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한 자본주의 가난한 사회주의 - 그들이 인정하지 않아도 역사가 말해주는 것들
라이너 지텔만 지음, 강영옥 옮김 / 봄빛서원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부유한 자본주의 가난한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인정하지만 그 대안이 사회주의가 아니라는 점을 역사적 사실로 그 주장을 뒷받침한다. 자유 시장경제가 어떻게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고 인류를 발전시켜왔는지 각 나라의 사례로 분석하고 고증하여 철저한 자료중심의 서술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사례에서 보면 사회주의 노선에서 자유주의 시장경제로 개혁을 하였을 때만 긍정적으로 발전했다. 빈곤에 허덕이고 있는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에서도 시장경제에 자유를 지향하는 나라는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루었고 독재와 사회주의 정책을 지향한 나라는 빈곤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저자는 아프리카 국가를 돕는 길은 개발 원조를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를 강화하는 것이라 지적한다.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개발도상국의 빈곤율은 2.7퍼센트였던 반면, 경제 자유가 없는 개발도상국의 빈곤은 무려 41.5퍼센트에 달했다는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아프리카는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이다. 그럼에도 아프리카 국가들이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천연자원의 덫’이다. 불안정한 수입 때문에 국민의 경제활동이 어렵다는 것이다. 풍부한 천연자원은 ‘모든 것을 가능하다’는 정서를 키웠고 일종의 심리적 저주로 작동되었다. 
   
의외로 천연자원 매장량이 적은 나라에 속하는 르완다는 놀라운 경제 발전을 이룩하였는데 바로 경제의 자유였다. 경제의 자유는 풍부한 천연자원보다 중요하다. 르완다와 비슷한 환경의 케냐 역시도 석유도, 다이아몬드도, 금도, 없고 토양마저 척박한 자연환경을 가졌음에도 인터넷과 무선통신의 조합으로 케냐는 빈곤국가를 탈출하였다. 인터넷과 무선 통신의 결합은 케냐에 전례 없는 창업 열풍을 불러일으켰고 이는 천연자원을 기반으로 수익을 내는 경제보다 안정적이었다. 반대로 경제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은 아프리카의 다른 나라들은 여전히 빈곤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동독과 서독이 있다. 동독은 1960년 전 구역에서 완전 국유화를 하였고 ‘사회주의의 봄’이라 자축하며 캠페인까지 벌였지만 수많은 농민들이 서독으로 탈출하였다. 이로인해 식량공급에 차질이 빚어졌고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악화에 빠뜨렸다. 자본주의의 풍요를 찾아 서독으로 이주하는 국민들이 많아지게 되자 동독의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고 생활수준은 더욱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결국 동독은 베를린 장벽을 설치해 이주를 막았지만 미봉책에 불과하였고 동독지도부는 ‘신 경제 체제’를 선언하였다. 그러나 시장경제의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시장경제 매커니즘을 자극하여 경제의 발전을 궤하였지만 개혁의 효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반면 서독은 시장경제를 도입하여 경제 발전에 가속이 붙었고 동독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이와 비슷한 노선을 걸은 경우는 한국과 북한이 있고 칠레와 베네수엘라 등 국가들 간의 비교 연구가 있다. 이 나라들은 자본주의 성향이 강할수록 경제는 역동적이고 사회주의적 성향이 강할수록 경제는 낙후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말한다. 이 주장에 반박하려면 저자가 제시한 철저한 데이터와 논증 이상의 자료가 필요할 만큼 그의 이론은 객관적이고 치밀하다. 
   
자본주의가 '모든 악의 근원’이라고 생각하는 반자본주의자들이 부정할 수 없는 명백한 메시지들로 가득한 책이다. 저자는 지식인과 경제학자 중에 반자본주의자들이 많은 이유를 이상적인 사회체제를 구상하며 현실과 비교하기 때문인데 유토피아에서는 평등에 대한 기준이 높고, 국가가 강력한 역할을 하며, 시장이 자유로운 힘을 펼칠 공간이 적다. 이런 유토피아 체제로는 역사에서 이미 실패를 경험하였던 사회주의 체제로의 귀결인 셈이다. 그러나 이들은 자본주의는 싫다면서 대안은 제시하지 않는다. 사회주의체제가 한 세기에 실패를 경험한 역사를 인정하면서도 지금까지의 사회주의는 진정한 사회주의가 아니었기 때문에 정의로운 사회의 실현을 위해서는 다른 방식의 사회주의를 실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자본주의 위기설이 나오면서 사회주의가 마치 유토피아 이상세계를 실현할 수 있는 체제로 보여지곤 했었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문제점으로 보여지는 빈곤과 배고픔은 사회주의 체제 아래에서는 해결방책이 될 수 없음을 이 책은 정확환 자료분석과 국가간의 비교로 고증한다. 문제는 자본주의가 아니라 배고픔과 빈곤에 대한 해결방안이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한 비교를 무척 흥미있게 읽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체제가 어떤 역사의 길을 걸어왔는지를 한 눈에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자본주의가 완벽하진 않지만 사회주의는 결코 완전해질 수 없는 체제라는 것에는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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