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라
브렌다 매독스 지음, 김종건 옮김 / 어문학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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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전기 작가 브렌다 매독스의 <노라: 노라 조이스의 전기 >는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우수전기상, 국제작가협회(PEN) 은상 등을 수상한 작품으로, 1989년판(개정판)이 올해 어문학사에서 발간되었다.

20세시 아일랜드의 거장 작가 제임스 조이스는 일생 동안 수많은 수난들을 겪어야 했다. 대표작인 [율리시스]는 조국 아일랜드는 물론 영어권에서 음란물로 외면 받았고 [더블린 사람들] 또한 출판사에 여러번 거절당했다. 율리시스에 대한 소송위협으로 스위스 취리히로 옮긴 뒤 아일랜드로 돌아가지 않았다. 브렌다 매독스는 이번 전기문에서 20세기 세계문학의 최고로 꼽히는 [율리시스]가 제임스 조이스의 손끝에서 탄생하기까지 아내 노라가 노라가 기여한 힘은 실로 대단하다고 서술한다.한마디로  제임스에게 있어 노라는 애인이요, 동료요, 조력자로서, 격려와 영감의 원천인 것이다.

 

1904년 운명같은 만남의 시작으로 사랑이 시작되었지만 1년후 노라가 낳은 첫 아이 조오지는 끊임없이 제임스의 의심을 산다. 1년전 첫 경험때  노라가 숫처녀가 아니라는 사실과 아들이 9개월만에 태어나자 제임스는 아들이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는 것에 대해 확신하게 되고 제임스의 추궁에 노라는 아무런 답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노라의 순결을 요구하기에는 제임스 역시 깨끗한 입장은 아니라는 것, 14살 때부터 더블린의 사창가를 드나들기 시작했으며 노라를 만날 떄 이미 성병에 걸려있던 상태였다. 그러나 남자에게 있어서 순결이라는 문제는 자신의 부정과는 다른 문제인가 보다. 제임스는 노라를 끊임없이 의심하며 자신을 괴롭히는데 첫관계후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나 제임스의 이런 방황은 첫관계뿐이 아니라 둘이 삼십년이라는 부부생활 내내 이어진 행동이다.

 

가난한 집안의 딸로 열두살까지 수녀원에서 공부한 것이 전부이며 호텔의 하녀로 일하는 노라를 처음 본 순간 사랑에 빠진 조이스는 노라의 손을 잡고 배를 타고 유럽으로 도망친다. 둘이 도망치게 된 것은 둘다 가정환경이 불우했기 때문이며 술주정뱅이 아버지를 둔 것 또한 같았다. 우스개 소리로 버나클이 조가비란 뜻인데 버나클이란 이름으로 인해 제임스 가족은 노라는 이름 그대로 죽어도 제임스를 떨어지지 않을 거라는 말을 하는데 이름처럼 노라는 제임스의 숱한 성적 기행과 가족을 부양하지 않는 무책임에도 제임스가 취리히에서 숨을 거둘때까지 부인으로 남아 있었다.

 

조이스는 어릴 때부터 파산지경에 이른 가정의 혼란과 불확실성, 아버지의 음주와 폭력, 이를 신앙심으로 극복하려는 어머니 등의 모습을 매일 지켜봐야 했다. 그리고 그는 내면에서 솟는 알 수 없는 성적 욕망과 싸워야 했다.그 과정에서 일상에서 벗어나려는 해방감과 죄의식사이에서 끊임없는 갈등에 빠지기도 했다. 이런 혼란 속에서 어머니와 사이가 멀어지고 아버지를 죄인으로서 자신과 동일시하고 어머니는 희생자로서 [젊은 예술가의 초상]의 등장인물의 내면을 통해 표현한다. 1914년 [더블린 사람들]을 출간하고,[젊은 예술가의 초상]의  연재를 시작하고 [율리시스]를 집필하기 시작하여 1921년 율리시스를 완성하지만 출간되자마자 음란 출판물 판정 등의 소동을 겪게 된다. 그 사이 노라는 첫째 아이에 이어 둘째 아이 루치아를 낳았고 제임스와는 여전히 법적인 관계가 아닌 정부인 관계 상태로 남아 있었다. 제임스와 27년을 정부로 남아있는 여자로 노라는 제임스의 성적 기행과 무책임에 대한 아무런 원망도 하지 않은 채 양육에 관심을 두는데  제임스가 양육비 미지불로 인해 집주인에게 퇴출권고를 받게 되자 그제서야 제임스에게 이별의 편지를 쓴다. 제임스는 노라의 편지를 받고 그제서야  집에 돈을 부친다. 

제임스 조이스의 천재성을 알아주지 않았던 아일랜드를 떠났을 때 노라는 그의 천재성을 의심치 않았으며 제임스 조이스는 자신과는 달랐던 그녀의 단순성과 관찰력을 높이 샀던 것 같다. 율리시스에서 보여지는 표현들이 대부분이  노라에 대한 사적인 감정의  표현들을 암시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조이스는 종종 노라에게 자신의 작품을 읽기를 권고하는 편지를 쓰곤 한다. 또한 제임스와 노라의 고향인 아일랜드에서는  제임스의 문학 전체를 지배하는 문학터전과 동시에 끈임없는 비난과 위협의 진원지이기도 했다는 사실은 조이스 삶의 아이러니로 남아있다.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아일랜드의 작가 제임스 조이스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쳤던 노라의 전기를 읽는 동안 제임스 조이스의 숱한 삶의 부침속에서도 자신의 작품세계를 추구할 수 있었던 것은 노라라는 여인이 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높은 교육을 받은 제임스 조이스에 반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던 한마디로 무식했던 여인이 제임스 조이스의 창조의 원천이었다는 것은 한 여성이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 위대한 작가와 그 작가를 내조한 여인의 이야기라는 것만으로도 노라의 전기는 읽을만한 가치가 있으며,  더욱이 제임스 조이스의 작품을 이해하고 싶다면 노라의 전기는 꼭 필독할 전기문학이다. (그러나 율리시스가 몇번이고 포기하고 싶은 유혹을 받는 것처럼 노라의 전기도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사실 ^^ 을 깨닫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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