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콘서트 1 - 노자의 <도덕경>에서 마르크스의 <자본론>까지 위대한 사상가 10인과 함께하는 철학의 대향연 철학 콘서트 1
황광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 철학은 미지의 것에 대한 가설적 해석이다. 

철학은 최전방의 참호이며. 과학은 안전한 후방이다."

윌 듀런트<철학이야기> 


저자 황광우는 지난 1980년대 군부독재 시절, 부조리한 현실에 맞섰던 현장 노동자이자, 정인이라는 필명으로 《들어라 역사의 외침을》《뗏목을 이고 가는 사람들》 등을 출간하여 시대의 고민과 나아갈 길을 제시한 실천적 지식인이다. 그가 대학시절에 읽었던 《논어》《국가》《자본론》과 감옥에서의 《성경》《반야바라밀다심경》은 이 책을 쓰는 데 큰 밑거름이 되었다. 삶의 무게가 그를 짓누를 때마다 그는 늘 고전을 되읽으며 삶의 지혜와 위안을 찾았다고 한다. 


젊은 날에 아무 것도 모르고 읽었던 철학서와 인문서가 나에게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올지는 몰랐다. 중간에 외도로 문학에 심취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는 책은 아마도 인문서인 듯하다. 인생을 살아갈 때 공자와 노자를 몰라도 삶은 가능하다. 그러나 삶에 대한 깊이의 물음앞에서는 느껴지는 차이는 많이 틀리다고 생각한다. 논어를  읽으며 바라보는 세상과 논어를 모르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천지차이라는  생각이 요즘 드는 생각이다. 과거 현인들의 삶을 보면 그 현인들의 삶조차 평탄하고 평화로운 삶을 살다가지는 않았다. 그러나 현인들은 죽음앞에서 죽음을 초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소크라테스는 철학을 하지 못하느니 독배를 마시는 것을 선택하였고 토머스 모어 역시 자신의 영혼과 양심을 속이느니 명예로운 죽음을 선택한다. 그들은 과연 무엇때문에 무엇을 위해 죽음을 선택한 것일까? 우리의 유한한 생에 죽음은 동전의 양면과 같이 삶과 공존하고 있다. 그런 우리의 삶을 가치있게 진정한 의미를 부여해주는 것이 철학이 아닐까 생각한다.  철학 philosophy라는 말이  '지혜에 대한 사랑'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philosophia에서 유래되었듯이 말이다... 


유럽의 철학은 세계를 이해하는 보편적인 지식을 제공한다면 동양의 사상은 삶을 사는 아름다운 지혜를 준다. 서양의 철학은 기계론적 유물론에 입각한 것이지만 동양의 철학은 유기체적 자연관을 기초로 한다.  동, 서양 철학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철학이야기는 지루할 시간이 없이 펼쳐진다. 소크라테스가 무신론자이며 청소년을 타락시킨다는 죄목으로 재판을 받게 되는 과정에서  멜레토스와의 설전을  통해 보여지는 소크라테스의 철학은 빈틈이 없다. 그럼에도 독배를 들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관습적이거나 일상적인 생각이 아닌 새로운 생각을 한 이유로 체포된 소크라테스는 철학하는 일을 그만두면 무죄로 해주겠다는 아니토스의 말에 " 참된 명예에 대해서, 진리에 대해서, 그리고 고매한 영혼에 대해서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이것이야말로 부끄러운 일 아니겠습니까? 하며 거절한다. 철학하는 자유를 포기하는니 차라리 죽음을 ... 달라 ..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술퍼한 제자 플라톤은 정치가의 길을 접고 철학의 길로 들어서면서 정의로운 국가의 실현을< 국가> 에서 탄생시킨다. <국가>에서 그는 통치자의 사유재산을 폐지하며 부부공유제를 정치 지도자의 청빈을 위한 기본 조건을 내세우는데 이는 이상국가의 골격을 세운 것이 된다.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사회 전반에 걸쳐 사유재산을 폐지할 것을 주장한다. 이것은 <유토피아>가 정치사상사에서 획기적 의의를 갖는 것으로서  대중을 사회의 주체로 내세운 데 있다. 토머스 모어사 대중을 사회의 주체로 파악한 점에서 플라톤을 넘어섰다면, 애덤 스미스는 대중을 역사 변화의 창조자로 파악한 점에서 플라톤을 능가한다. 역사는 철인의 지혜에 의해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대중의 창의에 의해 발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행복에 대한 철학적 사상은 <국부론><도덕감정론> 에서 보여지듯이 자본주의적 가치관을 넘어 진정으로 인간을 행복하게 해주는 새로운 경제학을 필요로 하는 것이 지금 우리의 시대이다.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가 윤리학을 쓰고 나서 경제학을 집필한 것처럼 이 시대는 경제학을 바르게 이끌어줄 윤리학의 정립을 요청하고 있다. 


소련의 붕괴로 마르크스의 사상을 몰락한 것으로 보고 있는 지금 영국 영론 조사에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살가로 마르트스를 꼽았다. <철학콘서트>에서는 마르크스의 사상이 사상의 역사에서 최초로 노동을 철학의 무대에 호명한 것이 가장 큰 공적이라고 말한다.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의 돼지로 변신한 마르크스의 사상과 로빈슨 크루소의 섬에서 보여지는 노동에 대한 사고는 마르크스의 핵심 사상인 "역사유물론"으로 세계사를 바라보게 한다. 여기서 저자는 21세기는 자본주의의 강 언덕에서 사회주의의 강 언덕으로 건너는 뗏목을 띄울 시기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다. 그만큼 마르크스의 역사유물론과 잉여가치론은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새로운 탈출구가 되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 <공자> <노자>< 퇴계> <예수><석가>의 삶과 사상의 이야기들도 아주 재미있다. 현인들의 삶을 보면 사상의 탄생배경을 더욱 잘 이해하게 되는데 난해한 사상에 앞서 그들의 삶을 이해하게 되면 사상의 이해가 더 빠르다는 사실이다. 이 책의 10인의 현인들은 인간의 가치있고 의미있는 삶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였다. 그로서 그들의 사상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배울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 현자들을 만난지 24년만에 이 책을 완성하였다고 하며 플라톤의 <국가>를 완독하는데 27년이라는 세월이 걸렸으며 <논어>를 완독하는데 6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인문과 고전을 읽는 일은 그만큼 사유의 깊이가 있어야 한다.<철학콘서트>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사상을 자연스러운 문장과 중간중간 유머와 재치의 표현으로 글 읽는 재미을 더 해 준다. 철학에의 쉬운 접근을 하고 싶다면 아마도 많은 도움을 줄 듯한 철학입문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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