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트레크 저택 살인 사건
쓰쓰이 야스타카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적어도 일본에서 잘나가는 추리소설 작가이름 정도는 알고 있는데 이 작가의 이름은 처음 접해본다. 저자의 약력이 이채로운 것은 아이큐가 178 이라는 것과 SF의 거장이라는 것이다. 사실 너무 뛰어난 사람이면 왠지 기대심리가 반영이 되는데 나도 이 천재작가의 추리소설을 펼치며 어디 천재작가의 추리소설이 얼마나 대단한지 한번 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재미없으면 너 죽었어 !!!!) 다 읽고 나니 음.. 천재작가를 일반인인 내가 판단하기가 ^^;;

 사실 독특한 건 없다. 아주 전형적인 본격미스터리의 밀실살인사건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떠올려 지는 그림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그래도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에서처럼 공포스러운 점은 없다. 하지만 소설안에 강한 여운을 남기는 그 무언가가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범인은 ~ 바로 ~ 당신이예요 ! 하고 외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인가...

 

프랑스의 화가 앙리 드 툴루즈 로크레크의 그림으로 저택을 꾸며놓은 기우치의 초대로 스물 여덟의 남자 세명이 길을 떠난다. 절친한 친구인 세사람은 한 사람은 로크레크와 같은 그림을 그리는 화가 슈, 그리고 슈로 인해 여덟살 때 장애를 안고 평생을 난장이로 살아야 했던 시게키, 그리고 소설에서 존재감이 가장 적은 대학조교 구도, 이렇게 세사람이 마음이 들뜨는 이유가 또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 쓰리 버진(세처녀) 가  로크레크저택에서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게키를 다치게 한 죄책감으로 평생을 옆에 있어주겠다는 맹세를 한 슈는 여덟살 사고이후 한번도 떨어져 본적이 없으며 사촌지간이라 더욱 친하게 지내왔다. 그러나 이 저택에 가는 내내 시게키는 마음이 무겁다. 화가로 명성을 떨친 슈가 영화를 찍었지만 흥행실패라는 좌절을 맛본 후 다음 영화의 제작을 위해 제작비가 필요한 상황에서 기우치의 로크레크초대의 진짜 이유는 슈에게 자신의 딸을 주고 싶었던 기우치의 본심때문이다. 물론 어마어마한 결혼지참금이 따라오는 말그대로 초대라는 이름의 상견례자리인 셈이였다.

 

저택에서 세남자를 기다리는 쓰리버진은 히로코, 노리코, 에리 인데 이 순서가 살해당하는 순서이다. 히로코는 매력적이며 귀엽고 상냥하지만 돈이 없고 노리코 역시 매력적이지만 기우치의 딸이며 부유하며 지적인 캐릭터이다. 에리는 눈치없고 사치스러우며 속물적인 캐릭터이다. 여기서 히로코,에리는 슈에게 무한신뢰를 보이지만 노리코만 슈에게 시니컬하게 대한다.

 

저택에서의 첫날밤을 보내고 난 다음날 아침에 들린 두발의 총성으로 히로코의 방에 모인 사람들은 피로 물든 네글리제를 입은 히로코를 보게 된다. 이것이 살인의 시작이었다.

 

이  소설은 1990년작이다. 당시에는 무척 뛰어난 작품이었을테지만 그 사이  본격미스터리가 워낙 인기가 많은데다가 최근 들어 추리소설 대한 관심도들이 높다보니 스토리는 조금 익숙하게 다가온다.하지만 이 소설이 주는 여운은 마지막 "부디 저를 사형시켜주십시오." 라는 말이다. 자신의 살인이 정당화 될 수 없다는 사실과 자신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엄청난 잘못을 후회하는 이 한마디에서 어이없는 실소를 터트리게 된다.  일종의 블랙코미디랄까..... 왜 너무 안타까운데 되돌릴 수 없는 진실앞에서 허물어지는 감정이 들때 느껴지는 그런 실소가  ...또한 트릭의 기법중 이 소설에서 가장 돋보이는 트릭은 서술트릭이다. 작가가 창조주가 되어 작가의 의도대로 독자가 따라가게 되며 범인을 예측할 수 없는 오류에  빠지게 만드는 트릭으로 범인에 대한 어떤 단서도 제공하지 않는다. 하지만  중간중간 복선으로 암시가 되어 있다.  본격미스터리의 장점과 서술 트릭의 매력이 잘 어우러지는 천재작가의 추리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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