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로로들이 수염퐁씨처럼 친구들을 위해 달려간다면 나는 잘했다고 칭찬을 할까?
아니면 위험하니까 잠자코 있으라 말할까!
생각이 많아지는 순간이었다.
어제 로돌이와 손을 잡고 걷다가 갈림길을 만났다.
나는 왼쪽, 로돌이는 오른쪽으로 가고파했다.
날이 좀 쌀쌀했기에 나는 좀 더 빨리 집으로 갈 수 있는 왼쪽 길을 택한 것이고, 로돌이는 공사 중이라 볼거리가 많은 쪽 길을 택한 것이다.
로돌이는 가만히 생각하더니, 왼쪽으로 가자 했다.
얼굴에 아쉬움이 역력해 미안한 마음마저 들었다.
👩🏻 왜? 네가 원하면 오른쪽으로 가도 돼.
내 말에 로돌이가 답했다.
👦🏻 엄마가 좋아하니까, 왼쪽으로 가요.
👩🏻 아니야, 네가 좋다면 오른쪽으로 가도 돼.
👦🏻 엄마가 좋아하는 게 난 더 좋아요.
수염 퐁씨를 보며, 로돌이가 생각났다.
로돌이는 순수하게 본인의 즐거움보다 나의 즐거움이 우선일까?
아니면 내가 화가 많은 엄마여서 내 눈치를 살핀 것일까?
왠지 모르게 마음 한켠이 아려왔다.
수염 퐁씨는 왜 항상 친구들을 먼저 생각하는 걸까?
나는 친구들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도 멋지지만,
그래도 본인을 더 아껴줬으면 한다.
친구를 돕다가 벌에 쏘이지도, 내리막길에서 굴러내려와 삼각김밥같이 쭈굴이 얼굴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친구들이 처할 수 있는 어려움은 그들이 스스로 감당해 낼 수 있도록 내버려 뒀으면 좋겠다. 지친 얼굴로 찾아온 친구들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수염 퐁씨가 좀 더 일찍 알게 되길 바란다.
그리고 우리 로돌이도 본인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했으면 좋겠다.
| 출판사 도서 제공 |