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사랑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두려움을 떨쳐내고 용기를 갖게 하는 원천입니다." 파리를 배경으로 하는 <누가 미모자를 그렸나> 손미나의 첫번째 소설은 한번 보면 반할 수 밖에 없다는 미모자꽃과 같은 소설이다. 사랑의 도시 파리에서는 모두가 사랑을 갈구하거나 사랑을 하고 있거나 사랑때문에 아파하고 있는 ... 사랑의 도시이면서 아픔의 도시인 파리가 배경이다. 그리고 주인공들 또한 진정한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화자는 장미와 테오가 서로 하나의 장을 교차하며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장미가 한 장을 이야기하면 다음 장은 테오가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이어나간다. 먼저 장미가 파리로 오게 된 이유부터 시작하자면 최정희라는 유명한 화가가 여덟 살 연하의 프랑스 연인 테오와의 숨겨진 이야기를 최정희 자서전을 대필하는 일을 맡게 되면서 부족한 자료를 찾기 위해서이다. 한국에서는 K그룹 최성렬 회장의 딸 최정희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불의의 교통사고로 사망한 레아의 발자취를 찾아 한국에서부터 파리로 날아온 장미로 말할 것 같으면 책에 대한 열정은 누구보다 강했지만 운이 따라주지 않아 한 번도 베스트셀러를 내지 못한 만년 이류 편집자이다. 최정희의 자서전을 대필하는 조건으로 자신의 소설을 내주기로 약속했지만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매우 위험한 일이 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은 언제나 유혹적이다. 그러나 그렇게 파리에 왔지만 최정희와 테오의 모든 것이 담긴 여행가방이 로베르의 가방과 바뀌어져 있었으니, 이것이 로베르와 장미의 운명같은 만남의 시작이다. 마르세유에서 뱃일을 하며 한 번 보면 잊지 못할 미모의 소유자로 자란 테오는 마르세유에 여행온 영화제작자 피에르의 눈에 띄어 파리에 진출한다. 답답했던 시골마을에서 배를 청소해주며 따분한 현실을 마치 감옥처럼 느끼던 테오에게 파리진출의 유혹은 무척이나 달콤한 것이었다. 피에르르 따라 파리에 온 테오는 성공을 다짐하고 아르바이트로 보자르라는 예술학교에서 누드모델로 생활하고 있었는데 한 화가로부터 모델 일을 의뢰받게 되고 우연히 레아를 만나게 되자 레아가 모델을 의뢰한 의뢰인인 것을 알았지만 차마 레아에게 누드모델이 자신이란 걸 밝히지는 못한다. 부끄럽다고 생각한 적이 없던 누드모델일이 레아앞에서는 갑자기 수치스럽게 느껴진 것이다.그러자 테오는 모델일을 그만두고 연극인이 되기 위한 오디션을 보게 되고 이후 레아와 테오는 배우와 관객으로 조우하게 된다. 이 때부터 테오와 레아는 나이와 신분, 국경을 초월하며 사랑을 나누게 된다. 레아는 테오에게서 지적이고 총명한데다가 자기만의 뚜렷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으며 세련된 말솜씨와 유머 감각까지 갖춘 데 대해 감탄해 마지 않았고 테오는 레아가 부르주아적 배경에서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적인 사상에 매료되어 있다는 점에, 또 성숙한 매력을 갖춘 동시에 소녀같이 순수하고 천진한 모습을 발견하게 되자 둘의 사랑은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게 되지만 그런 완벽할 것 같은 그들의 사랑은 인생의 폭풍을 만나게 되는데 ....... 인생의 폭풍은 원래 갑자기 몰아친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뜻밖의 사건에서 비롯되는 그런 일들은 보통의 경우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이 단념하게 되는데 드물게 이겨내는 사람들이 있다. 남다른 의지가 있거나 정말 운이 좋은 사람........ 장미가 레아와 테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동안 현실에서 존재감없이 유령같은 존재로 자신을 표현하곤 하던 장미를 로베르가 위로해주며 둘은 파리와 프로방스의 여러마을 , 런던을 오가며 흥미롭게 러브스토리를 이어나가고 의사이지만 사회의 부조리에 현실을 부정하게 되었던 의사 로베르 또한 장미로부터 용기를 얻게 된다. 로베르의 집에서 우연히 보게 된 미모자꽃의 그림은 두 연인의 사랑을 이어주는 매개체인 동시에 미모자꽃이 나무를 가득 덮어버리는 것처럼 사랑으로 모든 것을 감싸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미모자꽃처럼 두연인은 탐스러운 사랑을 하고 있다. 진정한 사랑을 찾게 된 그들의 사랑이야기는 한 번 보면 반하는 미모자꽃과 같이 아름답고 이쁜 소설이다. 우주적인 움직임에 의해 운명 지어지는 것 그런게 사랑일 거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