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본능
제드 러벤펠드 지음, 박현주 옮김 / 현대문학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인간에겐 쾌락원칙을 넘어서는 충동이 있다. 허기와 같이 근본적이며 사랑처럼 저항하기 힘든 또 다른 본능......[죽음 본능]

 

스케일이 큰 영화나 소설들을 많이 보았는데 이 책처럼 스케일이 큰 소설은 처음인 것 같다.  역사와 심리분석, 과학적 설명, 인문학적 시각과 로맨스에 이르기까지 많은 것을 절묘한 조화로 믹스해 놓았다. 이런 소설을 쓸 수 있는 저자의 약력을 보니 좀 이해가 간다. 저자 제드 러벤필드는 하버드 로스툴을 졸업했고 졸업 논문으로 프로이트를 택했고, 현재 법과대학원 교수이다. 저자의 약력을 언급하는 것은 책을 읽는데 그만큼의 사실적인 증명이 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프로이트가 소설 속에 등장하는데  저자가 프로이트를 연구했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측면을 세심하게 다루고 있다.또한 법학자이기 때문인지 치밀한 논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1920년 월 가의 폭탄테러라는 실제사건에  절묘하고도 논리적이고 과학적인사고와 더불어 로맨스를 가미해 더욱 스펙터클하다. 

 

주인공은 리틀모어형사와 전쟁에서 이제 막 퇴역한 영거박사이다. 그리고 전쟁중에 알게 된 한 여인 콜레트라는 아름다운 여인을 둘러 싼 미스테리가 시작된다.

 

시대적 배경은 1920년대 1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죽음이 전 세계를 엄습하고 있는 시대이다. 전쟁으로도 많은 사람이 죽었지만 전염병과 수많은 테러로 죽음이 친숙해진 때이기도 한 시대이다.

 

퀴리부인 아래서 라듐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 콜레트는 전쟁 중에 부모님과 조부모를 모두 읽고 남동생 뤽과 생활하고 있었다. 독일군이 부모를 유린하여 죽이는 모습을 본 이후로 뤽은 말을 하지 않고 콜레트는 아름답지만 차갑게 변해갔다. 영거가 전쟁에서 군의관으로 참전했을 때 콜레트도 퀴리 부인의 명하에 방사선 트럭을 가지고 전쟁에 참여한다. 말하지 못하는 어린 뤽을 데리고... 프로이트 밑에서 정신분석학을 연구하다가 아내의 죽음으로 인해 정신분석을 그만둔 영거는 콜레트와 뤽에게 말못한 무언가가 있음을 감지한다. 아내의 비참한 죽음으로 인해 여자라는 존재에 무덤덤했던 영거는 콜레트를 본 순간부터 그녀를 마음에 담지만 콜레트는 약혼자가 있다며 약혼자인 '한수 그루버'를 찾아 비엔나와 체코, 오스트레일리아 까지 찾아다닌다.

 

그러 던 중 콜레트에게 아멜리아라는 여자의 쪽지가 어금니와 함께 배달되고 이상한 생각에 영거와 리틀모어를 만나 쪽지와 어금니를 보여주는데 갑자기  월 가에서 폭탄이 터진다. 폭탄이 터져 정신이 없는 가운데 콜레트와 뤽이 납치되고 콜레트가 가지고 있던 라듐의 흔적으로 영거와 리틀모어는 콜레트를 구해올 수 있었는데 이 후 머리 하나 만한 혹을 목에 달고 있는 빨강머리의 여자가 등장하고 콜레트와 뤽 앞에서 한 여자가 살해당한다.

 

폭탄의 주범은 밝혀지지 않은 채 동분서주하고 있는 리틀모어는 미리 사건을 예견한 피셔를 용의자로 지목하지만 연방수사구의 플린 국장은 이탈리아인들이 속한 무정부주의자를 용의자로  발표하고 모건 은행의 토머스 라몬트는 멕시코를 지목한다. 하지만 사건의 배후에는 상상하지 못할 거대한 음모가 있었으니....,

 

사실적인 사건은 월 가의 폭탄테러일 뿐이다. 다른 것은 모두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탄생되어진 이야기임에도 상상과 진실사이에서 독자들은 설득당할지도 모른다. 너무도 생생하게 이야기가 진행되어 한 편의 첩보영화를 보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냉소적이지만 긴박한 상황에서도 농담을 하는 여유를 보여주는 영거의 캐릭터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 리틀모어의 소탈한 모습이 보여주는 가족적인 모습도 보기 좋았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구더기로 상처를 치료하는 모습이었는데  법과 의학에 능통한 영거가 동양의  치료법으로 살아남는 모습은 실로 감동적이었다. 이어 퀴리부인의 등장, 암을 치료하는 라듐이야기에서는 인류가 과학의 엄청난 발전을 가져 왔지만 결국 그 과학이 치명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기도 한다. 추리소설이면서도 역사소설이며 정치적인 내용이 있으면서 과학적인 설명과 인간 내면에 존재하고 있는 또 다른 본능인 죽음 본능에 대해서도 뤽을 통해 재현해내는 상황까지 숨가쁘게 달리게 만드는 실로 이 소설은 엄청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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