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나이에 대하여

나이에는 세 가지가 있다. 세월의나이, 육체와 관습의 나이 그리고 정신의 나이다. 처음 웃는 어린 아이를 가르키는 해제(2세)나 한자를 파자하여 자획을 풍어 나눈 파과(여자 16세), 상수(48세), 희수(77세)와 뜻을 풀이한 망팔(80을 바라보는 71세), 망구(90을 바라보는 81세로 할망구의 어원)는 세월이 가면 절로 먹는 나이.

‘인생 열살은 유幼니 배우기를 시작하고 스무 살은 약弱이니 관례를 올리고 마흔 살은 강强이니 벼슬을 한다는 육체와 관습의 나이다.‘

세월의 나이와 정신의 나이는 일치하지 않는다.

우리가 사는 지금의 이 시간들이 쌓여 어떤 삶의 모습으로 자리잡아 갈지는 누구도 모르지만, 결국 그 시간시간들은 나라는 삶의 클리셰를 만드는 과정이라는 것을, 하여 세월에는 쓸모가 없다. 세월의 흐른다고 하여 정신이 성숙하는 것은 아니지만 세월 어딘가에 차곡차곡 쌓여 있는 시간의 창고안에는 나라는 삶의 클리셰가 완성되어 가고 있다.

오늘은 대구에서 시험이 있다. 늘 그렇지만 나이가 들어 공부를 한다는 것이 마냥 녹록하지 만은 않다. 생활에 쫒기고 일상에 쫓기고 시간에 쫓기면서도 공부를 포기할 수 없는 것은 세월의 나이와 정신의 나이를 같게 하고 싶은 노력인지도 모르겠다.
본디 하루살이 버섯은 저녁과 아침을 알지 못하고 쓰르라미는 봄과 가을을 알지 못하니 작은 지혜는 큰 지혜에 미치지 못하고 짧게 사는 자는 길게 사는 자에 미치지 못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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