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록콜록 - 누군가 조금은, 혹은 아주 많이 아파하는 소리 월간 정여울
정여울 지음 / 천년의상상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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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밑줄

그 사람을 더 깊이 사랑하고 이해하고 존중하고 싶지만 바로 그 마음 때문에 더 많이 상처 입고 커다란 아픔을 느끼는 순간도 있다. 마음은 갈기갈기 찢어지지만 바로 그런 순간이 우리의 내면을 보다 깊은 자기 인식의 차원으로 초대하는 순간이다. 아무리 사랑해도 ‘저 사람을 결코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에 가슴이 무너진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그 사랑을 기필코 이해하고 싶은 마음은 최고조에 달한다. 그리하여 더 많이 사랑할수록 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는 순간의 절망감도 극에 달한다. 그가 많이 아플 때는 차라리 내가 대신 아팠으면 하고 애달파하다가도, 내 몸의 어딘가에 그의 아픔을 온전히 헤아릴 수 없을 때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내가 아플 때도 마찬가지다. 내가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지 누구에게도 설명할 수 없을 때, 내 슬픔을 이야기하는 것이 왠지 구차하고 수치스러울 때, 우리는 쓰라린 고독을 느낀다.

-월간 정여울 ‘콜록콜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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