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는 시간이 가르쳐주는 것들 - 나는 때론 혼자이고 싶다
허균 외 지음, 정영훈 옮김 / 메이트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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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시간은 행복하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그 안에는 번잡함 없이 오롯이 나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된다. 현대인의 불행은 고요한 방에 들어앉아 휴식할 줄 모르는데서 시작된다.’고 파스칼이 말한 것처럼 현대의 시간에는 빠름과 바쁨만이 가득차 휴식은 찾아볼 겨를이 없다. 모두 행복의 페르소나를 쓰고 있지만, 모두가 마음 깊은 곳에 결핍으로 인한 갈등으로 지쳐가는 중이다. 그래서인지 혼자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 혼술과 혼밥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 혼자의 시간 안에 무엇을 담을지 고민이 된다면 혼자 있는 시간이 가르쳐주는 것들을 읽어보길 권한다. 사람 사는 곳은 옛 선인들의 삶이나 현대인의 삶이나 삶을 일구는 방식에는 많은 차이가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현대에 혼자가 일상이 된 삶을 추구하더라도 그 안에 담을 가치는 쏙 빠져버린 이유는 온라인의 발달이 한 몫 한다. 현대인들은 혼자 있지만 혼자가 될 수 없다. 온라인이라는 거대한 네트워크 속에 세상과 연결되어 살아가야만 한다. 혼자이지만 한가로움이나 고요와 같은 시간들이 아닌, 푸코가 말하였던 디지털 감옥(파놉티콘)’에 갇혀 지낸다.

 

 

허균은 조선시대 가장 파란만장한 삶을 향유했던 문인이다. 10세에 천재라는 말을 들었지만, 서얼이라는 신분차를 극복하지 못해 늘 아웃사이더의 삶에 머물러 있었다. 홍길동전을 통해 이상적인 나라를 제시하기도 하였지만, 결국은 그 이상으로 인해 역적으로 처형당한다. 아웃사이더에서 머물며 그를 위로하였던 것은 중국의 여러 사서들이었고 그 안에서 혼자 있는 시간들이 가르쳐주는 미학들을 집필한 책이 한정록이다. 한정록에는 허균의 문학과 생을 관통하는 철학이 담겨 있다.

 

 

천하가 소용없음을 알다/한가함과 한적함을 말하다

 

조용히 물러남을 즐긴다/한가로운 사람이 자연의 주인이다

 

탐욕을 버리고 만족한다/학문과 독서의 즐거움에 빠지다

 

마음과 몸이 편안해야 한다

 

 

현대의 미덕은 바쁨과 빠름이다. 그러나, 그런 바쁨과 빠름에 익숙해진 사람들의 모습은 행복해보이지 않는다. 인디언들은 달리다가도 영혼도 돌아올 수 있도록 뒤를 돌아보는 지혜를 가지고 있다. 현대인들에게 허균의 한가로움이 주는 의미는 바쁘다는 이유로 돌아보지 못하는 것들을 기다리는 지혜와도 같다. 삶은 흘러간다. 그것은 강물처럼 유유자적하게 흐르기도 하고 비바람처럼 휘몰아치기도 하지만, 자신의 삶에 온전히 몰입하여 흐르는 이들에게는 어떤 위험에도 잔잔히 흘러간다.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 그 안에 무엇을 담을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다. 무엇이 우리를 행복으로 이끌어 주는 것인지,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을 벗하면 알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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