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쟁이가 세상을 지배한다 - 다윈의 자연선택론과 적자생존의 비밀
프란츠 M. 부케티츠 지음, 이덕임 옮김 / 이가서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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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 때에는 용기라는 것이 살아가면서 갖춰야할 성품중의 하나로 간주되어 있었다. 그러면서 자연적으로 용기있는 사람에 대한 동경같은 것이 마음 한 켠에 자리잡게 되었다.그도 그럴것이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접한 대중매체들은 절대 죽지 않는 영웅들이 지구를 지키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고 007시리즈에 나오는 제임스본드같은 영웅을 꿈꾸게 된 것도 무리는 아니지 싶다. 하지만 현실은 영웅을 흉내내다 죽는 사람들도 간혹 보게  되고 얼토당토 않은 무모한 도전으로 목숨을 버리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런 무모함이 바탕이 된 용기는 절대 미덕이 될 수 없다. 더군다나 과도하게 발달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는 특히나 용기있는 행동으로 생명을 잃는  행위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며  자신이 방해받거나 위협받지 않는 한 타인에게 적대감을 품지 않고, 그저 묵묵히 주어진 일을 감수하며 삶과 생존을 누릴 권리가 있는 자아의 주체로서  겁쟁이가 되어야 함을 이 책에서는 말하고 있다. 결국은 인류가 생존법칙에 의해서 오랫동안 자연과 공존하며 인류의 역사를 써 왔듯이  인간이 인류의 역사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생존에 근거한 역사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삶과 생존의 문제, 바로 이 두가지 키워드가 우리에게 당면한 재앙으로 부터 우리를 지켜줄 것이다. 과거 겁쟁이로 간주되었던 도덕적 개인주의(윤리적 이기주의)가 우리의 삶을 생존하게 할 것이다. 

 

이어 저자는 용기라는 것이 미덕이 될 수 없는 이유와 용기가 무모함으로 변질되어 많은 사람들이 죽는 이유를 설명하고자 이 땅에 살아온 동물들이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 속에서 생존을 위한 행동들을 통하여 생존과 멸종의 이유를 보여주고 있으며  인류 최초 존재하였던  먹이사슬 가장 윗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던 육식동물 중 티라노사우스는  멸망한 반면에 가장 온순한 포유류 흰긴수염고래는 지금까지 현존하고 있는 이유를 바로 흰긴수염고래의 온순함, 겁쟁이 기질을 예로 들고 있다. 흰긴수염고래뿐만이 아니라 지구 역사상 가장 오래 생존하고 있는 동물들은 모두 겁쟁이기질을 가지고 있었으며, 또한 다윈의 적자생존의 법칙을 통하여  진화의 법칙을 제시하고 있음을 말하는데 한 개체가 멸망하지 않고 생존을 유지해온 이유가 바로 생존에 유리한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 사회가 자연을 통하여 배워야하는 단 한가지가 명시된다. 바로 '생존'이라는 것이다. 자연의 세계에서는 오로지 생존만이 존재하는 것이다. 인간이 아무리 진화를 거듭해왔고 과학적인 문명이 발달해왔지만 모든 인류의 소망은 될수 있는 한 오래 사는 것임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몸과 마음은 병들어가고 알 수 없는 일들의 연속이며 자연재해와 인재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자연의 위대한 법칙 '생존'하기 위한 법이 제시되는 것이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이 어찌 보면 전쟁가운데에서나 들을 법한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말이라 생각한다면 그것은 분명 인류가 심각한 생존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 분명하다. 
 

그럼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왜  윤리적이기주의자인  겁쟁이가 되어야하는가에 대해서는 모든 개체는 이익에 의해서 움직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본능적으로 사회적 관계를 맺으며 살아야한다. 그러나 서로 다른 개체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항상 갈등의 불씨를 안고 가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익에 의해서 움직이는 사회적인 관계는 우리가 이기주의자로 살아갈 수 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기주의를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의 개체로 받아들인 후 도덕이 바탕이 되는 것을 책에서는 윤리적 이기주의자라고 말한다.

 

러셀이 인간에게는 두종류의 재앙이 있다고 말했다. 하나는 자연재앙이며 또 다른 하나는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고통을 가하는 데서 오는 재앙이다. 자연 재앙에 대하서라면 그것이 우리의 어리석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면 가능한 한 안전하게 대피하는 것 외에 방도가 없다.

 

여기에 저자가 이 책을 펴낸 핵심이 있다.바로 인류가 인간에게서 오는 재앙을 피하기 위해서는 이런 겁쟁이가 되어야만 생존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자아가 숨 쉴수 있는 자리를 발견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헤아릴 줄 알며 무조건 남의 일에 동참하지도 말며 자신의 관심사를 살피는 것이 먼저라는.. 이 책의 제목처럼 겁쟁이가 다가오는 미래를 지배할 것을 말이다. 처음 겁쟁이란 비유에 약간의 거부감을 가지고 읽었던 반면에 겁쟁이가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저자의 말을 듣다보니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인간상이 많이 변화되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급변하고 있는 사회,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는 문명사회에서는 이제 과거 사회가 요구했던 영웅이라는 개념보다는 개개인이 자기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진정한 삶을 추구하는 것이 더욱 필요한 사회가 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어쩌면 그것은 우리에게 다가온 현실의 문제, 인류의 재앙에서 생존하기 위한 생존전략과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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