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똑똑한 사람들이 헛소리를 믿게 될까 - 이성을 마비시키는 가짜 합리성에 대항하는 논리학 백신
스티븐 로 지음, 윤경미 옮김, 이종권 감수 / 와이즈베리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tvN '화성인 바이러스' 에서는 전혀 일반적이지 않은 독특한 사고를 가지고 있으면 남과는 다른 무언가에 미쳐있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람이 민주공화당총재 허경영과 스스로 우주신과 소통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역술인인 빵상아줌마이다. 이 두사람이 방송에 나와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동조하는 모습을 보며 참 세상이 이상하구나,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과거 허경영처럼 말하는 사람은 방송이나 정치를 할 수 없는 화성인에 불과하였는데 현대에는 오히려 열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 누구도 허경영이 공중부양을 한다고 말하지만 누구도 그가 공중부양을 한다고 믿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은 그들에게 열광한다. 누구도 빵상아줌마가 우주인과 소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빵상아줌마를 보며 즐거워 한다.누구나 허구인줄 알고 있지만 실제라고 생각하는 것을 사회현상의 한 시각 '파타피지컬' 이라 하는데 파타피지컬한 세상에서 파타피지컬에 빠지지 않으려면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무장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 책 < 왜 똑똑한 사람들이 헛소리를 믿게 될까> 를 읽으면 아마도 예방책 정도는 되지 않을까 한다.

 

현 사회의 문제는 이런 화성인이 너무도 많다는 것이다 . 21세기가 되어도, 사람들은 여전히 광신론, 음모론, UFO, 점성술, 뉴에이지 자기계발서, 대체의학, 비합리적인 정치적 열성분자의 주장 등 얼토당토 않는 것들을 믿고 있으며 아직도 광신 집단이 존재하고 있으며 효과 없는 대체의술에 피해를 입고 황당한 주장을 펼치는 정치적 열성분자가 득세하고 '원하는 것을 생생하게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내용의 자기계발서가 전 세계 베스트셀러로 등극하며, UFO · 초능력 · 음모론 등을 소개하는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TV 토론에서 나오는 정치가들의 장황한 의견에는 분명 모순이 있어 보이는데 딱히 무엇이 잘못되었는가를 속시원히 꼬집어 반박할 수 없는 까닭은 무엇일까? 인터넷이나 TV는 물론, 우리의 일상 대화 속에서까지 이러한 비합리적인 믿음과 주장이 범람하고, 평범한 사람은 물론 고등교육을 받은 엘리트까지 그 대상을 가리지 않고 이러한 믿음과 주장에 혹하게 되는 이유는, 이런 것들이 그럴듯해 보이는 나름의 합리화 전략을 만들어 ‘가짜 합리성’이라는 지적 바이러스로 사람들의 이성을 마비시키기고, 사람들을 비합리적인 믿음의 덫에 빠뜨리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덫을 지적 블랙홀이라 부른다. 말하자면 무심코 가까이 다가갔다가는 곧장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가 더 이상 탈출이 불가능한 지적 블랙홀은 강한 흡인력을 지닌 지적인 덫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일단 블랙홀에 빠지게 되면 일단 빠져나올 수 없는 어떤 메커니즘이 작용하는데 저자는 그러한 메커니즘을 여덟가지로 요약하였다.

 

☆ 그 여덟가지 정당화전략, 메커니즘은 말하자면 우리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가짜 합리성 전략이자 지적바이러스라고 할 수 있다. ☆

1. 미스터리 카드 : 어떤 믿음에 대해서 과학이 증거할 수 없는 것이라며 미스터리한 것이라면 우기는 것으로 자신의 믿음을 반론으로부터 보호하는 전략.
2. “어쨌든 들어맞잖아!”, 그리고 나팔총 전략 : 증거와 이론을 어떤 방식으로든 들어맞게 하는 방법으로 어떤 이론이든 황당하든 말이 되지 않다해도 증거와 바합시키는 방법으로 개들이 금성의 스파이란 데이브의 이론으로 설명하고 있다.
3. 핵폭탄 터뜨리기 : 자신의 주장이 결정적인 반대에 부딪혔을 때, 회의주의적이거나 상대론적인 주장으로 모든 믿음이 ‘합리성’에 있어서 동일하다고 우기는 ‘비기기 전략’이다.모든 믿음은 결코 진리가 아니며, 여러 믿음 중에 어떤 것은 어느 누구에게라도 진리는커녕 말도 안 되는 헛소리임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관대하고 평등해 보이는 이러한 전략은 편의에 의해 모든 믿음이나 주장의 합리성을 동등하게 끌어내리는, 지적으로 매우 부정직한 전략인 것이다.
4. 의미적 골대 옮기기: 자신이 주장하는 것의 ‘의미’를 상황에 따라 왔다갔다 사용하며 반박을 피하는 전략이다. 의미적 골대 옮기기 전략은 주로 주류 종교의 아카데믹 학파 내 지식인들이 사용하는 전략이지만, 이러한 주장은 온갖 엉터리 믿음들이 자신들의 주장이 반론의 위기를 겪을 때마다, “아, 오해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 제 주장은 그러한 의미가 아니라 ~입니다”와 같은 식으로 살짝살짝 의미를 교묘하게 넘나들며 상대방을 혼란스럽게 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우리는 정치인들이 TV 토론에서 상대의 반격을 피하기 위해 이 전략을 곧잘 쓰는 것을 흔히 보게 된다.
5. “난 그냥 알아!” : 어떤 믿음이 신 감지 장치나 초능력 같은 것에 의해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드러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계시적 경험의 상당수는 사실 망상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할 만한 근더가 충분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그러한 주장은 합리적이지 못하다.

6 거짓 심오 :진부하거나 거짓인, 혹은 터무니없는 것을 가장하고 깊이 있어 보이게 하는 기술이다.자신 스스로가 인간조건에 대한 심오한 통찰력을 얻었다는 환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7. 일화 나열하기:대부분의 일화들은 전적으로 증거로서의 가치가 없으며, 초자연적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로는 더욱더 가치가 없다. 하지만 일화들은 매우 설득력이 있으며, 특히 여러 일화들이 한데 모여서 제시되었을 때 엄청난 설득력을 가진다.
8. 조종 버튼 누르기 : 조종 버튼 누르기는 다른 사람에게 특정 믿음을 심어주고 싶지만,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미약하거나 아예 없어서, 속임수가 금방 탄로 날 것 같을 때 쓰는 극단적인 전략이다. 즉 속임수를 이성적 설득으로 위장하는 것마저 포기하고, 상대를 세뇌시키기 위해 체계적이고 집요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믿음 형성 메커니즘으로는 흔히 고립, 통제, 불확실성, 반복, 감정적 조종이라는 5가지 수단이 사용되는데, 이는 개인이 집단 체제나 압력에 순응하려는 사회심리적 성향을 이용한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광신 종교나 전체주의 국가 교육 프로그램의 핵심이 되는 기술이기도 하다. 이러한 기술이 일관성 있고 조직화된 방식으로 적용된 것이 바로 세뇌이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헛소리의 여덟가지 메카니즘 가짜 합리성 전략이자 지적바이러스" 를 통해 지적 블랙홀에 빠져 나오지 못하는 이유를 살펴보게 되는데 사람이 지혜롭게 살아야 하는 이유가 또한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이성을 마비하게 되고 분별력을 가지고 논리적, 이성적 사고는 살아갈 수록 필요한 덕목이기 때문이다. 어떤 믿음에 대해서 '난 그냥 알아"라고 망상에 빠진 빵상아줌마나 거짓 심오라는 것에 빠져 있는 허경영같은 정치인, 주변에서 쉽게 위의 여덟가지 중에 한가지에 빠져 있는 경우를 찾아볼 수 있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논리적 , 이성적 사고가 부족한지도 모른다. 우리 사회는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것에 취약하다.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그런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배우지 못한 이유도 있다. 이것은 우리가 사이비 합리성, 위의 여덟가지 메커니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는 말과 같다. 더군다나 현대에는 도처에 지적 블랙홀이 널려 있다. 방심하는 순간 지적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지 않도록 논리적, 이성적 힘을 길러주는 논리적 백신으로서 스스로 감성적이고 즉흥적이면서도 자존심이 강하다고 주장한다면 이 책을 꼬옥 읽어볼 것을 감히 추천한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