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1
초(정솔) 글.그림 / 북폴리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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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고양이는 없다>를 읽고 동물에 대한 애틋함이 들었는데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는 읽는 내내 코끝이 매워진다. 사람을 사랑하기도 힘든 세상에 동물을 향한 사랑을 이렇게 예쁘게 그려내다니...  너무 이쁘고 사랑스러운 책이다. 내 가여운 강아지 숑이도 떠오르게 만들어 나를 더욱 가슴아프게 만드는 책이기도 한...

 

손바닥만한 털복숭이 숑이를 키우게 된 건  숑이가 다른 강아지보다 작고 비실대서 오래 못 살거라며
짚단 위에 버려둔 것을 남편이 불쌍하다며 주어와 키우게 되었다. 정말 손 안의 강아지였다. 그런데 이가 너무 많아 이 잡느라 바뻤다. 조그마한게 움직이면 생명같지 않고 털뭉치가 굴러다니는 모양새라 그 귀여움에 끔뻑 넘어가 집에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는데 결혼 한지 5년만에 처음으로 임신하게 되자 숑이에 대한 사랑은 뒷전이 되었다. 시어머니는 집에 숑이가 굴러다니는 것을 못마땅해 하시고 고모들은 강아지를 방안에 키우는 것을 몹시 불결하게 여겼다. 게다가 배는 점점 불러오며 집에는 아기를 맞을 준비에 거추장스러운 존재가 된 숑이를 한 블록 위인 아버님 댁으로 보내버렸다. 집에서만 자란 숑이를 집지키는 개로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한블록 위인 아버님댁에서 숑이는 나를 향해 짖다가 결국은 성대파열이 되어 벙어리개가 되어버렸다. 아기가 크면 다시 데리고 올 거라는 다짐을 했지만 결국은 데려오지 못한 숑이, 숑이는 언제나 나를 그렇게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그러고 보니 숑이도 많이 늙었겠구나...아직도 너의 그리움엔 항상 내가 있니? ...그렇게 나쁜 주인인데도...

 

책의 주인공 어린 고양이 순대와 열다섯이 된 늙은 개 낭낙이의 이야기는 그렇게 지나간 내 강아지를 떠올려 자꾸 가슴이 찡해지면서 눈물을 훔치게 된다. 동물과의 관계에서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이기적인 존재가 될 수 밖에 없는 지도 모른다. 넓은 시골길에서 고양이가 갑자기 뛰어들어 죽었는데  고양이 배에는 새끼 다섯마리가 들어있었다. 그러나 그 사람이 고양이를 치지 않았으면 큰 사고가 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 도로는 거의 60km~80km로 달릴 수 있는 도로이기때문에 고양이를 피하려다가 달려오는 차를 박게 되면 사람이 죽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람 먼저냐, 고양이먼저냐, 하면 선택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

 

책을 읽으면서 안타까움이 드는 것은 바로 그런 점들이었다. 낭낙이나, 순대나,모두 버려진 강아지,고양이다. 이 책은 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게끔 만화를 그려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을 울리게 하는 감동이 있다.  현대 사람들은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이 없다. 과거 사람들은 나무가 자라고 새싹이 자라고 꽃이 피는 자연과 어우러져  언제나 생명을 바라보고 살았으며 가축과 공생하는 관계속에서 생명의 소중함을 지척에서 느끼고 살았다. 삶자체가 생명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그와 반대로 현대를 사는 우리들은 점점 생명과는 멀어지고 있는 삶을 살고 있다. 우리가 생명을 느끼고 바라볼 수 있는 존재자체가 없는 것이다.  지나치게 동물이 사람보다 더하거나  동등한 대우를 받는 것도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동물을 학대하고 생명에 대한 존귀함이 없이 자라는  젊은 세대들의 삶 또한 큰 문제이다. 시골에는 쫓겨난 개들이 동네를 배회하고 다니고 주인이 귀찮다고 버린 유기견들이 배고파 죽기도 하고 고양이는 수도 없이 차에 치여 죽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개들을 위해서도 고양이를 위해서도 그냥 오늘도 차를 타고 길을 오갈뿐이다. 가끔 보이는 지저분한 개를 경멸하며 도로에 뻗어있는 고양이시체를 지나 오늘도 하루를 보내고 있는 내 모습에 이 책을 읽고 난 그냥 울어버렸다. 그것밖에 할 수 없는 내 현실이 안타까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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