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 인생론 고전으로 미래를 읽는다 33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지음, 사지원 옮김 / 홍신문화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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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850년 집필을 끝내 1851년 출판된〈인생을 생각한다〉는 원래〈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의 부록으로 집필한 것으로, 쇼펜하우어가 ‘막내자식’이라 부르며 아낀 작품이다. 국내에는 <인생론>이라는 이름으로 번역되어 왔다. 작년에 쇼펜하우어의 <세상을 보는 방법>을 읽고 쇼펜하우어의 염세적인 철학이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지나치게 세상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그러나 참으로 우매한 것은 책을 이해못하는 나의 우매함을 탓해야하는데 내 기준에서 책을 탓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니 새삼 부끄러워졌다.  1년이 지나 <쇼펜하우어 인생론>을 다시 읽고나서야 쇼펜하우어가 맞았다는 바보같은 깨달음이란 !  쇼펜하우어가 옆에 있다면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싶을 정도이다. ^^;
   요즘 나오는 자기계발서들을 접해보면 하나같이 긍정적인 사고와 꿈을 가지라하고 희망을 노래한다. 이것이 거의 공통 부분이다. 그러나 나는 그런 희망은 젊었을때나 가져봄직한 것이라 생각한다. 인생 중반에 들어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혀본 사람이라면, 당장 먹고 살아야 할 걱정을 해본 사람이라면 그런 희망이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생계가 보장되어야 꿈을 꿀수 있고 희망도 가지는 것이다. 책의 중반에 <나이에 대해서>는  인생의 전반부인 청춘기를 행복에 대한 채워지지 않는 동경이라고 한다면 후반부 인생인 장년기를 특징짓는 것은 불행에 대한 배려라는 말이 있다. 인생의 후반으로 들어서면 행복은 환상이며, 고통은 현실이라는 이식이 다소나마 명백하게 몸에 배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생의 후반부라는 나이가 되면 적어도 이성적인 사람들은 즐거움을 추구하기보다는 고통이나 귀찮은 일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직접적인 목적은 괴로움이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를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쇼펜하우어의 인생론에 의하면 인생은 괴롭고 또 괴롭고 고독하고 또 고독한 존재로 태어났다는 것으로 출발하여 그런 괴로움에 대비하여 인생을 더 풍요롭고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을 제시해 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결코 인간의 운명을 잊어버리는 일 없이 인간이 얼마나 불쌍하고 슬픈 존재이며, 또 인간이 당하고 있는 재난이 얼마나 많은가 하는 것을 언제나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러나, 삶을 염세적으로 통찰하지만 그 속에서 행복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다. 염세적이며 냉정하게 현실을 파악하되, 그 현실 속에서 행복을 찾아내는 예리한 시선을 잃지 않았던 쇼펜하우어의 지혜는 읽으면서도 무릅을 탁 치게 만드는 깨달음이 있다. 인간에게는 정신적인 탁월함이 있다. <시크릿>이나 <의식혁명>이나 최근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하여 나오는 책들은 모두 이런 인간의 정신적인 부분에 자극을 주는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점점 발달하고 있는 사회의 흐름이나 문명의 과도한 발달은 오히려 인간의 최고 장점인 정신적인 부분을 죽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대인들은 점점 정신적인 것보다는 즉흥적이고 육체적인 만족을 더욱 추구하게 됨으로 모두 정신적인 피폐함에 무방비한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에서는 정신적 감수성이 뛰어난 사람이 삶을 풍요롭게 만들수 있으며 뜻깊은 생활을 영위해 간다고 말한다. 정신적인 피폐함에 노출되어 있으면서도 아무런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것 또한 문제이다. 말도 안되는 사건이 일어나고 있고 원한에 의한 범죄보다는 우발적인 범죄가 많은 것 또한 이런 정신적인 피폐함에 기인한다. 삶의 지혜라는 것의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이다. 누구나 행복한 삶을 원하지만 행복이란 것은 외부로부터 오지 않는다. 엣 선인들의 지혜나 고전에 실려있는 위인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이 올바른지에 대한 방향을 잡아준다. 삶이 희망 가득하고 아름답고 모두를 신뢰할 수 있고 모두가 선인이라면 좋겠지만 세상이 그렇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쇼펜하우어 인생론>은 쇼펜하우어처럼 염세적으로 살라는 뜻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이라는 곳에 대한 정확한 통찰을 체득한다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지혜 또한 얻으리란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이 세상이 우둔함과 사악함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보았다. 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에도 똑같은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볼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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