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사기의 산을 가다 - 테마가 있는 역사기행, 태백산에서 파진산까지 그 3년간의 기록
박기성 지음 / 책만드는집 / 2011년 9월
구판절판


역사책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역사에는 우리가 살아있는 현재의 모든 이야기가 다 들어가 있다. 또한 그 역사속에서 불멸한 것은 없다. 인류의 모든 이야기들은 흥망성쇠의 기록으로 남아져 있다. 그리고 그 인류의 기록을 기억하고 있는 또 하나의 증인이 우리의 곁에 살아 숨 쉬고 있다. 유구한 역사의 산 증인, 바로 산이다. 산은 인류의 모든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삼국사기의 산을 가다>의 저자 박기성은 삼국사기에 기록된 역사의 흔적을 따라 역사의 산증인인 산을 찾아 다녔다. 그리고 삼국사기에서 차마 밝혀지지 않은 미스터리에 멈춘 부분들에 대한 답을 찾았다. 재미있는 것은 그 해답을 찾는 과정이다. 산에게 묻고 산에게서 답을 듣는다. 저자는 이 미스터리의 해답이 자연스레 자면서 풀렸다고 하지만 아마도 저자의 물음에 산이 꿈에서 알려 준 것이 아닐까 한다. ^^



산행의 처음 시작은 태백산이다. 태백산에서 저자는 서라벌의 일성이사금이 태백산을 순행한 기록을 따라 산에 오른다. 서라벌의 임금들이 태백산에서 친히 제사를 모셨다는 기록을 따라 가는 산길에서 일성이사금이 정상까지 올랐는지 궁금해진 저자는 태백산에 오르는 내내 이사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침내 태백산 천왕단에 오르자 그 궁금증이 풀린다.( 저자는 이런 식으로 묻고 답하는 식으로 산행을 한다.)

이어 탈하이가 서라벌을 엿보던 토함산, 개구리 잡으러 떠나 결국 돌아오지 않은 개구리소년의 오룡산 등 삼국사기의 기록에 따라 현존하는 산을 찾아 역사와 함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내가 며칠 전 삼국유사를 읽으며 박제상의 이야기를 무척 흥미있게 읽었었는데 치술령에서 박제상의 이야기를 다시 듣게 되니 더 재미있었다. 그래서 박제상의 이야기를 살짝 올려본다.(삼국사기에서는 박제상으로 삼국유사에는 김제상이라 되어 있다.)



아들 미사흔을 일본의 볼모로 보낸 왕이 아들이 보고 싶어 눈물을 흘리며 제상에게 미사흔을 구해달라고 청하자 박제상은 일본에 가서 미사흔을 배에 태워 탈출시키지만 자신은 죽을 각오를 하고 왜에 남는데 왜는 도망 갈수 있는데도 남아있는 박제상의 용맹을 더 마음에 들어하여 박제상을 회유하려 하지만 박제상은 끝까지 충절을 외치며 죽는다는 이야기인데 박제상은 충신 계보는 박제상에서부터 출발한다고 본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 직접 치술령에 가서 찍은 저자가 찍은 사진을 보고 역사 속에 실존한 이야기라는 사실을 새삼 떠올리게 되었다. 왕자 미사흔을 구하러 배에 오른 뒤 돌아오지 않을 것을 말하자 남편을 떠나보낸 후 그 자리에서 돌이 된 아내와 딸이 떠올라 언제 한번은 치술령에 한번 오르고 싶다.



천재전략가 이사부에 관한 이야기와 화랑 미사함이 대가야를 멸망시킨 기록에서부터 유추해 보는 신라의 계급사회의 이야기와 함께 대가야 토벌 현장인 주산에서 삼국을 통일하는데 일등 공신이었던 김유신 데뷔전이었던 비성산에서 백제의 멸망을 재촉한 황산벌 싸움의 본거지 갈마산까지 삼국사기의 기록과 함께 풀리지 않는 문제들을 풀어간다.



저자의 해박한 역사지식과 함께하는 기행은 3년동안 산을 다니며 찍은 사진과 함께 이야기를 유추해볼 수 있으며 이야기를 읽으면서 정말 그랬을까? 라는 물음이 절로 든다. 시대가 흘러가며 지명도 많이 바뀌어 삼국사기의 기록에서부터 지명의 변천과정도 살펴볼 수 있으며 김부식의 모화사상에 비롯된 저술의도 또한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삼국사기 안에 살아있는 역사, 그 현장 속에 존재했던 산에서 보는 역사는 무척이나 생생한 체험이다. 삼국사기를 들고 산에 올라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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