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정의론이라는 강의를 듣다가 류시화의 인생우화에서 읽은 정의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났다.

지상에 사는 어리석은 사람들을 모아 지혜로운 사람으로 만들은 다음 다시 지상에 내려보내겠다고 한 신의 심부름으로 어리석은 사람들을 모았지만, 한 자루에 담기에는 어리석은 사람이 너무 많아 자루가 터져버리고 말았다. 그곳은 폴란드의 헤움이라는 마을이었는데 천사의 실수에 신은 어차피 벌어진 일이니 저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며 천사를 위로한다. 그래서 헤움에는 세상에서 어리석은 바보들이 모두 모여 살아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웃마을의 부유함이 부러웠던 바보들은 자신들이 모르는 세상의 정의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마부 이하일과 양복장이 이체크를 보내 정의를 구해오라 하였다. 배를 타고 가던 중 보물처럼 아끼는 상자에 정의가 있다고 듣자 100달러를 주고 사왔다. 정의를 사 왔다는 말을 듣고 마을 사람들이 광장에 모이자, 그때서야 상자를 열어본 이들은 썩은 생선이 가득한 것을 보게 된다. 이들은 긴 여행으로 정의가 부패했다 생각하며 정의를 이렇게 정의한다.

 

우리가 구입한 정의에서 악취가 나는 이유는 세상 어디나 정의가 부패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만의 정의를 세워야 합니다.”

 

정의론이라는 강의에는 정의를 찾아 길을 떠나는 무지개소녀가 나온다. 마을에 심한 기근이 들자 정의를 찾아 떠난 무지개 소녀는 공리주의 마을과 마르크스 마을, 자본주의 마을, 이데아 마을, 법치주의 마을 등 열 다섯 개의 마을을 돌아다니지만, 정의를 찾지 못한다. 결국은 헤움의 사람들처럼 무지개 소녀는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에서 정의를 세워야 한다는 진실을 마주한다. 현재의 삶에서 정의를 세워 가야 한다는 진리를 깨닫게 된다. 우리가 쫓는 정의란 우리 안에 존재하는 진실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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