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즐거운편지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

아주 사소하기에 사랑이 위대하다는 연애시입니다.
이 시를 지었을때 시인 황동규는 고등학생이었습니다.
긴 생머리에 하얀 얼굴의 그녀를 짝사랑하며 쓴 시는
그녀에게 고백은 하지 못한 채
그녀의 등 뒤에서만 사랑을 고백하는
수줍은 소년의 감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아침에 새소리가 정겹게 들리는데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은 예감과 함께
이 시가 떠올랐습니다.
사랑은, 해 지고 바람 부는 일처럼
사소하게 시작되지만,
심장 깊은 곳에 자리잡은 다음에는
꽃이 피고 낙엽이 지고 눈이 퍼부어도
절대 잊혀지지 않는 것으로 각인되어 버립니다.
오랜 기다림으로 바뀔지라도
시인은 사랑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진실로 진실로, 사랑을 맹세합니다.
그런 사랑을 하고 있나요?
아니면 해 보셨나요?
아침 공기가 제법 싱그럽습니다.
바람이 불고 해가 뜨는 일처럼
사소함으로 사랑을 소환하고 싶어지는 날입니다.
오늘도 굿모닝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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