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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과 교회 ㅣ 대한민국 권력 비판 3부작
김진호 외 지음 / 창비 / 2018년 3월
평점 :
한국교회는 왜 혐오의
‘개독’이 되었나?
‘권력’이란 무엇일까.
일찍이 링컨은 그 사람의 본성을
알고 싶거든 그의 손에 권력을 쥐어보란 말을 했다.
권력을 등에 업고 직원에게
물컵으로 던지거나 욕설을 하는 대기업 임원들의 갑질 행태는 고질적인 문제이다.
그것만 봐도 인간의 본성이라는
것이 권력을 얻게 되면 이성을 잃고 폭주하는 기관차나 다름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어쩌면 교회는 대기업의 갑질보다
더 고질적이고 악랄하게 우리의 내면에 파고들어 이성을 마비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권력을 등에 없고 특권을 누리며
그들만의 리그를 쌓아가고 있는 한국의 교회들을 언제부터인가 ‘개독’이라며 혐오를 감추지 않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미투의 열풍에
‘목사’들의 기행적인 고발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서 한국교회의
혐오는 이미 평범한 수위를 넘긴지 오래되어 보인다.
이
책 『권력과 교회』는 어쩌면 일부 교인들에게는 상당히 불친절하고 불편한
책이 될 수 있다.
근본주의의 뿌리로 시작되는
한국교회의 문제점은 현대라는 커다란 돋보기로 볼 때 교리적이고 원칙적인 면에서부터 전혀 다른 하나의 세계를 구축해 왔기에 세속적인 잣대로 보면
비판할 수 있는 부분은 당연지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권력을 하나의
‘위치성’
또는 수직족인 구조에서 행사할 수
있는 힘이라 본다면 권력을 지닌 교회의 횡포는 이미 사회구성원들에게 해악을 끼칠 수 있는 갑중의 슈퍼갑이 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권력자가 되었음을
우리는 정치를 통해서도 충분히 경험해 보았던 것이다.
작년인가 초대형교회의 원로목사 김삼환이 자신의 아들인 김하나 목사에게 직을 세습하면서 세간의 비판을
받았던 일이 있다.
김삼환 목사는 아들 김하나
목사에게 담임목사로 세우기 위해 4년간을 성도들과 장로들을 설득해 왔고 반대하는 이들은
교회에서 철저하게 퇴출하는 식으로 권력을 행사했다.
이런 모습은 실정법을 위반하면서
부와 권력을 세습하려 하는 대기업의 행태와 닮았다.
그리고 이것이 가능한 것은
철저하게 성직자 중심주의인 한국교회에서는 모든 권력을 쥐고 있는 대기업 회장이나 다름없는 위치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교회가 드러내는 주요 문제점은 양극화,
권력세습,
혐오주의다.
이는 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사회의 문제이기도 하고 전지구적 문제이기도 하다.-p17
책은 대담의 형식으로 이루어졌는데 시인이자 문학평론가 김응교는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끼리끼리’쌓은 배타성이 위험수위를 넘었다는 지적을
한다.
이명박 전대통령을 당선 가능하게
하여 유행어가 되었던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출신학연)’은 교연이 사회권력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교회는 소사회로서 내부 결합이
강하면 강할수록 배타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이것을 책에는 부드러운 야만이라
하여 외부에서도 노골적인 배타성으로 보지 않고 집단 구성원들도 스스로 배타적이라 생각하지 않지만 사실상 배타성이 작동하는 문화가 되었고 그
배타성과 결합한 것이 ‘반동성애’와 ‘반공’이다.
근본주의자들이 넘쳐나는 교회에서
반동성애와 반공에 올인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른다.
지금 교회는 믿음은 굳건히 하고
사랑은 차별의 벽을 쌓고 소망은 증오가 되어 스스로 괴물이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교인들의 자각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오늘날 진정한 예수의 삶을 탈각시킨 것은 세가지라고 본다.첫째는 권력추구형 성직주의,
둘째는 건물 중심의 성장주의와
세습,
셋째는 승리주의로 포장된 비겁한
낙관주의이다.-P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