속 주인공의 심리와 사랑의 조합은 다소 무거운 이야기가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저자의 설명은 의외로 쉽게 ,풋풋하게 다가온다. 결혼한 사람은 부부관계에 대한 이야기에서 공감할 수 있는 심리를 아직 결혼하지 않은 사람은 연애할 때 느껴지는 감정에 대해 솔직하고도 공감이 가는 이야기들이다.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이었는데 심리학에서는 사랑의 종류를 규정지은 삼각형이론이라는 게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이 부분을 설명해주면서 영화 <해리와 샐리가 만났을 때> 의 해리와 샐리에 대해 심리비교를 해주는데 이성이지만 우정과 같은 사이였던 해리와 샐리가 사랑을 느끼게 되는 과정이 바로 이 친밀감, 열정, 결심을 모두 갖춘 사랑의 삼각형을 완성해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랑의 이름이 '성숙한 사랑'이다. 성숙한 사랑을 하는 커플은 서로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잘 이해하고 있고, 성적 끌림도 있으며, 오래 사랑하겠다는 결심도 있다. 이 세가지 사랑의 조건이 균형잡힌 삼각형을 만들어낼 때 우리는 가장 행복한 사랑에 빠지며, 그 삼각형이 커지면 커질수록 더욱 행복해진다. 예전에 연애를 잘하는 ,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한마디로 '밀고 당기기'를 잘해서인지 남자가 끊이지 않은 친구가 있었다. 근데 요즘 젊은 사람들은 이걸 '밀당'이라고 부르면서 밀당하는 사람이 이제는 젤 싫다면서 '밀당하면 죽여버릴거야" 하는 개그가 있는 거 보면 확실히 사랑도 이제는 디지털이구나 싶다. 사실 밀당을 하는 이유가 바로 이 삼각형의 사랑을 완성해가는 과정이다. 침밀, 열정, 결심의 삼각형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게 되면 후에 찾아오는 것은 이별이 아닐까 ?

 

사람이란 단어의 모양은 사랑이라는 말을 닮아 있고,

살아간다는 단어의 모양은 사랑한다는 말을 닮아 있다.

사람은 사랑으로 이루어진 존재고, 살아간다는 건 사랑하는 일이며,

사랑한다는 건 결국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일이 아닐까.

저자는 진화심리학의 관점을 토대로 하여 사랑의 심리를 말해주는데 사랑에 대한 남여의 시각이 많이 다른 이유는 여자는 한 달에 한 번만 난자가 배란되고, 일 년에 아기를 한 번 밖에 낳을 수 없기 때문에 상대를 신중하게 고르게 되는 이유이고 남자는 기간에 관계없이 정자가 생산되기 때문에 여자보다는 덜 신중한 이유로 성적 가치관에 차이가 나면서 싸우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런 생물학적으로 서로 다름을 인지하는 것으로 사랑을 하라고 조언해주는 것이다. 남여의 차이는 이렇게 생물학적으로 차이가 나지만 남자보다 여자가 유독 외로움을 느끼는 이유는 여자의 관계지향적인 면때문인데 외로움이 심각해지면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 외로움이 나쁜 것이 아니므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가면서 몸에 꼭 맞게 만들어가 그 외로움을 평화롭고 단단한 고독이라는 성숙으로 완성시키면 더 삶이 여유로와질 것이라고 한다.

 

지극히 여성의 시선으로 여성이 느끼는 사랑에 대한 감정들,우리는 사랑일까? 내 사랑은 어떤 종류일까? 나를 정말 사랑하는 걸까? 왜 남자는 싸우는 도중에 "나중에 얘기하자"라고 하는 걸까? 등을 저자 자신의 사랑의 경험과 친숙한 이야기들로 심리분석을 해주기 때문에 재미도 있고 이해도 쉬운 심리학 관점의 사랑이야기이다. 남편이 너무 오래 내 삶에 스며들어 내 사랑은 이미 우정보다 더한 깊은 신뢰로 굳혀져 있다. 짧은 인생을 살았지만 가장 행복하고 잘한 것은 한사람만 사랑하고 결혼한 것이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배우자에 대한 꿈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가끔 나는 미혼인 젊은 여성들에게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냐고 질문하곤 하는데 대부분이 배우자에 대해 막연함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여성들이 꿈을 꾸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성공하길 원하고 잘 살기 위해 꿈을 꾸듯이 배우자도 꿈으로 이루어진다. <<도대체 , 사랑>> 그래도 사랑을 모르겠으나 사랑이야기는 참 재미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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