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CEO 읽는 CEO 1
고두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처럼 시가 간절해지는 때가 없었던 것 같다. 유치원을 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볼 때마다 마음 속에 맴도는 수많은 말들을 차마 내뱉지 못할 때마다, 감성의 메마름을 탓한다. 옛사람들은 산을 볼 때마다 ,자연을 그릴 때마다, 벗과 함께 할 때마다 시를 짓고 시와 함께 한 생활을 하였건만 점점 시가 우리의 삶과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새삼 실감한다. 저렇게 아름다운 산을 보고도 한 편의 시도 떠오르지 않다니 하며 상념에 잠겨있는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가 격세지감에 빠져 있는 내안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김광석의 노래가사는 우리의 인생무상을 너무도 잘 표현해주는 노래라 듣고 나면 고독해진다. 나는 젊은 날에 여느 젊은이들처럼 성공에 목말라 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성공을 잘못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늘 신문에는 참여정부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김화중씨가 유치원에 들려서 "할머니처럼 유치원부터 계속 1등 하면 장관이 되었고 장관이 되면 아주 좋아요"라고 하며 "독일과 미국으로 돈 안 들고 유학가게 되면 장관이 되니. 학교 들어가서 1등만 하세요" 라고 말한 사실이 확인되어 논란이 일고 있다. 우리나라에 성공했다는 사람이 유치원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말은 고작 이런 말 밖에 없는 것이다. 아직도 성적지상주의에 물들어 있는 학교교육은 결국 이런 인재밖에 낳질 못하는 것이다. 큰아이를 유치원에 보냈더니 유치원에서 한글을 가르친다며 쓰기를 시키는 것도 모자라 숙제를 내주기에 유치원을 바꾼 적이 있다. 공부는 가르쳐주지 않고 노는 유치원으로 보내자 큰아이가 선생님에게 한 첫마디는 " 선생님 , 정말 숙제 안내주나요? , 진짜 놀기만 해도 되요? " 하는 것이다. 그리고 졸업할 때까지 큰아이는 원없이 놀았고 지금도 유치원에 대한 즐거운 기억만을 이야기한다. 나는 교육이란 즐거운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생을 가난과 싸워야 했고 계속된 사업실패에 아내에게는 버림받고 사랑하는 아들을 잃고 남은 건 빚더미 뿐인데다, 극한상황에 빠져 정신병원 신세까지 진 후 65세가 되어서야 처음으로 자신의 가게를 낸 사람이 있다. 바로 KFC 매장 앞에 서 있는 흰양복에 지팡이를 걸치고 서있는 노신사의 이야기다. 커넬 샌더스, 그는 "훌륭한 생각을 하는 사람은 많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드물다.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대신 무언가를 할 때만다 그 경험에서 배우고, 다음번에 더 잘할 방법을 찾아냈을 뿐이다. " 이런 말을 남긴다. 만약 복지부장관이 그 날 유치원에 와서 이런 명언까지는 아니더라도 공부는 못해도 괜찮아요, 중요한 건 마음가짐이예요 . 라는 상식적인 말 정도를 해 주었더라면 한 아이의 마음에 적어도 희망이 싹틀지도 모를텐데 말이다.

 

성공이란

랄프 왈도 에머슨

날마다 많이 웃게나,

지혜로운 사람에게 존경받고

해맑은 아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

정직한 비평가들에게 인정받고

거짓된 친구들의 배반을 견뎌내는 것,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다른 사람의 장점을 알아보는 것,

튼튼한 아이를 낳거나

한 뼘의 정원을 개선하거나

무엇이든 자신이 태어나기 전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만들어 놓고 가는 것,

자네가 이곳에 살다 간 덕분에

단 한 사람의 삶이라도 더 풍요로워지는 것.

이것이 바로 성공이라네.

 

이 시는 우리사회가 성공이란 개념이 얼마나 잘못되어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 시이다. 더군다나 한국사회에 뿌리깊은 성적지상주의는 결국 아이들의 도덕성을 타락시키는 결과를 가져왔고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본이 될 사람들조차 유치원에서 1등하면 자기처럼 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진정한 성공이란 '자신이 태어나기 전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만들어 놓고 가는 것'이다. '시 읽는 CEO'는 CEO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어 시를 읽는 이유와, 그 이유를 중심으로 기획된 신개념 자기계발서이다. 저자는 경제신문사 기자라는 비즈니스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으며 또한 시인이기에 스스로에 대한 성찰과 함께 진정한 성공과 행복에 대해 깨닫고 구체화할 수 있는 자기창조의 지혜를 들려준다. 인생의 변곡점에서 지혜로운 선택과 풍요로운 삶을 살기 원한다면 귀기울여 볼만한 책이다. 우리에겐 다름 무엇도 아닌 할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주는 따뜻한 위로의 말이 필요한 때이다. 겨울이 끝나가는 즈음, 시 권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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