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묵시록 - 하
신용우 지음 / 작가와비평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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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의 다소 진부했던 스토리가 2권은 봉림대군으로 축소되어 아주 간략해진다. 1권안에  너무 많은 역사이야기가 담겨져 있어 부담스러운 것이 2권은 봉림대군 , 즉 효종의 이야기만 다루어 비교적 쉽게 읽힌다.  북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방대한 역사를 말해야 되기 때문에 1권은 2권을 읽기 위한 바탕을 깔아주었던 것 같다. 효종이 청나라에서 소현세자의 비명을 전해듣고 조선에 돌아와 왕위에 오르기까지와 기득권 세력이었던 사대부들과의 힘겨루기에 관한 이야기들을 아주 자세히 다루고 있다. 2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현세자가 가지고 있었던 북벌의 꿈과 실사구시 학풍을 사대부들에게 어떻게 관철시키느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또 중요한 문제는 소현세자의 독살에 가장 큰 공을 세웠던 간신의 대명사 김자점을 어떻게 제거하느냐가 또한 문제이다. 소현세자의 억울한 죽음앞에서 조선에 돌아온 봉림대군은 이런 문제들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지만, 막상 조선에 와서 보니 자신의 편은 아무도 없고 소현세자의 처 강빈의 죽음과 어린 처조카들의 죽음을 보고만 있어야 했던 무력함에 문을 닫아걸고 칩거에 들어가게 된다.그런 칩거생활 4년만에 하늘이 도운 건지 모르지만 인조가 죽고 왕위에 오르게 되자 청나라에서 볼모생활을 할 때부터 두 사람이 꿈꾸던 북벌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는데 번번히 사대부라는 거대한 벽에 부딪히고 게다가 조정을 장악하고 아버지 인조를 유린한 것도 모자라 형님 소현세자를 죽게 한 원흉인 김자점을 제거하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조선왕조는 사대부의 나라이다. 광해군을 몰아내고 인조를 세운것도 사대부들이였고  조선의 역사에 사대부들이 왕을 교체한 일이 어디 한둘이었는가..  조선은 사대부들이 세운 나라였고 사대부들은 나라를 지켜온 사람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대부들은 붕당으로 자신의 권력을 견고하게 지켜왔던 상황이고 효종은  청에 볼모로 가 있었던 상황이었으니 조정에서조차 효종의 편이 없었다. 그리고 사대부들의 권력의 최고봉에는 김자점이 있었다. 소현세자와 약속하였던 반상을 타파하여 신분을 철폐하고 인재를 고루 등용하고자 하는 실사구시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붕당에 물든 사대부들의 우선적인 정신개조도 필요했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왕권의 약화였다. 효종은 청에서 부터 지금까지 곁에서 굳은 일을 도맡아 해준 박승지를 통하여 암암리에 사람을 찾아 실사구시 학풍에 밝은 유형원에게 사대부들의 정신교육에 관한 책을 비밀리에 집필하게 하고 왕권을 강화하기 위한 방책으로 어영청을 설치하기도 하지만 결국 성리학의 대가 송시열이라는 거대한 벽을 부딪히고  북벌의 꿈이었던 요동 수복을 위하여 청나라의 다이곤과 용병대의 도움으로 나선정벌로 요동수복이라는 꿈을 앞에두고 결국 군을 철수시켜야 했던 좌절앞에서 쓰러지고 결국 다시 일어나지 못한다. 그렇게 좌절된 북벌의 꿈을 기록하여 북벌 비서를 남기고 그 기록은 훗날 실학파의 거두가 되는 박제가의 선조인 박승지에게 맡겨지게 되고 이어 박승지의 아들 박제가에게 까지 전달되게 된 것이다.

 

2권은 효종의 뜻이 고스란히 적혀있는 비서이다. 1권은 요동이라는 역사를 말하기 위해서 다소 장황한 이야기로 받아들여 졌으나 1권은 효종의 북벌정책이 가지고 있었던 원대한 계획과 포부가 잘 드러나 있다. 그리고 김자점을 제거하는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후대에서 이루기를 바라는 마음이 적혀있던 비서는 우리에게 잊고 있던 뿌리, 잃어버린 반쪽이 있음을 기억하고자 하는 깊은 뜻이 담겨져 있다. <요동묵시록>은 북벌에 관한 픽션이 아닌 철저하게 역사를 바탕으로 사실적이고도 새로운 시각을 전해주고 싶었다는 작자의 말처럼 상상력을 배제한 것이 느껴진다. 그러나 책을 다읽고 정조의 짧은 등장과 박제가는 몰라도 연암 박지원을 굳이 등장시킨 장면은 완벽할 수 있었던 역사이야기속의 허점으로 기억된다. 소현세자에 가려져 효종을 약하고 사대부들 등쌀에 자기 뜻하나 관철시키지 못한 무능한 왕이라고 생각했던 것에서 이제는 효종을 무척 현명했던 왕으로 생각을 바꿔야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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