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미치오 슈스케가 일본에서 유명한 작가인줄 몰랐는데 작가의 인터뷰에서 2009년 나오키상과 2011년 나오키상을 받은 소감을 미치오 슈스케는 " 머지 않아 수상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생각보다 상을 일찍 주었다." 고 말한다. 이 대목에서 정말 작가로서 대단한 자신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그의 자신감을 입증하듯이 무척 유쾌하며 재미있다.  일본소설 특유의 이상한 사고도 보이지 않는다. ㅋㅋ ~ 그리고 또한 미치오 슈스케 그가 궁금해졌다. 

 

이야기는 히구라시의 일인칭시점으로 전개되는데 작품속의 히라구시는 무척 마음이 따뜻하고 부드러운 남자같다. 장사수완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어 오호지 절의 무서운 주지에게 늘 비싼 돈을 주고 중고를 업어오는데 가사사기는 그런 히라구시를 늘 바보취급한다. (사실 바보는 가사사기가 더 바보같은데 ^^)미대를 졸업하고 빈둥거리는 백수 히라구시를 가사사기의 중고매장에서 일하고 꼬드겨 일한지 2년째가 되어가지만 1년365 적자를 면치 못해 늘, 언제나 지갑에 돈이 없다. 매일 날계란에 밥을 비벼먹다가 질려버린 히라구시, 가사사기에게 같은 것만 먹으면 영양불균형이 되니 계란후라이를 해먹자고 진지하게 조언하는 히라구시의 말에 빵 터졌다.

 

늘 '머피의 법칙'이란 책을 옆에 끼고 다니는 가사사기, 가사사기의 유일한 장점은 언제어디서나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항상 추리소설의 탐정역이 하고 싶어 안달이 나 있다. 그래서인지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하나같이 범죄의 향기로 느낀다. 그리고 헛다리는 또 얼마나 잘 짚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사사기를 천재로 알고 쫓아다니는 철없는 여중생 미나미라는 팬도 있다. 

 

이야기는 네번에 걸쳐 전개되는데  봄 (청동상 방화 미수사건) 에서는 새청동상과 연결된 유서와 유언에 얽힌 미스터리사건이, 여름(신목 손괴사건)과 얽혀 누마자와 목공점에 여성목공으로 들어간 사치코의 사연이, 가을 ( 마루 짱 홧김 덥석사건) 에서는 화목했던 가정이었으나  부모가 이혼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사춘기 소녀의  방황과 이혼가정속에서 느끼는 아픔등이 사건과 함께 가슴 뭉클한 감동으로 그려진다. 마지막 겨울은 히라구시에게 늘 바가지를 씌우는 오호지 절의 주지가 어쩐 일로 귤을 공짜로 원없이 가져가라며 히라구시와 가사사기, 나미를 절에 부르면서 전개되는 사건이 마지막이야기이다. 사랑하는 여인이 아이를 낳지 못한채 죽자 먼미래의 아이를 위해 저금통에 남겨둔 편지는 잔잔한 감동의 여운을 남긴다.  마지막 사건에서  처음으로 가사사기의 추리가 맞을 뻔하자 히라구시는 그럴리가 없는데 하는 의심을 거두지 못한다. 그리고 결국 가사사기는 마지막 사건도 맞추지 못한다.그럼 그렇지 ^^  하지만 왠지 사건이 터지면 가사사기의  멘트  마지막 한수가 남았어 . 체크메이트 ! 가 자꾸 떠오를 것  같다.  적자를 면치 못하면 어때 ~ 인생 뭐 있어 가는거야~~를  몸소 실천해주는 콤비 가사사기와 히라구시.. 이렇게 가슴이 따뜻해지는 추리소설도 있구나...정말 수상한 가사사기의 중고매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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