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아픈손가락

아픈 손가락

방문에 손가락을 찧었다.
너무 아파 눈물이 날 정도였다.
그 아픔은 언제인지 모를 날과 닮았다.
이렇게 아프도록 사랑했던 격정의 날들이,
오랫동안 세월에 갇혀 꺼내지 않아
켜켜히 쌓이기만 한 먼지구덩이에
마치 숨 한번 크게 후우욱 불면
커다랗게 부풀어 오른 수많은 먼지더미들처럼
떠올랐다 점멸해 간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아픈 손가락같다.
너무 아프지만 베에낼 수 없고
아픔이 지나면 기억만이 퇴적되어
슬픔과 체화되듯이
당신은 강한 통증을 몰고와
내면에 침잠해가는 아픔의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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